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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ney Kim Jan 20. 2024

아이유 연대기 21: 나를 향한 'Love poem'

맞아. 나도 힘들때가 있었지



Love poem, 아이유

https://vibe.naver.com/track/30660126


그런 날이 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미를 잃은 날. 나의 선택이 의미를 찾기 위한 행위인지 아니면 의미는 상관없이 그저 행위를 통한 보상만 바라는 건지. 어쩌면 의미가 가지고 있는 것의 진짜 의미를 더 이상 찾고 싶지 않은 건지.


머릿속엔 온통 원초적인 고민뿐.


난 언제쯤 이게 될까. 난 언제쯤 여유를 부려볼까. 난 언제쯤 저 자리에 가볼까.


사실 깊은 수렁에 빠져 스스로 발을 빼낼 수 없는 진창에 갇히면 이런 고민마저 무의미해진다.


버티는 게 맞나.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잖아. 또 다른 길을 가려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일단은 어떻게든 버텨볼까. 어떤 날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지만 또 다음 날은 현실적인 고통이 나를 짓이겨 누른다. 이건 주어진 과제에 대한 투정도, 하기 싫음에 대한 물림도 아니다.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지 모르는 도돌이표 같은 고민과 유사한 선택이 가져온 걱정과 고민의 반복. 항상 이런 결과가 예측되는 선택을 하고야 마는 나는 이제 이를 누구에게 탓할 수도 없고 그럴 처지도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나의 고민이나 의지와 관계없이 밀려나버릴 수 도 있기에.



너를 위한 기도


한 때는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바랐다. 무언가 되게 해달라고, 건강을 찾아달라고, 잘 견뎌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하니까. 내가 꽤 멋지고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으니까.


그런 어리숙한 만족감과 이타심의 충만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은 돌이켜보면 배려심보다는 오히려 어쭙잖은 선민의식에 가까웠다.


내 덕분에.

나의 도움으로 인해.

나니까 이 정도 하는 거지.


그런 마음으로 내려다본 아래에 오늘의 내가 이토록 풀숲을 헤매고 있을지 과거의 나는 몰랐다. 결국 잠깐 목을 축이고 다시 개울을 떠나 먼 길을 떠날 수밖에 없는 한낱 나그네에 불과한 주제에 과한 자의식을 누렸다.


또 다른 개울을 찾을 때까지 어쩌면 또 목이 타오르는 갈증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미래를 선택해 놓고 나는 잠깐의 편안함에 너무 많은 것에 안일하고 자만했다.


벌써 여러 번이지만 길을 잃으면 두려움이 앞선다.


그저 누군가가 나를 번쩍하고 들어다 미로 밖에 던져줬으면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대책을 찾게 된다. 현실이 못 견디게 싫거나, 현실이 나를 바깥으로 밀어버리면 이제 스스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땐 누구나 본능적으로 의지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나를 위한 기도



과한 자의식으로 ‘나는 괜찮아’를 속으로 되뇌던 어린 날에는 실상은 괜찮지 않으면서 괜히 힘든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비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재, 먼 과거를 돌아보고 다시 다가오는 미래를 그려보니,
제일 먼저 괜찮아야 할 사람은 ‘나’였다.


누군가를 위한 사랑과 힘과 용기와 격려의 시는 내가 내게 먼저 들려주었어야 했다.


내가 스스로 다시 걸어갈 수 있을 때, 누군가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도 건강해지고, 내가 진심으로 다시 사랑할 수 있을 때 누군가를 위한 눈빛과 말의 의미도 퇴색되지 않는다.


긴 밤, 꿈속에서 밤새 앓다 보면 이 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지만 곧, 새벽이 찾아오고 어느새 스멀스멀 해는 어김없이 고개를 내민다. 그때까지 잘 버텼다면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이제 너를 위한 너의 기도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너에 대한 네 침묵을 끝낼 순간이라는 것을. 그리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삶 또한 시작된다는 것을.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imceleb_official/221697378039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I446pbN_IBU

https://s.blip.kr/f/e5ef4189

https://unsplash.com/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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