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언니네텃밭 윤정원 사무장과 소녀방앗간 김가영 이사 스토리
건강한 밥상에 대한 현대인의 욕구가 점점 커지면서,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흔히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가 반경 50km 이내인 농산물을 지칭하는데요, '로컬푸드'를 단순히 거리로 정의하는 것이 충분한 것일까요?
토종씨앗, 로컬푸드, 슬로라이프 등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로컬푸드 전문가 두 분을 모시고 우리의 밥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윤정원 사무장님은 언니네텃밭 '제철채소꾸러미'를 통해 도시인에게 그 계절에 가장 건강한 채소를 접하게 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가영 대표님은 신뢰할 수 있는 식재료 유통망을 만들고 한식음식점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밥상의 가치를 전합니다.
윤정원:
여성농민회총연합에 있으면서 농업문제, 농촌에서의 여성문제, 먹거리문제 등을 고민하다가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지니 그에 대해 정치적 투쟁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제시해보자는 차원에서 식량주권지킴이 운동과 함께 언니네텃밭이 시작되었습니다.
언니네텃밭의 제철꾸러미는 무농약의 토종음식, 제철음식, 텃밭음식의 친환경 먹거리입니다. 제철꾸러미는 국산 콩두부, 방사유정란, 제철채소로 구성되는데,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요리하기에도 어렵고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한두번 시도해보면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실거에요. 홈페이지에 언니네레시피를 소개하고 있으니 직접 요리해먹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김가영 :
그런 이유로 저는 '소녀방앗간'이라는 밥집을 오픈했습니다. 그러한 친환경 먹거리 재료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요리를 선보이고 대접해서 친환경 음식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녀방앗간에 오시면 식사하신 음식의 재료를 직접 해드실 수 있도록 그대로 판매합니다. 처음 접해보는 친환경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재료를 가지고 집에서 요리해서 드실 수 있는 것이죠. 너무 바빠서 먹을 시간이 없다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식습관은 하루이틀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건강을 위해 내 몸 안에 들어가는 먹거리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집에서는 언니네텃밭 제철꾸러미로 직접 요리해드시고 밖에서는 소녀방앗간에서 외식하신다면 완전한 친환경 국내산 먹거리 삶을 하실 수 있습니다(웃음).
언니네텃밭 :
도시에 있는 분들은 농업에 대해서 너무나도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농사를 짓는 곳은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생산자분들은 무농약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시는데, 아마 소비자분들이 그 노력을 아신다면 지금처럼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귀찮아하면서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으실 것 같아요. 온라인 쇼핑이나 인근 마트에서 구입하듯이 농업을 단순한 상업, 서비스업으로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 유통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직배송되는 제철꾸러미는 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싱싱한 것이기 때문에 물을 적시면 금방 되살아나는데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시든 채소를 보냈다고 의심받기도 합니다. 농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은 수고를 감수하려는 소비자분들이 많아져야 우리 농업이 지속가능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존할 수 있습니다."
김가영 :
홍보팀장님 말씀대로 농업에 대해서 서비스업을 요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은 서비스업이 제외된 온전히 농업 생산물에 대한 값인데 우리는 농업에 대해 1차, 2차, 3차 산업을 모두 요구합니다.
오늘 참석자 중 한 분께서 도시텃밭을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것은 하나의 감성재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울은 농작물을 키우기에 절대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그렇게 키운 식물을 먹는 것은 우리 몸에 유해할 수 있습니다. 관상용이 아닌 먹거리를 위해서라면, 제대로된 환경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구입하는 것이 낫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갖는 방법으로 농활이나 여행으로 시골에 내려가 농작물이 자라고 재배되는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번 보고나면 먹거리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알지 못했던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가 몸에 좋다고 사계절 매일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사과는 한달을 못가는 과일입니다. 우리가 제철이 지나서도 사계절 내내 사과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오래갈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가공한 것인데 우리는 그러한 사과를 먹으면서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윤정원 :
많은 분들이 농업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지 못합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만해도 학교에서 먹거리 교육을 받고 직접 실습해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교육이 전무한데다가 농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언니네텃밭이 사실 언니네텃밭이 아닌게, 여든에 가까우신 분들께서 농사를 짓고 계셔서 앞으로 계속 농사 노하우가 전해져야하는데 10년, 20년 후에도 우리 농업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젊은 분들의 귀농, 적극 추천합니다.
김가영 :
유통업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중개하는 본래의 역할로 제대로 하기 위해서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소규모를 유지하며 올바른 유통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의 이윤을 내면서 그 중 일부는 농촌에 다시 적립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로 농작물을 생산하시는 할머니들께 그 농산물이 얼마의 가격에 팔리고 있는지 말씀드리곤 합니다. 가격을 낮추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합당한 가격을 유지하고 그 금액에 책임을 가지고 생산합니다. 사실 저와 같은 유통업자는 가격폭등때는 생산자에게, 가격폭락때는 소비자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그런 위치에 있습니다. 농업에 있어서 소규모 유통업자가 많아져야 합니다.
Q. 지금대로라면 농작물에 대해 공급이 하락하고 수요가 상승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렇다면 농업이 비즈니스영역이 되면서 효율성의 논리를 앞세워 기계화 등이 도입될텐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까요?
윤정원 :
사실 기후변화는 계속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는 계속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식에서 계란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하듯이, 예측할 수 없는 환경적 변수에 대비해 다양한 농작물을 경작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요구되는 기술은 농민에게 필요없습니다. 기술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그래서 다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가영 :
현대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 같지만, 아직도 흙에 심어진 씨앗이 햇빛과 물을 받아 농작물로 자라는 원리는 과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욕심이고 오만입니다. 화학비료를 첨가하면 수확량을 더 많이 늘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토양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식량이 모자라다고 하는데, 사실 전세계 인구의 세배가 먹을 수 있을만큼의 식량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겠죠. 몇 년후에는 바나나를 먹을 수 없게 된다고 하죠. 종자의 단일화로 인한 이러한 문제도 인간이 만들어낸 인재입니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생기는 문제가 많은데 오히려 인간이 자연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와 바로 직결되는 농업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임을 강조하며, 원래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해야할 일인데 그렇지 않으니 우리가 이렇게 나서서 우리 땅과 우리 농업을 지켜야한다고 말씀하신 윤정원 사무장님, 그리고 농업유통과정을 변화시켜 그 과정에서 유일하게 손해를 보고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고 하신 김가영 대표님의 마지막 이야기로 1%살롱을 마쳤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우스 재배로 언제든 각종 원하는 채소를 얻을 수 있지만, 이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을 뒤로 한채 바쁜 삶을 핑계로 음식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았었나 스스로 곱씹어 보며 반성합니다.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은 가능한걸까요? - fin -
일시ㅣ2015. 4. 7. TUE 7:30 ~ 9:30 PM
장소ㅣ오늘살롱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2길 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