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뿌리와날개 Nov 24. 2023

힘들 때마다 날 지켜준 마왕 신해철 님을 기리며

오늘은 왜 저녁 7시가 아니라 밤 12시 공개인지 조금 의아하셨죠? 왜냐하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가수 신해철 씨의 기일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추모의 의미로 특별히 12시에 맞춰서 공개를 했습니다.


2014년의 일이니까 마왕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오늘로 어느덧 9년이나 됐네요. 음… 저는 신해철 씨보다 마왕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이 영상에서는 계속해서 마왕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봤을 때 제가 마왕에 대한 어떤 인상을 처음 받게 된 건 <일상으로의 초대> 뮤직비디오를 티브이에서 처음 봤을 때였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였는데 그때 이미 저한테는 원로 가수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 같아요.


막 HOT, 핑클, 젝스키스, SES 이런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끌고, 애들이 통 넓은 바지를 운동화로 밟고 다니던 게 유행을 하던 때여가지고, 어린 초등학생의 눈에 마왕은 그냥 시대에 뒤떨어진 옛날 사람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다 몇 년 뒤에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제 밤마다 잠을 안 자고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라디오도 듣고 하는 올빼미 생활이 시작됐죠. 저는 107.7을 좋아했어요. 낮 12시에는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듣고, 밤 12시에는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를 들었는데.


낮 12시에 하는 파워타임은 학생이니까 주말에만 들을 수 있잖아요. 근데 밤 12시에 하는 스위트 뮤직박스는 매일 들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루틴이 보통 9시 50분에 시작하는 드라마를 보고, 11시에 하는 예능 보고 방에 딱 들어와서 12시에 라디오를 켜면 지영 언니 목소리가 나오면서 소개되는 좋은 팝송들을 듣는 거죠. 책상에 앉아서 낙서도 하고 그러면서.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가 끝나면 벌써 새벽 2시였기 때문에 다음날 학교를 가야 되니까 항상 바로 라디오를 끄고 잤거든요. 근데 그날은 뭔가 딴짓을 하다가 라디오 끄는 걸 잊어버린 거예요. 그런데 그 사이에 광고가 끝나면서 갑자기 위아 더 췰드런 오브 달크… 하는 아주 이상하고 음침한 그런 시그널이 흘러나오더라고요.


“어머, 이게 뭐야?” 그러면서 이제 호기심에 듣게 된 거죠.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주 그냥 그 마왕의 현란한 말발에 싹 빨려 들었습니다. 그게 바로 마왕의 고스트스테이션에 입문하게 된 계기이자 2001년의 일입니다.








고스를 듣게 되면서부터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청소년이니까 다음날 학교를 가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새벽 세 시까지 라디오를 듣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게 학교생활이 엉망진창이 되는 거죠. 근데도 너무 재미있어서 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요즘 같으면 팟캐스트도 있고, 막 돌려 듣고 그러지만, 그때는 그런 게 원활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스에 중독이 돼가지고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자는 어둠의 생활이 3년 가까이 지속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정말 축구 끝나고 나면 고스를 통해서 마왕의 리액션을 듣는 게 최고의 행복이었어요. 아시죠? 그때 우리가 4강까지 갔던 거. 매일 밤마다 축구가 이기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좋았지만, 그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매일같이 마왕이랑 같이 나누는 거예요. 라이브로!


그러면서 막 윤도현의 오 필승 코레아! 크라잉넛의 뛰어라 내 다리야! 이 세상 끝날 때까지! 막 이런 노래가 매일같이 새벽 2시에 흘러나오고. 와…. 그때 그 벅찬 감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너무 생생해요.


또 저는 2003년에 배우 장국영 씨가 죽었다는 소식도 마왕을 통해서 라이브로 처음 들었는데요. 그날이 4월 1일 만우절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마왕도 참, 아무리 만우절이라도 그렇지. 뭐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죽었다는 걸 농담으로 삼나 싶었거든요. 근데 진짜였더라고요. 그래서 그 일도 기억에 남고.


또 고스트스테이션 커뮤니티가 인터넷에 있었어요. 마왕한테 사연을 보내는 것도 가능했는데 사연을 정말 맛깔나게 잘 쓰는 그런 몇몇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랑 온라인상에서 친목도모도 하고 그랬죠. 실제로 전화번호를 교환해서 연락도 하고, 같이 콘서트도 가고 했어요.


그리고 제가 고스에 사연이 소개된 적이 두 번인가 있었습니다. 마왕이 한 번은 제 아이디에 대해서 언급을 해줬었고요. 또 한 번은 제 사연을 뽑아서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 와… 그게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라디오에서 사연이 읽혀본 경험이었습니다.


얼마나 짜릿한 줄 아세요? 마왕이 제 사연을 자기 목소리로 읽어주면서 마지막에 “오호라, 이것 봐라! 요고 글 좀 쓰는데?” 하는 거예요. 그때 방 안에서 진짜 입틀막 하고, 좋아가지고 얼마나 방방 뛰었는지!


