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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Nov 29. 2017

"IMPACT:같은 지향점, 다른 방법론-2"

by 루트임팩트 장선문

"IMPACT 2편: The best is always simple"

루트임팩트 마케팅팀 장선문 디렉터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SOCAP(Social Capital Markets) 17 과 뉴욕의 MAS(The Municipal Art Society) Summit에 다녀 왔습니다. 임팩트 투자와 그 생태계를 논의하는 SOCAP17과 더 나은 도시 환경을 토론하는 MAS Summit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을까요? 그 두 지점은 임팩트를 거점으로 어떻게 연결될까요? 1편을 시작으로 출장기 시리즈 연재를 통해 총 4가지 주제: 1)임팩트 투자와 Impact Washing, 2)임팩트 측정의 명료성, 3)중간지원기관의 다양한 역할, 그리고 4)여성/젠더 문제에 대한 생각 등을 정리합니다.


3월 26일 나폴리

... 이번 여행길에서는 분명히 여행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지만,
인생을 사는 법까지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인생을 이해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기질과 성향면에서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들이어서
과연 내가 그 재능을 지니고 있을지 의문이다.

 - Goethe의 이탤리아 기행 중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오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생각이 몇몇 있습니다.

하나, 임팩트 투자금이 늘어난다는데 왜 그것이 걱정인 걸까? 늘어나는 투자 자본의 Impact Washing*을 경계한다는데 기우 아닐까? 그런데 실제로 도시 문제를 풀며 임팩트를 창출하는 곳엔 왜 투자하지 않을까? 과연 진짜 투자자와 진짜 투자처는 서로 만나고 있나?  
둘, 임팩트 측정이 저리 복잡할 이유가 있을까, 미션을 가진 투자자와 그 미션을 행하는 투자처를 찾아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역시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운 걸까? 그 리얼 임팩트는 누가 걸러낼 줄 알까? Impact Investigator라는 직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직업에 적합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 중간지원기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리서치? 데이터베이스의 제공? 새로운 관점의 제공?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임팩트투자자? 소셜 교육? finance/business-savvy한 교육은 찾을 수 있지만, social-savvy한 교육은 과연 존재하는지? 특히 비영리 기관의 한계 그리고 가능성은 어디일까?
넷, gender lens investing을 이야기하는데 여성/젠더 문제는 왜 늘 제자리일까? 대학원 때 리서치했던 양적 데이터와 질적 관찰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기쁘게도 동지는 늘었으나 아쉽게도 뉴스가 없었죠. 그간 행동이 부족했거나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 했거나.


지난 1편에서 늘어나는 임팩트 투자금의 impact washing에 대한 염려 대신 저는 아이디어의 이종교배, 즉 커뮤니티로의 재투자를 투자처로 제안했습니다. 막상 두 도시를 오가며 서로에게 mutually exclusive한 니즈로 보여 해당 아이디어를 냈고, 이미 자본가의 창의적이며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한 다양한 커뮤니티 투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캐피탈, 시민자산화 등 다양한 금융 방식으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있는 예도 적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 캐피탈 500 프로젝트를 주도한 Investibule의 코파운더 Amy Cortese (이 분도 SOCAP17의 Off Wall Street: Democratization of Impact-first Investing에 참여한 패널.)가 적은 SSIR의 기사 역시 도움이 되더군요. 제가 제안한 이종교배가 what이라면 이는 how에 가까웠습니다. 문제의식이나 아이디어의 뿌리는 유사하나, 솔루션 실행력이 강력했으니까요. 미국은 오바마 정부에서 JOBS Act (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가 통과되면서 크라우드펀딩 혹은 소액 투자의 법적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커뮤니티 캐피탈 500은 간략히 말하면 크라우드펀딩을 한데 모아 커뮤니티가 투자자이자 투자처가 되기 용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결과, 여성이나 유색인종이 리더인 스타트업이 펀딩에 성공합니다.

아마 준정부기관일텐데 Michigan Economic Development Corp.은 Patronicity라는 커뮤니티 펀딩 플랫폼을 운영하며 matching grant를 건당 5만불 제공합니다. 누적 $4M를 제공했다고 하니 평균으로 봐도 80건 이상의 커뮤니티 이니셔티브에 공동 투자했다는 말이겠죠. 커뮤니티가 투자자이자 투자처가 되는 형태의 커뮤니티 펀딩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좋은 예입니다.

