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네 ep20) 멍이가 슬퍼할까 봐!

로라의 세상의 하나뿐인 애착인형 멍이!

by 릴라랄라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다.
우리 집에서는 조금 다르다.
엄마가 늘 함께 할 수 없기에,

신은 멍이를 보냈다.


멍이는 로라의 애착 인형이다.

돌이 되기 전, 아기 로라의 수면 교육을 하며 어떤 애착 인형을 사줄지 고민했다.
흔한 토끼 인형 대신, 아이가 진짜 좋아하는 단 하나의 인형을 주고 싶었다.

여러 후보들을 보여주었고,
강아지를 보면 “멍멍!” 하며 좋아하던 로라를 떠올려
강아지 인형도 몇 개 보여주었다.

그중 회색 얼룩 강아지 인형을 보는 순간 로라가 활짝 웃었다.

그렇게 멍이와 로라는 만나게 되었다.


영국에서 해외 배송으로 몇 주 만에 도착한 멍이는
처음엔 단지 잠잘 때 곁에 두는 인형에 불과했다.
하지만 천천히, 둘의 우정은 깊어졌다.


우리는 그때 큰 실수를 했다.

‘하나뿐인 특별한 인형’을 주고 싶었던 마음!

정말로 멍이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었다.

로라가 멍이를 사랑할수록 멍이는 낡아갔다.

혹시 잃어버릴까 봐 같은 인형을 찾아보고

비슷해 보이는 인형도 겨우 겨우 찾아서 사줬지만

똑같은 인형은 없었다.
로라에게 멍이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였다.


그래서 우리는 로라의 마음이 다른 곳으로도 나뉘기를 바라며 로라가 좋아하는 것이 생길 때마다 인형을 사주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대왕고래, 백상아리, 분홍고래, 뱀…

하지만 늘어난 것은 인형의 개수뿐,
로라의 마음속 1등은 언제나 멍이였다.

엄마 아빠보다 멍이가 먼저일 때도 많을 만큼.


그러던 우리에게 또 다른 특별한 새로운 인형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였다.

테디베어 박물관에 갔는데 나만의 테디베어를 만들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테디베어의 눈과 코를 고르고, 털 색깔과 리본색을 골라서 인형을 완성하면

심장까지 넣어서 완성해 주는 코너였다.


로라에게 인형에 대한 설명을 해주자 로라도 신이 났다.

토리씨(남편)와 나는 드디어 멍이를 향한 마음을 조금은 나눠 줄 인형을 찾은 것 같아 신이 났다.

로라는 인형을 보자마자 티디테디라고 이름까지 지으며 어떤 색을 할지 고르며 설레어했다.

"엄마! 엄마! 리본은 분홍색하고 싶어요. 너무 부드러워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는 로라에게 나는 이야기했다.

"로라야, 티디테디 데려가면 멍이처럼 아껴줘야 해!"

그 말이 끝나자마자

로라가 갑자기 나에게 얼굴을 묻더니 눈물을 글썽거렸다.

"엄마 나 그냥 갈래요. 인형 필요 없어요."


나는 당황해서 로라를 안아주며 등을 토닥였다.

"로라야, 티디테디 집에 데려가자! 로라도 좋아했잖아 갑자기 왜 그래?"

로라는 쉽게 얼굴을 들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내 품에만 더 파고들었다.

"로라야 엄마가 정말 잘 몰라서 그래, 로라가 좋아했는데 갑자기 우니까 엄마가 왜 그런지 너무 궁금해 엄마가 기다려줄게. 마음이 괜찮아지면 이유 좀 말해줄래?"

그렇게 로라를 안고 토닥이며 왔다 갔다를 몇 번 하는데 로라가 드디어 작은 목소리를 냈다.

"멍이가 슬퍼할까 봐..."

그 이야기를 듣자 아차 싶었다.

로라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그 순간 내가 한 말이 떠올랐다.

'멍이처럼 아껴줘야 해!'라는 말이었다.

멍이는 로라에게 단순한 인형이 아니었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였다.

멍이가 정말 소중하구나! 또 한 번 느낀 순간이었다.

멍이를 향한 일편단심의 사랑이 멍이를 잃어버리거나 망가졌을 경우에 큰 상처가 될까 봐

미리 걱정해서 했던 나의 말이 로라를 속상하게 만들었나 보다.


나는 로라와 대화를 나눈 후 토리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의를 했다.

그리고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티디테디를 데려갈 수 있게 로라에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로라야 로라도 친구들과 놀면 기쁘고 신나잖아! 우리 멍이에게 새로운 친구를 소개해주면 어때? 멍이도 신나 할 거야!" 이야기를 들은 로라가 마음이 좀 가벼워졌는지

"멍이랑 티디테디랑 친구 하면 되겠다."라고 하며 다시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우린 멍이에게 티디테디를 어떻게 소개해줄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멍이에게 갔다.

로라는 차에 타자마자

"멍이야! 친구가 왔어! 하며 신나게 티디테디를 소개했다."

나와 토리씨는 휴우~ 다행이다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신의 기쁨보다는 소중한 존재의 마음을 헤아리는 로라!

로라의 멍이를 향한 깊고 순수한 사랑에서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멍이는 사랑을 받을수록 해지고 낡아간다.

털은 뭉치고, 색은 점점 빛을 잃어간다.

세월은 물건을 점점 희미하게 하는데

멍이를 향한 로라의 마음은 더욱 깊고 단단하게 하나보다.


멍이가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늘 이야기하는 로라를 위해

우리도 멍이를 그냥 물건으로 대하지 않고,

로라의 가장 소중한 존재로 존중하고 사랑해 준다.


멍이가 로라의 수많은 밤을 지켜주기를

로라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쓰다듬어주기를

로라에게 늘 따스한 존재이기를


멍이야 늘 우리 로라를 지켜줘서 고마워!





작가의 이전글사물의 위로 <25> 버스 손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