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보이면 가을이 오더라

by root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조금 걸으니 땀이 겨드랑이를 타고 내려간다. 하지만 이내 골목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 준다.

‘아 시원해’ 하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골목 끝에 시뻘건 무언가 바닥을 뒤덮고 있는 게 보였다. 고추를 말리고 있는 풍경이었다.

이게 보이면 가을이 오더라. 혹시나 해서 음력 달력을 확인해 보니 (사진을 찍은 시점 기준으로) 입추는 벌써 지났고 처서가 코앞이다. 계절은 숫자가 아닌가 보다. 신기하게도 더위가 꺾인 게 느껴진다. 조상들의 지혜인가.


작가의 이전글주차장 흡연 빌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