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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Aug 01. 2017

1회_[사업보고] 체인지메이커의 삶

디웰 하우스 사업보고 | 루트임팩트 김단비 매니저

루트임팩트는 5주년을 맞이하여, 2017년 7월 13일 헤이그라운드에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ll about Changemakers>를 진행하였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누구인지, 왜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지, 체인지메이커의 Work, Life, Learn - 그 물음표와 느낌표를 담아내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를 글로 담아 공유합니다.

오전 10:30 - 10:45
[체인지메이커의 삶] 루트임팩트 LIFE 사업보고
by 김단비 루트임팩트 매니저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15분간의 사업 보고가 모두 궁금하시다면 (클릭/Youtube)



디웰하우스란 루트임팩트에서 운영하는 2030 청년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 사는 쉐어하우스입니다. 쉐어하우스, 코리빙에 대한 이야기를 최근 많이들 들어보셨을텐데요,  그런데 체인지메이커들이 모여사는 집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체인지메이커들은 왜 같이 모여 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인지메이커가 누구인지 부터 말씀 드려야겠죠?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차별 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소셜 벤쳐의 공동창업자, 우주환경공학을 전공했으나 에너지, 친환경 이슈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하는 소셜벤쳐에서 일하는 신입 마케터이자 기획자, 공유경제를 통해 교통/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창업자, 평범해 보이는 이들 모두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힘쓰는 체인지메이커들입니다.
 
참 멋진 일들을 하고 있죠? 루트임팩트는 이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체인지메이커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넘쳐나는 일에 어쩔 수 없는 워커홀릭인데, 소득은 또 불안정한 현실을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임에도, 경제적인 보상도 없고, 사회적인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은 이들이 너무나도 외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셜섹터, 비영리섹터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해, 공감을 얻기 힘들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압력을 받기 쉽습니다.

‘뭐하러 돈 안 되는 일을 하냐’, ‘너 하나 그렇게 한다고 세상이 바뀌겠냐’라는 식의 회의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절망감, 외로움. ‘내가 진짜 잘하고 있는게 맞나’하는 불안감.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멋진 일을 해내고 있으면서도,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가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외롭고, 불안한 체인지메이커들에게는 자신의 가치,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이해해줄 수 있는 가족, 진심으로 응원해줄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만나게 해줄까 하다, “체인지메이커들이 같이 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가장 단기간에, 가장 강력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은 ‘한솥밥 먹으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저희는 디웰하우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만들고, 그 안에 사람을 채워넣은 후에 이곳에서의 공동 주거 경험을 기반으로 한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상상했던 장면은 스타트업과 비영리조직의 팀원이 퇴근 후에 같이 맥주 한 잔 하고, 시각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점자로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위해 일하는 소셜벤쳐의 마케터가 서로 조언을 구하고, 커뮤니케이션 어플 개발자와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농촌과 서울을 잇는 유통업자가 밤새 토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2014년, 최대 16명, 최소 12명이 살 수 있는 규모의 1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첫 입주민 모집에 총 105명이 지원했고, 당시 경쟁률은 6.5:1이었죠. 소셜벤처 창업가, 또는 구성원, 공유경제모델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체인지메이커들이 모여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1호점 바로 옆 블록에 2호점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소셜벤처를 갓 창업한 대학생, 스타트업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마케터, 루트임팩트의 임팩트 베이스캠프 출신 디자이너 등 총 8명이 입주하였습니다.


그리고 루트임팩트가 설립된지 5주년을 맞이한 오늘, 디웰하우스는 오픈한지 3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의 성과를 살펴보면,  현재 입주민 수 총 21명, 누적 입주민 수는 45명. 평균 거주 기간은 12개월. 평균 월 임차료 35만원, 누적 지원자 수는 281명, 평균 경쟁률은 6.2:1, 재계약율은 90%.
이 숫자들은 지금까지 디웰하우스가 체인지메이커들에게 좋은 주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인지메이커들이 왜 함께 모여 살아야 하는지, 다시 말해 디웰하우스의 존재가치가 무엇인지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사실 이 숫자들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장면들입니다.

