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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소 Jun 16. 2020

이야기는 계속 흘러가야 하니까

청년인생설계학교로 시작해서 끝나지 않는 얘기



2019년 청년인생설계학교 여름학기부터 가을학기를 지나오는 이야기를 연재하는 채소입니다. :-)

 아직 몇 장면, 몇몇 프로그램이 남았는데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끄적여놓은 메모들, 뭔가 마음에 남아서 휘갈겨적은 쪽지를 쌓아두고 겨우 몇 장이나 열어보다가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지났습니다.

 작년 6월, 청년인생설계학교 공고를 보고 참여하기까지. 곧 1년이 되어가네요.

 1년 전을 회고하면서 진로를 삶의 방향성을 당시 집중하던 문제를 짚어보고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잊기 좋은 여름이기도, 잊기 싫은 이름 이기도 했으나 곱씹으면서 꼭 기록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해야만 하는 일임과 동시에 해사한 날, 뿌연 날 등등 섬광처럼 강렬하게 남아있는 순간을 떠올리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울과 도시에 있으면서도 마음이 맑게 갠 날들이 이어졌어요. 씀으로써 수개월이 지난 후 이제야 뭔가 조금 정리가 되어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에 맞춰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발행할 수 있었지요.


 간혹 살아가는 지금을 일기처럼 슬쩍 꺼낸 날도 있었지만 제가 어떤 일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어요.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완결짓고 난 다음 이후를 순서대로 이야기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나봐요. 그래서 최대한 현실의 나의 모습은 덜어내고 브런치에 게재하는 글은 2019년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머물러 있기를 유지했습니다. 그렇길 원했어요.


 하지만 완결짓지 않아도, 지금 이 이야기를 끝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발견한 몇몇 순간은 글로부터 태어나 죽는 게 아니라 계속 제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거든요. 연결되고 확장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책 한권을 1페이지에서부터 287페이지까지 모두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고 나서야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스스로가 정한 아무런 원칙 같은 건 깨버리자고 이야기합니다. 책을 한권씩 완독하지 않거든요. 저는 오늘은 마술 라디오를 들고 출근했고 저녁에는 브랜딩 문장 잘 쓰는 법이 담긴 책을 옆구리에 끼고 퇴근했습니다. 그리고 그 책들의 부분 부분은 분명히 제게 도움이 돼요. 생각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요. 그걸 잘 알고 살았는데 쓰는 건 나도 모르게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네요. 이제야 알았지만 알게 된 이상 그대로 있을 순 없죠. 하고 싶은 말도 있었고요.


 이제 스스로 정한 규칙을 배반하고 싶지 않아서 1년 전 어느 의미있는 날들만 회고했던 글을 계속 연재하면서 현재 2020년 05월의 제 일상과 생각을 함께 전합니다. 저는 요즘 이렇게 살고 있어요.

 엄청 운이 좋게도 동경했던 조직에 들어왔고요. 수습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멀티태스킹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이라서 일을 하면 잘하고 싶고, 욕심을 부리고, 적당한 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요. 보통은 몰입하는 순간 생활을 잘 지켜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어요. 수습을 하면서 일상이 마음에 들었던 건 꾸준히 어쨋든 뭔가를 쓰는 시간을 만들어뒀던 덕분이기도 해요. 이 글을 쓰고 한 끼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고 봄에는 채소를 입양해 가꾸는 시간이 저를 지탱했습니다. 빠르게 몰아치는 일들 사이에서 다시금 발딛고 사는 현재로 돌아오게 만들어줬어요.








글은 채소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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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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