마지막으로 저 역시 뉴욕에서 일할 때 이 곳에 매주 프로젝트 진행 보고를 했었는데요, 시정부 산하 Department of Small Business Services가 KIVA와 함께 여성 창업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WE Fund: Crowd를 막 시작했네요. 여성이 창업시 KIVA에 요구한 대출금의 10%를 지원해 주는 것입니다. 자금 부담을 줄여 여성 창업을 북돋우기 위한 방안이며 향후 3년간 500개의 여성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여성/젠더 혹은 소수민족 펀딩 이슈에 대해서는 4편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본 2편에서는 임팩트 측정의 복잡성과 그 대안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임팩트 측정이 저리 복잡할 이유가 있을까, 미션을 가진 투자자와 그 미션을 행하는 투자처를 찾아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역시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운 걸까? 그 리얼 임팩트는 누가 걸러낼 줄 알까? Impact Investigator라는 직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직업에 적합한 사람은 누구인가?


우선 고백하자면 제 intelligence와 insight로는 영 따라가기 어려웠던 것이 임팩트의 측정입니다. 개념은 알겠는데 이게 맞다는 확신이 들지 않고, 다양한 방법론이 존재하는데 그 분류가 영 의미없어 보이고 측정 목적이 모호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위 임팩트 측정 지표가 40여개가 되고, 각 방법론이 서로를 부정하면서 나오다보니 결국은 또 다른 단점을 품고 출발하는 듯 했습니다. 자기 부정을 반복하며 지표는 복잡해 지고 임팩트의 철학은 희석되기 십상인 듯 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전 40여개의 지표를 스승 삼는 것은 애초에 포기하였습니다. 저는 capital market의 이해에 극심한 어려움과 두려움을 느끼는 타입입니다. 역설적이게도 경제학은 미시/거시 게다가 계량 경제학까지 열심히 게다가 재미있게 공부했지만, 제 뇌에 남아 있는 건 별로 없습니다. 그럼 social을 이해하냐 물어도 yes라고 대답할 뻔뻔함이 제겐 없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임팩트 투자는 제게 스승이자 친구같은 책 'Goethe의 이탈리아 기행'의 한 구절처럼, 그것을 이해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기질과 성향 면에서 저와 매우 다른 사람들이어서 과연 제가 그 재능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만, 오늘 이 블로그를 씀으로써 두 스승을 모시며 그로부터 하나의 idea를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스승 1. 노경제학자 Ed Phelps 교수님의 철학서와 같은 Mass Flourishing을 임팩트로 다시 해석해 보고,
스승 2. Is Impact Investing Ready for a Secondary Market? SOCAP17에서 가장 속시원했던 이 세션을 임팩트 측정 혹은 투자 실행의 명료성 차원에서 정리하며,
아이디어. 마지막으로 리얼/딥 임팩트를 걸러낼 Impact Investigator라는 직업을 제안 드리고자 합니다.


스승 1. Mass Flourishing by Ed Phelps


프랑스 철학자 Voltaire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게으른 자 외에 나쁜 사람은 없다. 사람은 삶을 책임질 일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일은 더욱 필요하다. 일이란 길게 보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며, 인생에 대한 환상을 대체하는 그 무엇이다."

"All people are good except those who are idle."  "One must give oneself all the occupation one can to make life supportable in this world ... The further I advance in age, the more I find work necessary. It becomes in the long run the greatest of pleasures and takes the place of the illusions of life."


나이가 더 들어보고, 일을 더 해 봐야 진가를 알 법한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일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 맞다고 몸소 보여 주시던 분이 제겐 Ed Phelps 교수님이셨고 당신의 Mass Flourishing이 곧 스승1입니다. 책 속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인들과 학생을 초대하여 매년 이맘때 동명의 세미나도 주최하십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만큼 쉼없이 일하시며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시는 노경제학자의 철학서와 같은 책이고, 저는 미국의 다양한 임팩트 투자자들을 그 세미나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

책은 Modern Economy로 시작하여, 그에 상반된 논점을 펼치며, 지금 필요로 하는 Modern Economy의 가치를 새로이 제안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간중간 당시의 배경을 공유하는 오페라, 소설, 그림 등과의 연결은 깨알같은 읽는 재미를 주십니다.