 


처음 디웰을 오픈하고, 체인지메이커들을 모여 살게 해두니 일단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주 모이더라구요. 같이 저녁 밥도 해먹고, 주말에는 같이 놀러도 나가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새벽까지 술도 마시고. 정말 일상적인 시간들을 많이들 공유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뿐만 아니라 옥상에 있는 텃밭을 가꾸어서 자급자족의 삶을 잠깐 누려보기도 하고, 지리산 종주를 함께 다녀오기도 하구요. 갑자기 훌쩍 차를 빌려타고 조개구이를 먹으러 가기도 하구요. (입주민들은 각자가 해보고 싶었던 일, 꿈꿔오던 삶의 방식을 다른 식구들과 함께 실현해보기도)

또 적극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꺼이 나눔하기도 합니다. 명상, 마음 가꾸기를 공부하신 한 입주민은 1, 2호점의 모든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명상 워크샵을 진행하고,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 정치적 이슈 등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컨텐츠화 하기도 하고. 입주민 중에서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손님들을 디웰에 초대해서 초대하여 함께 저녁을 먹기도 합니다. 입주민들의 자연스럽게 디웰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까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작당모의’를 하더라구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같이 모여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소 과하게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일요일 아침이라 그렇습니다. 이 모임은 디웰 1호점의 첫 입주민 중 한 사람이 시작한 것인데요,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한 사람씩 자신이 어떠한 체인지메이커인지, 왜 체인지메이커가 되었는지 등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식사 겸, 식구들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시간으로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일종의 디웰 전통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작당모의’가 발단이 되어 입주민들 사이의 크고 작은 협업들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요,



볼런컬쳐라는 단체를 운영하는 입주민이 급하게 영상 편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편집기술을 가지고 있는 다른 입주민이 함께 밤을 새워 도와주기도 하고, 아프리카 국제협력 단체와 아프리카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소셜벤처가 MOU를 맺고 아프리카를 오가는 일을 서로 돕기도 했습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다보니, 정보와 지식을 나누기도 하지만 인력난을 겪고 있는 많은 소셜벤쳐들에게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거나 협력 기회를 찾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던 친구들이 디웰에 입주하여서 식구들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 법인을 설립하고, 디웰 안에서 공동창업자까지 구하게 되서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대외비 항목이라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후원기회 관련된 정보를 공유해서, 실제로 후원금 유치를 성공하기도 했구요.
 
서로가 서로를 위해 고민해주고, 협업을 하고, 함께 창업을 하는 것과 같은 예기치 못한 시너지를 내면서 각자가 하고자 했던 체인지메이킹한 일을 지속할 수 있게되는 이러한 장면들을 지켜보면서, ‘디웰 커뮤니티가 잘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객, 입주민의 입장에서의 디웰의 가치는 이와 같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친목 도모겸, 입주민들과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고자 워크샵을 떠나 직접 입주민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정말 많은, 솔직한 답변들을 해주었고, 모든 답변들을 종합해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어요.

입주민들에게 디웰이란,
“소속감, 안정감을 느끼는 든든한 울타리”이자,  “영감을 주는, 유익한 고민 상담자”들이 있는 집이라는 것이지요.

또, 정기 입주민 티타임을 진행하면서 디웰살이에 대한 입주민들의 솔직한 후기들을 듣곤 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아 우리 진짜 디웰하우스 하기를 잘 했구나!’하고 확신을 들게 해주었던 것은  


탈북자들을 위한 NGO 일을 시작한 이후로,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무섭다거나, 괜찮냐거나 하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 일에 대한 얘기를 듣고 '멋지다' 는 반응을 본 건, 그리고 제 일을 그렇게 쉽게 이해하고 알아들어 준 건 디웰에서 만난 식구들이 처음이었어요 - 김애나
 디웰살이는 나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룸메이트들이 평소에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힘들 땐 어떻게 행동하는지 바로 옆에서 관찰할 수 있고, 대화를 나누면서 항상 배울 수 있거든요. - 임종규

이러한 디웰을 직접 경험한 입주민들의 솔직한 감정, 기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디웰에서 함께 사는 것이란, 체인지메이커들이 정서적 지지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디웰 네트워크 안에서 다양한 정보와 기회들을 나누며, 서로 영감과 자극을 주고 받는다는 것입니다.

디웰 1호점의 첫 입주민 중 한 분이 디웰에 살고 싶은 이유에 대해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에 겐이치의 말을 인용하여 말씀을 하셨어요.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라고.


저희는

“Co-living”

코리빙이 바로 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 커뮤니티 형성에 적합한 집에서 혼자일 때와는 다르게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이 곧 인간을 바꾸는,

“Life-changing moment”

그리고 개인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순간인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지지자를, 믿고 기댈 수 있는 가족같은 친구를, 내가 꿈꾸는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를 만들어주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디웰을 통해 함께 사는 경험을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 체인지메이커의 삶 사업보고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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