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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리와날개 May 20. 2023

브이로그 없는 싱글맘 컨텐츠가 가능해?

유튜브공지ㅣ싱글맘브이로그가 사라집니다!

브이로그가 올라오기로 한 날에 다른 영상이 올라온다고 해서 어떻게 된 일인가 싶으셨죠? 앞서 올라온 두 편의 영상에서 보셨듯이 제가 현실 세상에서 예정에 없던 기회들을 조금씩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정보다 조금 빠르지만 부득이하게 유튜브 채널도 개편을 하게 됐어요. 오늘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주부터 싱글맘브이로그를 더 이상 정기적으로 찍지 않을 예정입니다. 기존의 일요일 영상들도 모두 삭제를 했고요. 11월부터 멤버십 제도를 통해 브이로그들을 회원전용 영상으로 돌리기로 했던 계획도 없앱니다.


멤버십 제도는 도입을 할 예정이지만, 국제이혼한 사람들의 연대를 위한 제작영상의 경우 외에 저의 모든 영상들은 멤버십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제 채널의 구독과 좋아요가 여러분의 자유이듯이 멤버십 가입으로 저를 정기적으로 후원하실지 말지에 대한 결정 역시도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이건 11월에 가서 멤버십을 열 때 다시 한번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그래서 이번 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6월 전까지 여러분은 월, 수, 토 주 3회 제가 방구석에서 전해드리는 국제 연애와 결혼 및 이혼, 그리고 해외 사는 싱글맘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실 거예요.


제가 브이로그를 끼워 넣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필요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여러분들이 좋아하시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원래부터 브이로그를 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말만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방구석 토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가끔 오더라고요.


크리스마스라서 여행을 간다던가, 아파서 말을 할 수 없다던가 하는 그런. 그래서 예정에 없이 브이로그를 하게 된 건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고, 또 초반에는 방구석 토크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상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여름방학까지 제가 본래 하고 싶은 토크에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브이로그까지 본격적으로 스케줄에 넣게 된 겁니다.








그런데 여름방학 이후에도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브이로그를 제작하기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방구석 토크에 비해 손이 많이 간다는 겁니다.


영상을 모으고, 모자이크 처리 하고, 독일어 들어가면 번역도 해야 하고, 어울리는 음악도 찾아서 깔고, 음악 분위기나 길이에 맞춰서 영상도 재편집해야 하고, 사람들 동의도 구해야 하고요. 사생활 노출 안되게 네 번, 다섯 번 체크해야 되고, 계절감이 맞아야 하니까 시즌 따라 소재도 적절하게 골라야 합니다.


브이로그 하나 만들 시간이면 방구석 토크는 3-4개 정도 찍어낼 수 있을 정도로 투자 대비 아웃풋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브이로그를 지속해 온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 때문이었습니다. 방구석 토크가 원래 내 컨셉이기는 하지만 내 할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청자인 여러분의 니즈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얼굴도 안 나오고, 배경도 늘 똑같은 방 안에서 제가 하는 말만 듣고 계시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지금까지는 영상제작에 있어서 상반된 전략을 써야 하는 수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해 온 거죠.


두 번째는, 부족한 제작 시간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제 현재 일주일 스케줄표예요. 지금까지는 고정된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에 가있는 모든 시간을 활용해서 영상제작 실력을 기르고자 유튜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 전까지 주 4회 영상을 올리기로 한 거고 6월 말까지 유튜브 업로드 스케줄도 당연히 다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부활절 이후로는 계속해서 2023년 하반기 업로드 스케줄을 조절하고 있고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유튜브를 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하반기 스케줄을 짜봐도 각이 안 나오는 거예요.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원인을 찾아보니까 브이로그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8월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주 2회 영상 업로드를 계획 중인데 브이로그를 주 1회 고정으로 넣게 되면 제가 본래 목적으로 했던 방구석 토크 영상은 주 1회밖에 안 나오잖아요. 주 1회, 10분 남짓한 월 5편 영상으로 어느 세월에 국제연애와 결혼에 대한 문제점을 다 집고, 이혼으로 넘어가서 실질적 대처도 하고, 해외 사는 싱글맘으로서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것 같은 내 인생을 어떻게 다시 회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못해도 주 2회는 영상을 제작해야 되는데 브이로그를 가져가게 되면 적어도 주 3회 영상을 제작을 해야 됩니다. 싱글맘이 직장 다니면서 아이를 잘 돌보는 와중에 주 3회 양질의 콘텐츠까지 찍어낸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죠.


