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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맘 Oct 21. 2020

'쿨'해 보이지만 밀레니얼맘도 결국 엄마다

 한동안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담론이 정말 많이 나왔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엄마가 된 여성들을 ‘밀레니얼맘’이라 부른다. 통계청에서 집계한 2018년 여성 평균 초산 연령이 31세임을 감안하면 현재 밀레니얼맘의 대부분은 1980년대생인 셈이다. 이 밀레니얼맘이랑 겹치는 인물이 있는데 소설 '82년생 김지영'도 들어갈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특징들은 여기저기서 정말 많이 다뤄졌는데 그 중 내 눈에 띄는 것이 있다.




IMF 금융 위기를 겪은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랐기에

고용안정성과 경제적 안정을 보장하는 직업을 선호한다.

사회재건 세대로 사회 정의와 변화를 추구했던 부모 세대와 달리 밀레니얼세대는 자신의 꿈과 행복을 더 추구한다.

이중 밀레니얼 맘은 부모로부터 절대적인 지원을 받고 자라 이전 세대보다 고학력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그 증거로 이들이 대학생이거나 졸업 후 직장에서 활약할 즈음인 2000년대에는 엘리트 여성을 의미하는 ‘알파걸’로 불리기도 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어머니 세대와 달리 자신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_2020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역사상 가장 수평적인 부모 상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기성세대 아래서 자란 어린이와 다를 수밖에 없다”

_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밀레니얼 세대는 교육열 높은 중산층 밑에서 자란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 부모님은 중산층은 아니었지만 내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다는 것은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신 교육열 높은 베이비붐 세대이시다.  우리나라가 어려울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집안도 가난했던 우리 부모님은 그 당시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러하듯 원하는 만큼 학교에 다니지 못하셨다. 그래서 자식이 돈 때문에 가고 싶은 대학을 못가고 못 배우는 일은 없게 하려고 없는 형편이지만 최고로 교육을 잘 시켜주셨다.

 '내가 무엇을 하든, 어디 대학을 가고 어떤 과를 가든지 너 하고 싶은 거 해' 하고 지지해 주셨다.


이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 엄마가 되었다.

예전 엄마들처럼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지는 않지만

나를 비롯해 요즘 젊은 엄마들은 너무 '열심히' 육아를 해서 탈이다.  '아키텍 키즈맘'이 정말 많다. 아키텍 키즈맘이란 건축물을 설계하듯이 아이를 공들여 키우지만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창의성과 정서발달에도 많은 비중을 두는 엄마를 말한다. 이 엄마들은 육아관련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정보를 얻고 체계적으로 육아와 교육을 한다. 처음에는 어떤 분유와 젖병 유모차가 좋은지로 시작한다.  그다음에는 아이가 보챌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병원은 어디가 좋은지 이유식은 뭘 먹이는지, 좋은 식재료를 어디서 사는지 생활정보를 나누다가 점차 교육으로 확장된다. 유아 한글, 영어, 수학을 위해 여러 그림책 전집과 교구등을 알아보고 나눈다. 육아정보와 교육정보를 찾고 얻으면서 점점  이렇게 생각한다.


 '남들은 이렇게 저렇게 한다는데 나도 이거 이렇게 해야하지는 않을까?'


 뒤집기, 걷기, 말하기, 숫자 세기, 한글 읽기등 언제 누가 더 빨리 하는지에 유독 집착한다. SNS를 통해 보여주기 육아와 교육이 늘어나면서 엄마들의 심리적 피로와 에너지 소모도 동시에 심해진다.


'우리 아이는 너무 늦는게 아닐까?'

'저거 창의력 향상에 도움된다는데 공구로 사야겠다.'

'내가 아이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게 아닐까?'


이게 시작이다. 이 고민들이 서서히 불안을 낳는다.

밀레니얼 맘들의 영어에 대한 감정은 복합적이다.

사실 입시에서 대세는 영어보다 수학이 중요하지만 자식만큼은 영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

그 놈의 영어!!