우선 Modern Economy는 전에 없던 부를 누리던 시기와 함께 탄생합니다. 이전 1200년 혹은 1500년부터 1800년까지 (측정방법에 따라) 300-600년간 Mercantile Economy하에서는 real wage 혹은 output per worker의 변화는 미미하며 인구나 경제의 발전이 상승보다 하향폭이 높은 시기마저도 존재합니다. 1800년대 중반을 지나며 생산성은 급증하고, 도시화 urbanization이 진행되며 경제는 새 국면을 맞습니다. 그 성장이 개개인의 혁신과 다이내미즘에 근거한다는 것이 Phelps 교수님의 리서치이며 이 때 '기회에 활짝 열린 개인 및 그들의 상상력/인사이트(imaginativeness and insightfulness)'가 중요해 집니다. 또한 Modern=exploration, freedom, achievement, innovation, self-expression 등이 일과 업무의 전환/변화에서 부각되는 가치가 됩니다. Phelps 교수님의 다른 연구 'Entrepreneurship, Culture and Openness'는 일과 삶에 대한 만족이 정비례함을 입증합니다. 정리하면, '벤처, 개인, 혁신, 다이내미즘이 일의 변화의 견인차’가 된다는 것이 바로 Modern Economy를 규정하는 키워드입니다. 어째 좀 익숙하게 들리는 이야기이지요.

두번째 파트에서는 '코포라티즘 corporatism*'을 비판적으로 분석합니다. corp이 들어가는 단어이니 파트1에서 강조한 개인과는 상반된 개념 같지요. 느낌 뿐 아니라 가치도 안정/연대/조화 등으로 개인/혁신/다이내미즘 등과 상반된 축에 존재합니다. 무솔리니의 이탤리부터 시작하여 유럽 대륙은 The Third Way 즉 corporatism right/left로 경제의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이는 유럽 대륙 내 혁신의 결과라기보다 미국/영국의 Modern Economy를 수입한 결과이므로 그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함께 침체기를 맞습니다. 미국 역시 유럽에서 배워 온 코포라티즘을 적용한 복지 정책의 결과로 실업상태 즉 경제/혁신활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개인을 다수 낳습니다. 이는 정부의 규제/간섭, 수입 income의 통제, 가치 등으로 측정 가능한데 다양한 분석을 통해 Modern Economy의 성장견인차인 혁신/다이내미즘/개인/기회가 점점 가치를 잃게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코포라티즘은 경제활동가능인구를 다시 양떼로 만들어 버리는 억압적 체계 (oppressive system)라고 단언하십니다. 즉 corporatism이냐 개인/modern이냐는 현재진행형 논쟁일 수 있겠으나 경제의 다이내미즘 측면에서 Phelps 교수님은 개인의 손을 들어 주시며 민간이 주도한 다양한 실험과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시지요.  

세번째 파트에서는 다이내미즘을 상실한 미국 경제에서 다수가 번성 Mass Flourishing하기 위한 대안으로 Modern Economy 개인/혁신/기회 등의 가치의 부활을 제안하고 염려도 비칩니다.  하나) 속빈 강정 같은 ego의 등장 - 유명한 거 좋죠. 하지만 유명세를 좇다 보면 정작 중요한 성과는 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Life used to be about trying to do something. Now it's about trying to be someone." 이 말은 혁신성을 잃어가던 시절 Thatcher가 한 말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있죠.  둘) 혁신은 공짜가 아니며, 절대적 시간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아마존이 뚝딱 생긴 게 아닙니다. 이는 절대적 헌신을 치른 누군가만이 받는 대가라는 겁니다. 하루아침 대박이 난 게 아니라 하나하나 쌓아 올린 인내의 결과물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의 super ego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Modern Economy의 가치가 잘 부활한다면, 으쎠으쌰 분위기 속에서 풀 만한 새로운 문제들이 주어지며, 새로운 도전 기회가 생기고 또한 미지의 것에 과감히 부딪혀 보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루트임팩트의 Are you a #changemaker? 와 일맥상통 :)) 그것이 바로 좋은 삶 Good Life라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그리고 이후 철학자들 Voltaire, John Dewey, Maslow 그리고 John Rawls 등을 길게 언급하며 이야기하시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Good Life가 최고선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사람들이 모두 최고선을 추구하도록 하는 경제가 Good Economy이고 여기에 정의로움까지 더해진다면 그것이 바로 현재가 요구하는 Modern입니다. (철학자와 경제학자의 좋은 삶 관점 역시 한 번 날을 잡아서 정리해 볼만한 주제입니다. Foundations of Individual Choices upon Economics/Philosophy)