세 번째는, 이게 가장 큰 딜레마이자 꾸준한 고민이었는데, 이 두 가지를 병행할 경우 채널의 성격도 모호하고 저 역시도 한 방향으로 발전에 집중하는 게 힘들다는 점입니다.


브이로그와 방구석 토크는 성격이 전혀 달라요. 대형 채널의 경우야 그 사람 자체가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뭘 하든 상관이 없지만 저처럼 작은 채널의 경우에는 채널의 성격이 명확해야 되거든요. 저도 나름 분명한 사람이라 이 일관된 주제를 바탕으로 방구석 토크랑 브이로그를 하는 정도면 명확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채널이 성장하면 할수록 힘이 분산되는 걸 느낍니다. 두 가지 방식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종국에는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느낌이 점점 강하게 오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이 어려웠습니다.


나야 좋으니까 이렇게 나불거리는 거지만 사람들도 이게 정말 재미있을까? 내가 발 빠르게 유행을 따라잡는 콘텐츠를 가진 사람도 아니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썸네일로 시선을 끄는 것도 아닌데, 브이로그까지 빼면 사람들이 정말 내가 하는 말만 들으러 올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그런 거죠.


이런 딜레마들을 안고서도 어쨌거나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까 일단 영상제작을 열심히 해오긴 한 거예요. 그런데 브이로그를 만들수록 더 잘 만들고 싶어 지니 영상 제작에 대한 공부를 자꾸 찾아보고 하게 되는데, 그거에 집중하다 보니 또 방구석 토크를 위한 공부가 부족하고, 그래서 여기서 책을 보다 보면 또 영상 제작 공부가 아쉽고 그렇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오래가다 보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죽도 밥도 안 되겠구나! 내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슬슬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시간적, 육체적 자원은 한정적이니까요.


그러다가 오롯이 여러분을 위해 만들기 시작한 일요일 서비스 영상의 시청률과 클릭률이 매우 저조하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여러분이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2주가 넘도록 조회수 천이 안 넘어간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 채널의 통계를 면밀히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채널의 재미있는 점은, 시청자수 대비 구독전환율이 높고 구독자수 대비 시청지속시간이 높다는 거예요. 쉽게 말하자면, 아무나 와서 다 보는 영상은 아닌데 일단 보게 되면 구독추가를 하시는 분들이 많고, 또 구독자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죠.


이건 콘텐츠의 힘이 좋다는 뜻입니다. 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영상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유튜브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영상 개수나 구독자수에 비해서 수입이 잘 나오는 편이거든요. 참고로 엊그제 계산해 보니 이제 유튜브일당이 1,500원에서 3,000원으로 두 배 뛰었습니다. 저 이제 하루에 3,000원 벌어요!


제가 말하는 영상이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유명하지 않은 제 입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 영상을 클릭하게 만드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썸네일을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영상에서 더 자극적인 화술로 사람들의 말초적인 감정을 건드릴 수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게 내키지 않더라고요.


이게 혹시 내가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어서 그런 건가, 아집인가 싶어서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몇 번 시도를 해보기는 했는데, 정말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음도 많이 불편했고. 그런데 또 섬세하게 그런 걸 캐치해 내시는 시청자분도 계시더라고요. 대단하죠?


그래서 자극적인 썸네일과 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화술 대신, 그나마 여러분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브이로그의 도움을 받아서 그동안 조금씩 구독자 수를 늘려왔던 겁니다. 그런데 제가 이제 반년 정도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영상이 꽤 쌓인 덕분에 여러분의 성격과 니즈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게 됐습니다.


지난 통계들을 보니 제 방구석 토크는 사람이 한 번에 몰리지는 않지만 올린 지 오래됐는데도 조회수와 시청지속시간이 꾸준히 올라가는 거예요. 그런데 브이로그는 그 순간에는 조회수가 높기는 한데 뒷심이 없더라고요. 일회성인 겁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이제는 여러분도 저만큼이나 제가 하는 말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신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또 같은 브이로그를 찍더라도 제가 말을 하는 영상과 하지 않는 영상의 조회수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걸 보면서 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우리 채널에서 그냥 독일의 풍경이나, 그냥 독일의 일상이 아니라 저의 시각에서 바라본 독일의 풍경과 제가 해석하는 독일에서의 일상을 흥미로워하신다는 걸 말이죠.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봤을 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쉽지만 브이로그는 포기하고, 방구석 토크에만 집중하기로요.








