내가 처음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었지만 정신과에 가는 건 어쩐지 숨겨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우울증에 대한 오해 아닌 오해들도 많았던 것 같다. 우울증이 단순히 내 하루가 우울함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상은 무기력함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바탕에 우울이 있고 불안과 자기혐오 같은 것들이 뒤섞여있었다.
그리고 그 굴레가 무한히 반복되며 삶을 갉아먹는다.
처음 검사에서 받은 결과지에는 평균을 아득히 넘어선 수치들과 온갖 진단명이 줄줄이 딸려 나왔다. 약을 처방받았지만 먹지 않는 날이 더 많았고 그 불규칙이 내 몸과 마음을 더 망가트리고 있었다.
오래 다닌 병원에서는 입원을 권하였다.
내게 죽음이 멀지 않아서. 멀어지지 않아서.
나는 입원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던 게 맞지 않을까.
그때는 아직 다들 몰랐다. 내가 어디까지 무너져있는지. 내가 생각보다 많은 약을 먹어야만 겨우 잠들며, 일상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을, 아직은 다들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