토익과 회화를 잘하면 어떤 기회와 이점이 있었는지 알기에 일찍부터 영어만큼은 자연스럽게 잘 하게 해주고 싶다. 스트레스 받지않고 자연스럽고 즐겁게^^

또 싱글일 때 외국 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많이 다녔기에 그녀들에게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건 그냥 자연스럽고 아주 당연한 것이다. 무슨 거창하게  반기문 UN사무총장처럼 키워내려는게 아니라 영어는 당연히 일상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해서다. 그래서 영어는 빨리 시작할 수록 좋다는 이 믿음을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다.  이런 기대와 수요에 맞춰 영어유치원은 잘 되고 있다. 부모의 열망이 더해져 일찍부터 거품이 많이 생기는 시장이 바로 영어교육시장이다.


 또 아이가 어려도 많은 정보를 얻어 미리 입시까지 생각하는 엄마들은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특목고 자사고는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 세대가 어릴 때 특목고 자사고를 잘 알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국제중과 사립초를 보내는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사립초에 보내야 내 아이가 어울리는 친구들의 수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영향을 받기에. 그런데 사립초에 보내려면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게 좋다. 그러려면 영어유치원에 보내기 전에 미리 알파벳이라도 떼야기에 영어놀이학교부터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자녀 교육에 관심있는 엄마들이 동경하는' 강남 엄마의 엘리트 코스'는 3세부터 시작된다.

이런 곳에 못 보내도 집에서 엄마표 영어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현재  베이비 영어 시장은 거대하다.

 한 달에 150만원이 넘는 학비를 내면서까지 명문 영어유치원에 보내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또 있다. 3세부터 시작되는 이 코스는 앞으로의 소중한 인연, 인맥과 연결된다. 인맥은 예상치 못한 기회를 선물하고 때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보'를 좌우한다.




 밀레니얼맘은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란 것을 너무 잘 안다. 아이가 나답게 살고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그래서 입시위주 교육에서 어떤게 정말 내 아이에게 가치 있는지 생각하는 똑똑한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면 좋은데 또 숨겨진 욕망이 있기도 하다. 학습적인 공부외에 창의성, 인성, 예술성까지 더 챙겨야기에 사교육이 더 장난 아니게 된 것이다.

음, 사교육이 더 진화된 것만 같다. 밀레니얼맘은 본인이 어린시절 사교육을  일찍부터 경험했기에 자녀의 영재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영재가 정말 많아 보인다.

밀레니엄 맘 세대 이전의 선배엄마들에게는 '돼지엄마'가 있었는데 밀레니얼 맘에게는 눈에 보이는 돼지 엄마는 없지만 맘카페와 SNS의 인플루언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한 사람의 돼지엄마가 아니라 빅데이터와 고도화 된 마케팅 상술이 돼지엄마가 된 것만 같다.


 지금의 밀레니얼 맘은 대부분 고학력자로 커리어우먼을 꿈꾸며 직장에 들어가 죽어라 일했는데도 애 낳으면 경력단절인지라 더 한이 맺혔는지도 모른다. 82년생 김지영 엄마들은 그래서 아키텍맘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아쉬움, 안타까움, 후회를 내 아이에게는 주고 싶지 않기에.

 

자녀에게 집착하지 않고 헌신하지 않는 쿨한 엄마들의 이면엔 자아실현의 연장선에서 육아와 자녀교육에 임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이토록 열심히 아이를 키우는데도 딱히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너무 열심이다 보니 그 사이에 불안이나 욕심이 끼어들기 쉬워서 그런 것 같다. 남들보다 행복하면서 결과도 좋게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욕심, 다른 사람들의 성공담을 자주 많이 접하면서 느끼는 불안이 더 사로잡는다.

또 비록 대치동이나 학군 좋은 곳에 사는 부유한 엄마들만큼의 재력은 없지만 SNS를 통해 그들의 방식을 좇으면서 그들과 같은 높이에서 세상을 향유하고 싶은 엄마들은 때로는 더 고상하지만 치밀하게 점점 더 교육에 열을 올린다. 학벌은 곧 부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어릴때부더 그걸 보고 자란 밀레니얼 엄마들의 잠재의식에 남아있다.


그래서 밀레니얼 맘은 오늘도 고민한다.


이것은 놀이인것인가? 공부인것인가?

놀이인듯 공부인듯

즐겁고 고상하고 세련되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학습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향상될수 있도록

해피하게 세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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