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by Rooney Kim


자신만만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얼어붙은 얼굴엔 예전 미소 하나 없다


꿈은 유치해졌고 순수함 개나 줬는지

선하게 빛나던 눈빛은 갈 길 잃은

길고양이 마냥 정처 없다


누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니


온 사방이 조여 오는 벽이 된 기분은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터


손 내미는 이들은 많은데

손잡아 주는 이는 없고


마주치는 눈빛은 많은데

머무르는 눈빛 하나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성난 파도 같은 마음은 속에서

이리저리 붉은 파도를 일으키지만


갈 곳 없는 청춘은 곳곳에 생채기만

남긴 채 정처없이 떠돈다


하지만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진짜 어른이 되면 달라지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게 달려와

이 모든 게 거짓말이라고 속삭여 준다면


내 맘은 날아가는 저 새들 보다 더 높이

올라갈 텐데


하나만 부탁할게


설사 내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 되더라도 화내지 않겠다고


하나만 약속해 줘


술 두어 잔에 세상사 한탄하는

아무개가 되더라도 흉보지 않겠다고


그리고 하나 더,


너는 어른이 되지 않아도 좋으니

내가 지나온 길 따라 걷지 말고

해바라기 눈부신 옥빛 들판을 뛰어다니는

그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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