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사하라로 히치하이킹 3

Morocco Diary / Merzouga

by 이인

사막의 밤은 추웠다.


나는 스코틀랜드에서 왔다는 한 커플과 함께 담요를 들고 나와 별빛으로 태닝을 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누워 있었지만 새까만 사막의 밤이 커튼이 되어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에 충분했다. 가이드는 스피커의 음악 소리를 줄이더니,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사하라의 고요함을 들어보라 하였다.


낭만적인 단어만 늘어놓아도 모자랄 사하라에서의 단 하루 밤이었지만, 그 기세에 눌린 탓인지 나는 악몽을 꾸었다. 겨우 잠에서 깬 나는 젖을 찾는 새끼처럼 빛을 찾아 두리번 거렸고 구석의 틈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하고는

더듬어 천막 밖으로 나갔다. 그것은 별빛. 새까만 적막 속에 별빛만이 시끄럽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렇게 홀로 앉아 별빛을 보는 동안 서서히 아침이 밝아왔다. 잠자리가 불편한 탓이었는지, 마침 잠에서 깬 Sera와 함께 모래 언덕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맞이했다. 그녀가 내민 손을 잡고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처럼 까르르 웃으며 손을 잡고 모래언덕을 뛰어내려오기도 했다.


아침 먹을 시간이 되자 여러 가지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올려진 밥상이 차려졌다. 자리를 잡고 앉아한 숟갈 뜨려는데 저 멀리 예닐곱 살로 보이는 아이들이, 마치 신기루처럼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아이들은 메고 온 책가방을 내려놓더니 돌처럼 차갑고 시커멓게 갈라진 작은 손으로 모래를 이리저리 쓸어 정리하고는 조악한 낙타 인형을 하나 둘 꺼내 놓았다. 우리들 중 누구도 선뜻 그 인형을 사는 사람은 없었다. 나 역시 여유가 없었다. 미안한 마음에 아침상 위의 과자를 몇 개 집어 눈짓으로 가져가라고 얘기했다. 그마저도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가방 속에 우겨넣기 바빴다. 가이드의 말대로라면 저 아이들은 평생을 그렇게 사막에서 살 것이라 했다. 사하라. 그것은 누군가의 환상처럼 별빛 찬란한 낭만이자, 누군가의 삶이 달린 위태로운 하루였다.


사막의 밤은 시린 것이었다.


You are the star.
You are brighter than the sunshine.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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