지금 같으면 파일로 받아놓거나 유튜브가 있으니까 언제든 다시 돌려 들을 수 있지만 그때는 테이프에다 라디오를 녹음하는 것 밖에는 없었어요. 그때 제가 기술적으로 뭘 좀 더 아는 게 있었으면 홈페이지에서 다운을 받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소개될지 모르고 그냥 써서 보낸 거였기 때문에 라디오에서 그 사연을 듣고 너무 놀라가지고, 근데 녹음을 못해놨습니다. 그래서 그게 정말 안타까워요. 그런데 마왕의 목소리는 아직도 귀에 선합니다. 저를 칭찬해 줬던!


원래 제 세대는 예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응칠이 있잖아요. 응답하라, 1997! 그래서 HOT, SES, 신화, 젝키, 핑클, god 정도까지도 좀 더 조숙한 애들은 서태지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 하여간 기본은 HOT거든요. 그런데 저는 어쩌다 보니까 제 또래에 맞지 않게 마왕을 좋아하게 됩니다.








저는 사실 고스를 통해서 마왕을 알기 전까지는 마왕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게 없었어요. 그냥 사회에 불만 많고, 옛날에 사고 쳤던 그런 한물 간 옛날 가수 정도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알면 뭘 얼마나 알았겠습니까!


그래서 그냥 나랑은 동떨어진 세상에 사는 옛날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매일같이 라디오를 통해서 마왕의 생각과 철학, 노래들을 듣다 보니까 이 사람이 정말 멋있는 거예요. 특히 지금 아내 분이신 윤원희 씨랑 연애를 할 때였거든요.


그때 마왕은 여자친구를 항상 영숙이라고 불렀습니다. 구 영숙이, 현 영숙이 뭐 이런 식으로. 그래서 영숙이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여자친구 암투병 할 때 간호해 주던 얘기도 그때 들었거든요. 그때 정말 놀랐어요.


제 세대가 또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임성한 작가의 <인어아가씨> 뭐 이런 게 방송되던 세대 아닙니까? 그런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세상에, 아내가 암에 걸려도 간병은커녕 버리고 가는 이런 세상에, 연예인이 그것도 남자가 자기가 사귀는 사람이 암투병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보살피면서 그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데…


‘아, 이게 진짜 남자구나!‘ 싶더라고요. 제가 진짜 사랑의 표본이라 생각하는 남자 연예인이 둘 있거든요. 하나가 마왕이고, 또 하나는 배우 양조위 씨입니다. 그래서 영숙이를 사랑하는 마왕을 보면서 참 멋있었고, 또 하나는 그 엄청난 입담과 해박한 지식입니다.


저는 좀 지적 허영심이 있는 여자라 지적인 남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마왕은 그냥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 굴리면서 탁상공론이나 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정말 재미있잖아요. 고스에도 <쫌 놀아본 오빠의 미심쩍은 상담소>라는 코너가 있었거든요. 거기서 연애상담을 직접 해줬었는데, 그것도 정말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그 당시 사회통념에 부합하는 그런 뻔하고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라 남녀관계를 바라보는 그 진보적인 시선부터 마왕 특유의 독특한 조언까지 아직 세상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우물 안 개구리 청소년이었던 저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굉장히 파격적이고 신선했어요. 재미있었죠.


그 후에도 마왕이 막 백분토론에도 나오고, 여러 가지 시사 문제에도 소신 있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이제 이렇게 나이 먹고 어느 정도 철이 들면서 그 당시 마왕이 했던 말들이나 행보를 생각해 보면 ‘아,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침없으면서도 성숙한 토론 태도 하며, 또 자기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신 있게 살되 그것이 결코 삐딱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깊은 긍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거. 또 말만 앞세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단단한 내면과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 플러스 뼈 때리는 현실감각을 모두 가진, 정말 말 그대로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었잖아요.


그런 모든 것들이 제가 나이를 먹고 삶을 조금씩 더 알아갈수록 더 대단해 보이고, 그래서 ‘마왕이 아직 살아있었더라면 요즘의 이런 세상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자꾸 해보게 되는 거 같아요. 참 그리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또 마왕을 좋아하게 됐던 게, 제가 마왕을 알게 된 2001년에 첫사랑도 같이 시작을 하거든요. 제 베스트프렌드도 그때 알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세 사람을 만나게 된 해네요, 2001년도가.


근데 그때 이 친구가 노래방에서 마왕의 노래들을 부릅니다. <날아라 병아리> 병아리가 죽은 내용을 노래로 만든 건데 저도 강아지를 잃어본 경험이 있었거든요, 그 당시에. 그래서 그 노래가 제 가슴에 팍 꽂힌 거죠. ‘세상에! 내가 좋아하는 애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부르다니! 아, 멋지다!’ 뭐 이런 거.


