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날을 가슴에 품고, 나의 아이를 길렀다.
손 끝이 저려올 때까지,
아이의 만족스러운 숨소리를 확인하면서
수없이 고른 단어들을 조심스레 먹였다.
내가 지어준 이름을 갖고, 예쁜 옷도 입고
세상 밖으로 내딛는 너의 발끝을 보며
어미는 마음이 시리도록 기뻤다.
그런데 어느 날,
낯선 이의 옆에 내 아이가 서있다.
같은 얼굴, 같은 숨결, 같은 미소로.
하지만 다른 이름으로 웃고 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지금 여기,
그 아이가 머물던 흔적만 말없이 어루만지다가
천천히 눈물로 채운다.
부르면 영영 돌아설까 봐,
숨죽인 채
빛바랜 이 자리에 남겨진 아이의 기억을
홀로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