사실 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대로 게으르지만 자본주의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등의 비판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특히 민간 부문에서 감수성을 갖고 문제를 앞서 발견하고, 그것을 따뜻한 행동력으로 풀어보려는 사람/조직들에게 '그래 네가 옳다!'라고 안심 시켜 주는 듯한 책입니다. Modern을 임팩트 투자 혹은 그 기준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해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Appendix 1) Modern vs Corporatism - 아래 도표에서처럼 (과장 보태 간단화하자면) 코포라티즘 경향이 강한 이탤리 등 유럽 대륙 국가가 미국/캐나다에 비해 나은 게 없어 보이지요.



스승 2. Is Impact Investing Ready for a Secondary Market? by MacArthur Foundation, Enclude and Acumen Fund @SOCAP17


우선 제목의 Primary Market과 Secondary Market은 쉽게 말해 직접 거래냐 아니면 간접 거래냐의 차이입니다. 회사가 최초로 채권/주식 등을 발행할 때 Primary Market이고, 이후 Trader 사이에서 여러 asset class들이 거래되는 유통시장이 Secondary Market입니다. 올해 SOCAP17에서는 MacArthur Foundation의 Debra Schwartz (Managing Director of Impact Investments), Acumen Fund의 Sasha Dichter (Chief Innovation Officer) 그리고 Enclude의 Laurie Spengler (President and CEO)가 당신들의 케이스를 들어 임팩트 투자 시장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제가 알기로 미국은 유난히 정부 단위의 하우징 프로젝트에서 CRA (Community Reinvestment Act) 혹은 재단으로 넘어온 경우가 꽤 많고, CDFI 수준에서도 하우징 프로젝트가 다수입니다. JPMorgan에서 CRA 내지는 커뮤니티 파이낸싱을 담당하는 헤드 역시 뉴욕 주정부의 housing financing agency를 이끈 바 있는 분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미국 사정이라고 흘려 듣기보다 한국의 주택 문제에 빗대어 한국 임팩트 투자의 방향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시카고 베이스 - 맥아더재단의 드보라 역시 affordable housing에서 임팩트 투자로 넘어온 경우입니다. 투자의 기준은 Functional/Inclusive/Effective이며 투자처는 비영리/영리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Commercial Financing에도 열려 있고, 스스로 less tolerant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맥아더는 임팩트 투자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 그랜트 메이킹을 하는 Market Maker 조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런던 베이스 - 엔클루드의 로리는 Advisory Intermediary를 자처합니다. 자산관리자는 아니나, 임팩트 투자 시장에서 자본의 이동을 지원/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Equity and Debt 등 asset class를 조사하고, fund sponsor, M&A 등을 하며 새로운 딜이 있을 때 자원이나 자본 면에서 갭을 메우는 역할도 합니다. 사실 제게는 새롭고 배울 점이 많아 보이는 조직이었는데, 금융시장 및 국제개발의 경험/지식을 활용하여 임팩트 투자 상품의 구조를 만들고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조직으로 이해 됐습니다.

뉴욕 베이스 - 애큐먼 펀드의 사샤는 2001년부터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을 전파하고 만들어 온 대선배 같은 분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몇몇 함께 모여 사샤의 lean data를 공부하고 어떡하면 간단명료한 방법으로 임팩트를 측정하고 창출할 지 이 분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공부한 바 있습니다. (너무 간단해서 놀란 것도 사실이지만, 왜 꼭 좋은 건 복잡해야 하나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 분을 사무실에서 마주친 적은 있었으나 직접 세션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어요. 자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임팩트에 대한 깊이를 양손에 쥐고 임팩트 투자를 만들고, 실행하며, 무엇보다 return을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존경심 들었습니다.


