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위로 <24> 가로등

당신만을 위한 작은 스포트라이트가 되어줄게요.

by 릴라랄라

오늘따라
나는 자꾸만 작아집니다.

작아지고 작아져
구석진 어둠 속 웅크린 먼지처럼
세상에 없는듯 사라지고 싶어집니다.

꺼질듯 말듯
위태로이 깜빡이는 등처럼
그렇게 깜빡이다.
이내 꺼져
캄캄해지길 바라게 됩니다.

어둡고 외진 골목의
깨지고 버려진 가로등처럼
당신의 삶에도
빛이 사라졌다고
느껴지나요?

오늘따라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지나요?

그럴 때는
별빛 이불이
고요히 세상을 덮어주는 시간에
나를 찾아와요.

밝은 해의 빛 속에서
당신이 작아 보일 때도
나를 찾아와요.

나는
당신만을 위한
작은 스포트라이트가 되어줄게요.

이 밤의 무대에서
당신이 잊고 있던 당신의 빛을 찾아
조용히 비춰줄게요.

당신은 여전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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