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캔버스로 입사했던 디자이너의 3개월 리뷰

퍼포먼스 디자이너는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by 꿀별

"위장 취업 아니야?"


어이없다는 친구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포토샵 할 줄 알아?', '디자인 전공도 아니잖아'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 친구에게 '요즘 누가 학과를 보니' 하며 쿨하게 답했다.

집에 가서 유튜브에 '포토샵 독학'을 검색한 건 안비밀.


템플릿이 존재하는 미리캔버스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해 디자이너로 취업했다. 그렇다고 포토샵을 다룰 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기본적인 것은 할 줄 알았다. 이를테면 T를 누르면 글씨를 쓸 수 있고, 동그라미를 누르면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는.. 이미 유튜브에 검색하면 모든 답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기에 당당하게 포토샵 능력은 '상'으로 등극했다.

유튜브 사수님!!



벌써 회사를 다닌 지 3개월이 지났다. 위장 취업이라는 친구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툴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와서 배우면 그만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했을 뿐.






나의 성장


지난 3개월 동안 몇 백개의 이미지를 제작한 지 모르겠다. 제작하고, 선배 디자이너님께 피드백 받으면서 디자인적으로 완성도 있는 결과물에 대한 안목이 조큼 생겼다. 또 최근부터는 결과물을 보며 선배 디자이너님이 무엇을 수정하라 할지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장족의 발전이다.


컨펌을 받고 수정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싶다는 마음에 중간중간 작성했던 오답 노트가 도움이 됐다. 오답노트 덕분에 사수님이 요구하시는 것을 금방 익힐 수 있었고, 입사 초에 비하면 시행착오를 많이 줄여나갈 수 있었다.


작업물적인 것 외에도 '사회생활' 역시 배우고 있다. 직장생활은 흔히 '눈칫밥'이라 말하지 않던가. 매일 회사를 다니다 보니 이 눈칫밥이 길러지고 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사무실의 쎄한 공기를 알아채는 것' 마저 직장생활 잘하는 방법임을 체감했다.


무엇보다 나의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없다는 것까지 알게 된 거 보면

나 이제 직장인 맞나봐!

딴소리는 집에서만




사수의 영향


디자이너는 다른 업보다 사수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컨펌을 받아야 작업이 끝나는데, 그 과정에서 사수님의 안목, 취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업을 사랑하는 만큼 칼퇴도 사랑하기에 첫 번째 피드백자인 사수님의 안목과 취향을 끊임없이 흡수했다.


여기서 신기한 건 태도 역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사수님의 '완성도'를 위한 욕심은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수님은 종종 어려운 길을 가신다. 그때마다 '나는 이건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라고 쓰고 작업시간 오래 걸릴 것 같은데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로 읽는다)라고 한다. 그럼 사수님은 '그래도 이게 더 디자인적으로 완성도 있잖아요'라고 말씀하신다.


일 적 욕심 있는 사람 속에서 일한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알기에 이런 자세는 흡수하려 노력하고 있다.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건 이런 욕심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테니까.




방향성


업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나는 만드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다. 이게 나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그 본질을 실현할 수 있는 업이라 잘 맞다.


다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은 포토샵에 카피를 쓰고, 이미지를 배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내가 하는 디자인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 저자이자 디자이너 김종민님의 말이 도움이 되었다.


눈앞의 정해진 특정 롤에 맞춰
취업하는 것이 목표가 되기보단
내가 어떤 작업에 더 흥미를 느끼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퍼포먼스 디자이너'라는 업에만 나를 국한시키지 않고, 내가 디자이너로써 어떤 것을 그리고 살고 싶은 지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알아 가야 한다.


나는 직업 뿐만 아니라 내 삶의 디자이너도 되고 싶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내 길을 찾는, 내 자리를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 3개월은 기본적인 툴 다루는 방법, 시각적 완성도 높이는 훈련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짜 디자인 밥벌이의 시작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생각보다 두려움도 없다.


유치한 마무리지만,

아자아자 파이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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