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젠니클로젯 대표 이젠니
너무나 편하고 실용적이면서도 패션을 완성시키는 잇아이템, 청바지. 누구나 적어도 하나 이상씩 가지고 있을텐데요, 그만큼 버려지는 청바지의 양도 어마무시하다고 합니다. '시즌2 Going Green: '자연'스러운 삶에 대하여'의 다섯째 1% 살롱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여 폐청바지의 원단으로 패션 소품을 만들어 새생명을 불어넣는 에코디자이너 이젠니 젠니클로젯 대표를 만났습니다.
젠니클로젯(http://www.zennycloset.com)은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착한 소재를 연구하여 가죽 대용품으로 무독성 친환경 흡수 코팅처리한 데님을 제안합니다. 쓰면 쓸수록 멋스러워지는 가죽과 데님의 장점을 살리고 가죽가방을 만드는데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단점을 보완합니다.
창업하시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렸을 때 초등학교 실과수업시간에 실내화주머니를 만드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수업 과제가 끝난 이후에도 끈을 매달아 백팩도 만들고 내 옷도 만들어보고 할 정도였어요. 그 때부터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의상학과에 진학했고 대학교 때 첫 창업을 했습니다. 나의 디자인을 가지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졸업 이후에 회사를 들어가는 것과 창업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주변의 조언을 들어보니 저는 창업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나의 가치관과 맞다면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독립디자이너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처음 2년 동안은 서울시에서 공간지원을 받아 활동했고 그 이후에는 작업공간 겸 가게를 내서 2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특별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막상 디자이너가 되고나니 정체성의 혼란이 왔어요. '어떤'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던거에요.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경험했던 자연을 떠올리면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버려지는 조각을 가지고 브로치를 제작했어요. 그런 작업을 통해서 버려지는 것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나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가게를 오픈하며 동네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친분이 생기다보니 수선 의뢰를 받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 식대로 고쳐주고 판매하기도 하였는데 사람들이 좋아하고 구매하는 것을 보고 업사이클링을 결심했어요.
이처럼 저는 업사이클링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뭘까 생각하던 중에 이러한 작업이 업사이클링이란 것을 알게 된거에요.
많은 의류 중에서 폐청바지 원단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정장, 니트로도 작업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작업을 하던 중에 데님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청바지는 오래 입을수록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세월이 묻어날수록 빈티지하기 때문에 일부러 워싱을 하고 찢기도 하죠. 하지만 반면 유행이 지나면 버려지는 것들이 많은데 그것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특히 청바지는 다른 의류와 달리 원단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대로 스크래치를 내고 물을 빼고 하는 등의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청바지는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실용적입니다.
디자이너이자 동시에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처음에 회사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 모교에서 재학생을 인턴으로 보내주셨는데 그 친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이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면서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합니다. 채용과정에서 인턴과 수습 과정을 두는데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인턴단계에서는 인성이고, 수습단계에서는 직접 임무를 맡겨 수행할 수 있는 정도를 봅니다. 디자이너 선배로서 그들의 꿈과 커리어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진지하게 조언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팀을 따로 구성하고 처음 1년 동안은 컨설팅을 받으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사회적 기업 혹은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제품의 디자인과 실용성을 보여줬고 그런 측면들이 시선을 끌고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하고나서야 업사이클링의 의미를 노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상업성과 정체성을 둘다 고려해야하는데, 폐청바지 원단은 친숙한 소재이면서도 유니크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이것이 가능했습니다.
젠니클로젯의 최종목표가 궁금합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패스트패션과 경쟁하려고 합니다. 대기업 주도의 SPA가 패션산업을 리드하면서 빠르게 소비하고 더 빠르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각자의 개성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개성과 감성을 살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생명의 근원을 담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또한 단지 옷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생산은 물론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에 대해서 끝까지 관리하고 책임질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부가가치 높은 패션산업을 만들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삶'이란 무엇일까요?
나 자신을 잘 아는 삶입니다. 내가 나의 색깔대로 행복하게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거나 평가받기 시작하면 불행해집니다. 제가 힘들 때 떠올렸던 문구 중에 "빛의 꼭두각시가 되지 말고 어둠의 노예가 되지 말고 스스로 빛과 어둠이 되라."는 장자의 말이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에 강한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닐텐데요, 이젠니 대표는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본인만의 두가지 팁을 전해주었습니다. 하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 서로 소통하고 영향을 받는 것, 또 하나는 매일 일기를 쓰면서 힘든 순간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새 것만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빠른 유행을 쫓고 소비를 반복합니다. 단지 낡고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버려져도 되는 것일까요? - fin -
일시ㅣ2015. 4. 21. TUE 7:30 ~ 10:00 PM
장소ㅣ오늘살롱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2길 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