제가 중고등학교 때 부모님의 불화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때는 정말 제가 세상에 혼자 존재하는 것처럼 너무나 외롭고, 슬프고, 막 사는 게 힘들고 그랬거든요. 학교에도 적응을 못하고, 교우관계도 당연히 좋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중고등학교 때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너무 괴로운 기억은 뇌에서 방어기제의 일종으로 지워버린다고 하는데 그런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 당시 삶이 너무 괴로웠던 것과는 반대로 그 불행했던 기억은 블러처리된 것처럼 흐릿한데 반면에 제 첫사랑, 제 베스트프렌드 그리고 마왕에 대한 이 좋은 기억들은 굉장히 선명합니다.


그런 저의 외롭고 힘들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힘이 돼준 사람들 중 하나가 마왕이었던 거죠.


저도 이제 성인이 되고 사는 게 바빠서 마왕을 잊고 살아갈 무렵… 어느 날 날벼락같은 마왕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생각을 하면 아직도 심장이 떨리고, 너무 허망해요.


특히 마왕이 본인의 가족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를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안타까웠고, 너무나 아까운 큰 별 하나가 졌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저는 하루아침에 싱글맘이 되어 갓 돌을 넘긴 빈이와 독일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나가기 시작을 합니다.


제가 남편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가장 먼저 느꼈던 건 제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는 거였습니다. 아침마다 이 문을 나설 때 마다요, 아주 죽을 맛인 거예요. 세상은 너무 거칠고, 사방이 다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맹수 떼들 뿐인데 나는 보호색도 없이 이 야생에 던져져서 언제 죽을지 몰라 벌벌 떠는 그런….


남들은 다 성인으로서 당당하게 자기들 몫을 하고 어른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의 내면은 아직 남의 뒤에 숨고 싶은 어린아이인 거죠. 근데 저는 현실에서 진짜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잖아요. 그것도 혼자서.


그러니까 내가 살아내야 하는 이 세상에서의 몸의 생체 나이와 내면의 정신적 나이가 맞지 않는 것에서 오는 그 괴리감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래서 너무너무 많이 울었어요. 무서워서… 살아간다는 게 너무 버겁고, 두렵고, 또 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 시절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어른이 아닌데 어른인 척 살아가야만 했던 날들이라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제가 들었던 게 마왕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노래였습니다. 그 노래 가사가 이래요.


이제 그만 일어나 어른이 될 시간이야.

너 자신을 시험해 봐.

길을 떠나야 해.


네가 흘린 눈물이 마법의 주문이 되어 너의 여린 마음을 자라나게 할 거야.

남들이 뭐래도 네가 믿는 것들을 포기하려 하거나 움츠러들지 마.

힘이 들 땐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 앞만 보며 날아가야 해.


너의 꿈을 비웃는 자는 애써 상대하지 마.

변명하려 입을 열지 마.

그저 웃어 버리는 거야.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너의 날개는 펴질 거야.

마음이 이끄는 곳, 높은 곳으로 날아가.


그때는 정말,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 가사를 생각했어요. ‘이제 어른이 될 시간이구나!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구나!’ 그리고 이렇게 왈칵왈칵 눈물이 쏟아질 때마다 지금 내가 흘리는 눈물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왕이 그랬으니까. 마왕이 괜찮다고 했으니까.


마왕이 이런 노래를 남겼다는 건, 지금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이 나 혼자만 못나서 그런 게 아니라 멀쩡해 보이는 다른 사람들도 다들 마음속에 소년, 소녀인 자기 자신을 어루만지면서 살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그니까 나도 괜찮은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결국 내 날개는 펴질 거라고, 그렇게 저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싱글맘으로서의 삶이 시작되면서 가장 고단했던 첫 몇 년을 마왕의 노래들로 버텼어요. 정말 큰 의지가 되어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 마왕의 아이들은 아빠를 잃어서 가엾은 아이들이 아니라 이렇게 멋진 아버지가 남긴 삶의 훌륭한 지침서들을 음악으로 들으면서 멋있게 자라날 축복받은 아이들이구나! 그래서 가끔 티브이에서 마왕의 아이들이 나오면 너무나 대견하고 흐뭇합니다. 마왕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반갑고…


음악이라는 게 참 신기하죠? 도레미파솔라시도 8개 음으로 몇 백 년에 걸쳐서 그렇게 많은 노래들이 만들어졌는데도 겹치는 게 하나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곡이 나오고 있잖아요. 또 그 2-3분 남짓한 노래로 우리의 영혼이 위로를 받고 창작자와 시공간을 초월한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게, 그게 음악이라는 예술장르가 가진 생명력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여러분이 힘든 시절을 살아낼 때 여러분에게 힘이 되어줬던 그런 노래가 있을까요? 여러분 만의 사연이 담긴 노래는 어떤 곡일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댓글창에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그럼 오늘도 영상을 시청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영원한 우리의 마왕, 고 신해철 님을 추억하고 기리면서 오늘 영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자유, 세상 모든 한부모 가정을 향한 자유입니다! 안녕!



https://youtu.be/790pLCQFShs?si=MuPI_v7fKA-Ty_08





매거진의 이전글 죽이고 싶던 분노가 용서와 축복에 이르기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