이 세션에서도 역시 임팩트 투자금이 늘어남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사샤는 새로 공급되는 상업적인 (임팩트) 투자금은 상당히 risk-averse하여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고 그렇다고 확실한 exit 기회를 만들지도 못 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사실 그들에게 유동성 (liquidity)을 보여주는 것도 큰 과제이고, GP가 exit 혹은 임팩트의 realization까지 기다리지 못 하고 손을 털고 나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임팩트 포트폴리오가 10%라도 있는 펀드의 경우, 나머지 90%가 매우 liquid해도 나머지 10% 때문에 secondary market에서 거래되기 어려워 집니다.


세 조직은 임팩트 투자계에서 몇 없는 catalyst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임팩트 투자 vehicle을 SPV (Special Purpose Vehicle)**의 형태 mutual fund로 만들어 liquidity를 가진 vehicle로 운영합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애큐먼에서 제공하며 전세계 다양한 섹터/지역에 골고루 존재하며, 그 특수목적을 위해 투자 seasoned investment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보다 임팩트 중심으로 구성하려면, 테마별(지역이나 섹터)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asset class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high impact performing asset을 설정하고 이 class가 절대 underperforming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기간을 늘릴 필요도 있다고 합니다. 기간은 보통 리테일 시장에 있는 뮤츄얼 펀드도 생명이 6-7년이라고 하니, 꼭 임팩트 투자 SPV 혹은 뮤츄얼 펀드라고 해서 더 길게 본다는 것은 아닙니다. 맥아더는 미니멈 개런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신규 임팩트 투자자에게 제공합니다. 또 SPV를 운영하며 Proceed의 80%만 애큐먼으로 가게 하고 나머지는 펀드에 남깁니다. 향후 매수시 120%를 갖고 재투자하는 셈이며, 반년에 한 번 해당 증권을 SPV로 옮겨 전체 가치의 10%를 다시 사서 liquidity를 위한 refill을 하는 전략입니다.


이 세션에서는 테마 즉 지역/섹터를 고려하는 것이 매우 강력한 임팩트 투자 방법이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엔클루드의 애널리스트가 지역/섹터에 포트폴리오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애큐먼이 투자한 자본 구조만 봐도 25bp는 유동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성하고(?), 아까 말한 10%를 high impact portfolio로 구성한다고 합니다. 아래는 GIIN 2017 리포트에서 조사한 것으로, 98%의 응답자가 임팩트 포트폴리오가 생각만큼/보다 더 performance를 보여줬다고 후하게 대답합니다.

세션이 끝나고 사샤에게 두 가지를 개인적으로 여쭤 보았습니다. 하나는 우리에게 투자하세요!를 한참 돌려서 서아프리카, 파키스탄, 인도 외에 develop'ed' country에 (한국은 UN 분류상 아직 develop'ing'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있는 underserved 지역 혹은 community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생각은 없냐? 답은 아직 없다. 그 세 지역에서도 잘 하려면 멀었다. 두번째는 Plus Acumen의 각종 임팩트 투자 자료들을 우리가 한글로 번역하여 유통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되냐? 답은 너무 좋은 생각이다. 꼭 연락해라. 담당자에게 소개해 주겠다. (6주가 지난 지금도 연락 안 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들은 이야기를 최대한 자세히 전달하려고 하다 보니 글이 지나치게 길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임팩트 투자용 펀드도 이미 secondary market에서도 실체가 생기며, 자본가의 관심을 끌어 마땅하다고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세션시 모범생처럼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필기를 했더니, 옆에 계신 브라질 분이 제게 SPV가 뭐냐고 물으시더군요. Special Purpose Vehicle**이라고 자신있게 대답은 했으나, 전 그것이 자본시장에서 작동하는 방법을 Synthetic 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상품으로 배워서 아마 세션에서 말한 것보다 협소하거나 복잡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벤다이어그램이 제가 아는 SPV인 M모 신용평가사를 거친 S모 은행의 S모 상품입니다. 그래서 저도 블로그를 적자니 과하게 복잡해 져서, 어제 저희 회사의 재무담당자와 SPV에 대하여 한참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는 SPC Special Purpose Company를 이해하면 빠른데, SPV는 말하자면 SPC 특수목적회사가 만든 투자상품 아닐까. SPC는 여러 회사가 같은 특수목적을 갖고 회사를 하나 만들되 결정권/경영권 등은 여전히 모회사에 있는 구조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 세션에서 말한 SPV는 특수목적을 가지고 파트너십을 맺은 일종의 페이퍼컴퍼니가 '임팩트'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운용하는 vehicle이며 다양한 class가 있는 뮤츄얼 펀드 등의 상품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 것 같습니다.