저는 표면적으로는 국제 연애와 결혼, 이혼 및 싱글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삶에 대한 통찰”이 있습니다. 그게 제가 국제결혼 하지 마세요! 이런 외국 남자 피하세요!라는 말도 하지 않고, 연애상담도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통찰이라는 건 그런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삶에 대한 통찰은 단순히 제가 외국에 살아서 내지는 이혼을 해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미 꽤 많은 분들께서 이미 눈치를 채신 것처럼 제가 하는 모든 이야기들에는 그 바탕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철학, 종교, 의학, 과학같이 하여간 이 조그만 머릿속에 들어있는, 제가 아는 모든 지식들이 총망라되어서 녹아들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여러분의 성별이 남자이건 여자이건, 나이가 적건 많건,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살고 계시건 제 영상에 공감을 하실 수 있는 거고, 순서에 상관없이 제 영상의 아무거나 골라보셔도 일관성이 있어서 듣기에 자연스러우신 겁니다.


이게 비록 거창하지는 않아도 아침저녁으로 손바닥 뒤집듯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단순한 사람 마음을 기저에 깔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제가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아는 지식을 여기에 녹여내고, 거기에 다시 저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더해서 견고하게 짜온 이 통찰의 일관성 때문에 그래요.


그런 글을 쓰고 영상을 제작하려면 저 역시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미 동일한 주제로 책도 8권이나 썼고, 책에 쓴 내용은 제 속에 들어있는 것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 토크는 뭐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끝도 없이 주절거릴 수 있지만, 영상을 제작하면 할수록 제 안의 밑천이 곧 있으면 드러나겠다는 것도 느낍니다.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구나!

더 많은 사색을 해야겠구나!

더 많은 글을 써야겠구나!

또 논리를 더 치밀하게 짜야겠구나!



10분짜리 영상을 퀄리티 있게 제작하려면 그 10분을 위해서 10시간, 100시간의 공부를 해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본의 독립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면 이 유튜브 수입에서 자유로워져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제가 유튜브 수입 말고도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다른 주 수입원이 있어야겠죠. 그래서 취업기 시리즈가 나오는 거고요.


그리고 현실에서 저런 일들을 해내려면 독일어 공부를 비롯해서 관련 직업교육도 계속해서 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하빈이가 있잖아요? 저는 히어로가 되어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뼈를 갈아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단 우리 빈이랑 제가 잘 지내면서 조금씩 여유를 내서 저의 이웃인 여러분과 함께 그동안 우리 모자가 받아온 사랑을 나누려고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 끝에 아쉽지만 정기적 브이로그는 여기까지만 하고 앞으로는 과감하게 브이로그들을 빼고, 다시 방구석 토크 위주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채널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또 성장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하고 있어서, 느리더라도 제 콘텐츠의 힘을 믿고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천천히 가려고 해요. 그래도 된다는 가장 큰 증거가 바로 지금 이 영상을 시청하고 계시는 여러분이니까요.


브이로그를 통해서 여러분이 저를 더 친근하게 느끼시게 되어서 기쁘고, 저 역시도 여러분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걸 넘어 알콩달콩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상제작 기술이 부쩍 는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성과였고, 쏟아지는 슈퍼땡스도 감사했습니다.


브이로그를 통해서 그동안 제 유튜브 광고 수입의 두 배가 넘는 슈퍼땡스가 들어왔을 정도로 돈 버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었어요. 소중한 후원 정말 감사드리고요. 브이로그는 예전처럼 제가 방구석 토크를 진행할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길 때 땜빵 용이나, 아니면 여유가 있어서 재미로 가끔씩 올리는 걸로 할게요.


그동안 어설펐던 저의 브이로그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여러분께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고, 필요한 공부도 하면서 질 좋은 영상들을 제공하겠습니다.


이 영상을 만들어놓고, 주 시청층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또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죠? 채널의 방향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여러분! 그럼 계속해서 다음 주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만나 뵙겠습니다. 안녕!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생생한 영상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jCaZLd7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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