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네ep18)로라의 관심법

궁예가 된 로라가 읽은 엄마 아빠의 마음은?

by 릴라랄라

로라(딸)는 여러가지에 두루두루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관심사가 있으면 깊게 파고 들어가는 딥다이버스타일의 아이다.


취향이 확고 하다보니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요!"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엄마입장에서 로라가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제안한 것들이 꽤 여러번 거절을 당했다. 예를 들면 넘버블록스! 나는 넘버블록스를 보면서 캐릭터의 모습이나 설정, 내용 들을 보고 정말 교육적인 것을 재미있게 풀어낸 그 애니메이션에 반해버렸다. 또 로라가 문과적 성향이 강해서 수쪽에 관심을 좀 넓혀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로라에게 여러번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로라는 "엄마 저는 다른거 하고 싶어요."라며 선을 그었다. 거절을 당하긴 했어도 의미는 있었다. 로라가 관심없는 분야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로라의 관심사는 어릴때부터 가장 관심이 있던 공룡과 고래(해양생물) 그리고 지구환경과, 한국사, 놀이동산 등이다. 한국사에 대한 관심은 4살 후반쯤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관심의 시작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였다. 아름다운 이땅에 금수강산에로 시작하는 그 노래는 가슴이 웅장해지게 하면서 로라의 심장을 쿵쿵 뛰게 한 것 같다. 자잘한 관심사들이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로라의 오랜 관심사인 공룡과 고래 이외에 길게 관심을 가지는것은 오랜만이라 나도 아이의 관심사를 조금 더 확장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다.


일단 로라가 관심사가 생기면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해서 그 관심사를 다채롭게 경험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관련 장난감 찾아보고 사주기, 박물관이나 전시회 가기, 관련 테마로 꾸며진 카페 찾아가기 등의 방법으로 말이다. 로라가 공룡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우린 공룡 전시회와 자연사 박물관, 공룡 컨셉키즈카페를 열심히 찾아다녔고, 올해는 로라가 공룡에 대해 관심을 잃기 전에 고성여행도 다녀오자고 계획을 세웠다. 로라가 고래를 한참 열렬히 좋아했을 때는 아쿠아리움은 물론이고, 토리(남편)씨가 고래모양 얼음을 띄워서 음료를 만들어주는 카페도 찾아서 함께 다녀왔다.


한국사에 관심사가 생긴 후 우리는 국립중앙박물관도 다녀오고, 작은 민속박물관도 몇번 다녀왔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과 관련된 책을 몇권 사주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사는 이제 막 만5세가 된 로라가 이해하기에는 복잡한 내용들이 많아 어떤 책을 함께 보며 관심을 확장해나가면 좋을지 고민스러웠다. 그러다가 최근에 최태성의 한국사 수호대라는 책을 사서 함께 읽고 있다. 번개도둑이 한국사를 망치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사여행을 다니는 내용인데 번개도둑의 단서를 하나하나 밝혀나가며 시대별로 역사여행을 가는 것에 로라는 큰 흥미를 느꼈다. 한꺼번에 세트로 사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로라의 관심사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고, 또 번개도둑의 정체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그 부분만 찾아보고 책읽기를 그만둘 것 같은 마음도 들어 한권씩 충분히 2번 정도는 읽은 후에 다음 권을 주문해서 사주고 있다. 지금은 5권 통일신라와 발해편을 읽고 있는데 후고구려가 나오면서 궁예가 나왔다.


궁예가 등장하면서 관심법에 대한 내용도 나왔다. 나는 로라에게 궁예의 관심법을 설명해주었다. "로라야 궁예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관심법이라는 것을 사용했대!"라고 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로라의 속마음과 로라가 바라보는 나와 토리씨의 속마음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궁예가 그려진 페이지를 펼치고, 로라에게 물었다.

"로라야 궁예가 로라를 보고 관심법을 쓴 것 같아! 뭐라고 했어?"

그러자 로라는 자신이 궁예가 된 양 이야기를 했다.

"로라야! 너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구나!"

그러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하며

"엄마 이것봐요 진짜 사람의 마음을 다 알아요" 라고 했다.

나는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로라에게 다음 질문을 했다.

"로라야 궁예가 엄마에게도 관심법을 썼대! 뭐라고 했어?"

그러자 로라가

"예쁜 딸이 있구나!"하더니 "엄마 진짜 다 맞춰요!" 라고 이야기 했다.

그 대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는 로라의 볼에 뽀뽀를 마구마구 하면서

"진짜 엄청나다 모든 걸 다 아나봐!" 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라에게 질문을 한번 더 했다.

"로라야 궁예가 아빠에게도 관심법을 썼대! 뭐라고 했어?"

그러자 로라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남자구나!"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토리씨 얼굴이 발그레 해지더니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기뻐했다.

그러면서 승리자의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이상하게도 나는 지지 않았지만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토리씨는 나만 들리게 작은 목소리로 '로라야 엄마도 좋은 것 좀 말해주지!'라고 말하며 승리자의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로라가 한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예쁜 딸이 있구나!'라는 말은 엄마가 자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나온 대답 같았다. 엄마는 나를 예뻐하고 사랑해줘!라는 확신에 나온 말이 아닐까?


맞벌이의 고단함으로 정신이 없고 부족한 체력에, 늘 내가 주고 싶은 사랑에 비해 줄 수 있는 사랑이 적어 미안한 엄마인데 내 사랑을 로라가 알아주는 것 같아 괜히 뭉클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로라야 엄마는 늘 완벽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 날들도 많았어.

하지만 약속할게!

지금처럼 매일매일 성실하게 사랑할게!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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