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위로 <15> 리본

풀어져도 괜찮아요. 다시 예쁘게 묶을 수 있으니까요.

by 릴라랄라

스르륵,

단단히 붙잡고 있던

마음이 풀어져 버릴 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스르륵 풀려

바닥에 툭,

떨어지고 맙니다.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하여

서둘러 다시 묶어보지만


급한 마음이 더해져

내 마음은 더 꼬이고 엉켜버리고 맙니다.


지금 당장

리본을 다시 묶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리본은 잠시 풀려 있어도 괜찮습니다.

원래 풀려 있던 것을

당신이 정성껏 묶어 놓았을 뿐이니까요.


조금만 시간을 들여

차분히 다시 묶으면

전보다 더 곱고

더 단단한 모양이 됩니다.


마음이 갑자기

스르륵 풀려버린다고 해도

놀라지 마세요.


내가 애써 묶어 붙잡아 두었던 것들

잠시 제자리로 돌아갔구나

그렇게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풀린 리본을

한 번 손으로 쓸어주듯 펼친 후

천천히,

다시,

정성껏 묶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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