**Appendix 2) SPV의 예



다른 세션으로는, Charly Kleissner가 진행하고 Jed Emerson과 Tara Health Foundation의 Lisa Molinaro 등이 참여한 "Overhauling Modern Portfolio Theory: a New Hypothesis to Integrate Impact"가 좋았습니다. 이성적/효율적인 시장을 상정한 포트폴리오 이론이 환경/사회 등에 대한 임팩트에 대한 고려가 없어 임팩트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미 임팩트 투자라는 것이 주류가 돼 가므로 포트폴리오 이론을 다시 점검하여 임팩트 투자와 일관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실 임팩트라는 것이 Externality인데, 현재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벤치마킹하는 섹터에는 그 고려가 있을리 없습니다. 그래서 재무적 리스크를 판단하는 것처럼 임팩트 리스크를 판단하기 위한 리서치와 포트폴리오 이론/시스템 변화를 제안합니다. 이 세션에서 Tara Health Foundation이 특히 제게 흥미로웠는데, 이는 4번째 글 gender session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

보이지 않게 세상에 존재하던 직업:

Impact Investigator를 수면 위로!


Charly Kleissner는 impact washing을 염려하면서 broad impact와 deep impact를 구분 짓습니다. 지평을 넓히려면 너비와 높이 둘 다 필요하지요. broad impact는 기관 투자자들이 ESG 포트폴리오를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며 더 liquid합니다. deep impact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고 ESG++이며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가 많습니다. 작지만 투명하고, 기존 시스템에 도전하며, 깊이 있는 리서치가 필요합니다. regenerative, inclusive, cooperative, transparent한 무엇인가가 그 미래가 될 것이며 이는 함께 만들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Term Sheets이나 Exits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자본을 확보하며 리서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시민자산화라고 번역해야 할 지 좀 망설여 지는데) Democratization도 deep impact의 조건 중 하나입니다.  


SF에서 내내 들은 이야기가 Real Impact, Deep Impact, High Impact, Impact-first Impact 였습니다. 솔직히 임팩트도 모르겠는데 리얼 임팩트라니, 여기가 원조, 알고보니 진짜 원조 뭐 그런 식당의 나열 같지요. 그래서 저는 '진짜 임팩트를 걸러낼 줄 아는, 추구하는 임팩트가 무엇!인지 누구나 동의할 수 있게 정의하는 직업이 필요하다. 가칭 Impact Investigator라고 부르기로 하자.'라는 아이디어를 내고자 합니다. 사실 SOCAP 끝까지 갈 것도 없이 첫 날 첫 세션인 Impact Accelerator workshop에 들어가서 impactspace.com라는 database의 베타버전을 보며 바로 든 생각이었습니다. 미션을 가진 투자자와 투자처를 연결해 주면 그게 진짜 임팩트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 일은 누가 하나? 물론 기계가 할 수도 있겠지요. 미션을 가진 투자자와 투자처 모두에게 유용한 데이터베이스는 필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기계 말고 몇몇 회사 동료들 그리고 성수동 동료들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졌고, 냉철한 분석력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며, 또 성실한 실행력을 가진 친구들입니다. 이 직업은 감수성과 분석력, 아트와 사이언스를 동시에 가져야 가능합니다. 기자, 소설가나 에세이스트도 노려볼 만 하고, 건축가도 자격이 있어 보입니다. 마케터나 financier도 포함입니다. what이 분명한 직업이니까요. 전 이 직업이 꽤 유망한 것 같습니다. 깊이와 너비를 논할 정도로, 원조를 논할 정도로 임팩트 투자는 지평을 넓혀 가고 있으니까요. 측정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 컨텐츠를, 손에 잡히는 분명한 무언가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지원하길 바랍니다. 자가 있어도 대상이 없다면 무엇을 측정하겠습니까? 그래서 측정이라기보다는 교통정리 내지 Taxonomy 분류를 해 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성장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직업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변화가 있어야 재는 보람이 있겠지요. 이 모든 생태계의 활동에 대해서는 3편에서 좀 더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괴테의 이탤리아 기행의 문구에서처럼 "(인생)을 이해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기질과 성향면에서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들이어서 과연 내가 (그 재능)을 지니고 있을지 의문이다."의 (    ) 안의 말을 (임팩트) 혹은 (Impact Investigator)라고 바꿔 봅니다. 그래서 재능이 충분한데 망설이며 그 고민을 하는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분석력을 가진 친구들이 있다면 “이 직업이 해 볼 만 하고, 그 깊이와 너비가 있는 고민을 하는 기질과 성향이 바로 적격이다.”라고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전 이것이 새로운 이름의 직업이지만 세상에 없던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팩트임을 알아보는 따뜻한 분석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분류해 진짜/가짜가 무엇인지 가려내는 것 - 그 일을 직업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2편을 마치며.

