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회사란 이런 것
이 글은 반드시 오늘 완성해서 업로드해야 한다. 왜냐면 내년에는.. 대표님이 30대가 되기 때문이다!!
"와.. 여긴 정말 MZ세대가 다니는 회사네요"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했던 말이다. 점심으로 시킨 도시락을 다 함께 자리에 앉아 먹는 게 아닌, 각자의 자리로 가져가서 먹는 모습을 보자니 이 말이 절로 나왔다. 지난 회사에서 함께 밥을 먹었던 분위기에 익숙했던 터라 각자의 자리에서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는 모습이 생소하면서도 인상 깊었다.
우리 회사로 말할 것 같으면 전 직원 20대, 온 구성원이 90년대생인 MZ세대 회사다.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30대가 없다는 말이다. 대표님도 20대, 심지어는 입사했을 때 나를 가르쳤던 사수님이 23살이었으니 말 다했다. 그녀는 나보다 2살 어렸지만 깔끔했고, 배울 점이 많았다.
우리 회사는 채용공고에 쓰여 있는 것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향한다. 모든 호칭은 '님'자로 통일되어있고, 각자 수직적 분위기를 지양한다. 내가 작업한 디자인 결과물에 피드백을 주는 시니어분들이 있지만, 그분들 역시 방향성에 관한 이야기이지 내 업무 자체를 통제하려 하진 않는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놀랐던 점이 있다. 바로 노래를 틀고 일한다는 것! 카톡으로 그날의 DJ에게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할 수 있다. 동방신기의 '왜'를 신청하면 '촹민아 생일축화한두왓!!!'같은 카톡이 뜨기도 한다. 싸이월드의 띵곡 Y가 나오면 함께 감성에 젖기도, 새로운 노래를 듣고 누가 신청한 곡인지 추측하기도 한다. 비슷한 연령대니까 공유하는 감성과 따라오는 드립이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특이하다고 느낀 점은 칸막이가 없는 것이다. '계속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회사에서 칸막이가 없다니?' 지극히 협소한 개인 공간마저 없는 기분이었다. 또 옆자리에 있는 동료님이 신경 쓰여 불편할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일해보니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여전히 내 일만 집중해서 할 수 있다. 다만 티 나지 않게 콧속 정리하는 건 무리다. 화장실 갔다 오는 동료에서 들키기 쉽다.
이 외에도 어딘가 젊은 분위기가 있다. 야근을 싫어하고, 밤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보지 않는다. 밥을 함께 먹는 때도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 앉아 넷플릭스를 보면서 먹기도 한다.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답게 서로의 공은 서로 인정한다. 가로 채지 않는다.
이렇게 쓰고 보니 놀고먹기만 하는 회사 같지만, 내가 우리 회사를 다니며 느낀 점은 하나다.
바로 회사는 회사라는 것.
업무시간엔 대부분 일만 한다. 회의시간에 쓸데없는 말들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대행사 특성상 업무량이 적은 편도 아니다. 쉽지 않은 클라이언트님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휘청이는 배에서 다 함께 항해하고 있을 뿐이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기 위한 '수단'일뿐이지 '목적'은 아니다. 그렇기에 회사는 여전히 어렵고, 동료에겐 조심스럽다. 어떤 하루는 일을 알 것 같아 자신감이 넘치더라도, 다른 하루는 리셋된 실력들을 보며 한없이 작아진다. 또래와 함께 일하다 보니 나이 뒤에 숨을 수 없다. 묘한 열등감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
자유와 억압, 내재된 눈치 봄과 칼퇴를 염원하는 이 회사라는 곳은 다닐수록 참 재미있는 곳이다. 그래도 비상식적임으로 고통받는 일들은 없음에 매일 다행을 느낀다. 회사는 회사인 이곳에서 2022년의 나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2021년의 마지막 브런치 글 끝!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