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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희 Sep 12. 2020

도망자의 삶

2020-08-14 Instagram


패배(敗北)

1. 겨루어서 짐

2. 싸움에 져서 달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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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자(敗北者) : 싸움에서 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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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와 패배자의 사전적 의미다.


사회에서는 흔히 정신적으로 나약하거나(실제로는 무엇이 나약한 건지 정확히 모르겠으나, ‘보통의 사람’들에 의해 판단되는 나약함. 아마 무력함이나 우울이겠지) 주로 도전하기를 꺼리는 이들을 패배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패배자’의 기분을 자주 맛보았다. 나는 꽤나 우울함과 무력함에 자주 빠지는 성정이고(정말 덮치듯이 와서 대비할 틈이 없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인생에서 꺼려하며 살았다. 친구든 어른이든 나에게 무엇이든 해보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나라는 인간은 심사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 것이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진다.


사실 나는 아무것과도 겨룬 적이 없고 싸운 적도 없다. 그래, 어찌 보면 패배자보다는 도망자에 가깝게 살았다. 나는 ‘너는 너, 나는 나’라는 삶을 사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경쟁하고 싸워야만 한다. 경쟁이라는 것만 생각하면 온 몸에서 알러지가 일어나는 것 같다.


“집에만 있잖아”


숨 막힌다. 사람들 속을 헤집으며 나는 앞으로 가야 한다. 슬프게도 도망치는 것을 멈춰야 할 때가 왔나 보다. 경쟁보다 도망을 좋아하는 나약한 인간이라 도망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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