The simple is not always best,

but the best is just simple.


이 말을 적어두고 보니 이 글 역시 불필요하게 길고 복잡하게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best가 아니지요. 못 쓴 글입니다. 변명하자면 이 섹터는 희한하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모르는 것만 또렷해 집니다만, 제게 커리어 전환을 생각하게 했던 요소들을 배움/뉴스 중심으로 그러나 철저히 제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정리를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action plan으로서 Impact Investigator라는 (가급적 유망) 직종을 만들어서 엄격한 심사관이자 때로는 따뜻한 문제해결자가 될 누군가가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어쩐지 이런 마음 같은 괴테의 이탤리아 기행의 다른 문구를 베껴 적고 글을 마치겠습니다.


<12월 20일 로마>

하지만 이 모든 일은 향락이라기보다 고생과 근심거리이다.
나를 내부로부터 개조하여 다시 태어나게 하는 작용이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뭔가 제대로 된 것을 배우려는 생각은 벌써부터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근본으로 돌아가서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완전히 다시 배우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단 확신을 가지고 완전히 거기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될수록 더욱더 즐겁다.

나는 마치 탑을 세우려고 했지만, 불안한 기초를 쌓게된 건축가와 같다.
다행히 늦지 않게 그것을 깨닫고
이미 땅속에서부터 쌓아올렸던 것을
기꺼이 다시 헐어내고 기반을 넓히고 개선해서
기초를 더욱 견실하게 다지고자 노력하여
앞으로 완공될 건축물이 더욱 견고하게 될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고대하고 있다.

바라건대 내가 귀국할 때는
이 광대한 세계에서의 생활이
내게 가져다준 도덕적 효과까지 내게서 느껴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커다란 혁신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은 예술 감각만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도덕관념도 그런 과정에 있다.

<끝>


다음 주에는 임팩트 창출에 있어 중간 지원 기관 Intermediary의 역할에 대해 산만한 고민을 던져 보겠습니다. 또 정리가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질문이지요. 중간인지 지원인지 inter인지 mediary인지 일의 경계가 흐릿한 것이 그 본질일 테니까요. 성수동에 들어와서 일한지 근 1년 됐습니다. 전 여기가 어떤 곳인지, 누가 일하는지도 모르고 덜컥 들어온 경우입니다.


요즘은 자꾸만 손에 손잡고 있는 우리가 다행이다 싶다가도, 우리의 시선이 안을 향하는지, 밖을 향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전 visual thinker라 아래와 같은 낙서도 해 봅니다. idealist스러운 말이지만 손을 안으로 잡고 안을 들여다 보면 우리는 원 안에 속해 있는 서로를 그리고 같은 것을 바라보게 되므로, 매우 평화롭고 편안합니다. 그러나 손을 거꾸로 잡고 밖을 바라 보면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손을 잡은 개개인이 다양한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아파할 줄도 알게 됩니다. 글쎄, 좀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성수동에서 일하는 우리는 손을 잡되, 시선은 밖을 향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혹은 안을 보더라도 잡은 손이 많아져서 원이 커-지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실행가능하지는 않다는 걸 압니다. 하여간 밖을 바라보는 것이 이 곳에 둥지를 튼 중간 지원 기관들이 고민해야 하는 stance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 글이 실린 매거진"People in 루트임팩트" 에는 루트임팩트의 같은듯 다른듯 한 구성원들의 글이 연재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People in 루트임팩트(루트임팩트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공간입니다.

루트임팩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체인지메이커'라고 칭하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셰어하우스 디웰, 교육 프로그램 임팩트베이스캠프/임팩트커리어를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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