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Tocken Economy)와 크라우드펀딩
나는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편이다. 언젠가 블록체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장면이 강렬하게 남았다. 바로 우버(Uber) 드라이버의 인터뷰였다.
"기사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해요. 우버가 돈을 버는 거예요."
우버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운송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공유경제라고 하지만, 개인 간의 거래는 불가하다. 강력한 미들맨(중개사)인 우버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앙집권형 O2O서비스(혹은 공유서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니 우버가 다양한 사업분야로 뻗어나가 수익을 극대화하더라도, 기업의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한 드라이버는 그만한 돈을 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드라이버들은 우버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우버 창업자의 논란도 한몫하겠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우버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업의 성장과 사용자 사이에 수익적 간극이 양극화될수록, 갈등은 심화된다. 이런 배경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탈중앙적인 성격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되었다. 그리고 물론 차량 공유 서비스에도 접목되었다.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든 '라주즈(Lazooz)'의 드라이버는 이동거리에 따라 '주즈 토큰(Zooz tocken)'을 받는다. 또한 이 앱의 개발이나 디자인 등에 기여를 하더라도 토큰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업의 가치가 증가할수록, 토큰의 가격이 올라 더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것은 우버의 드라이버가 거래 수수료를 약 20%가량을 내고, 기업의 성장가치에 따라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또 재미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최근,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임직원이 아닌 호스트, 드라이버에게 회사의 주식을 나눠줄 수 있는지 법해석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은 의미 있는 파트너들을 주주로 참여시켜, 기업의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눈다는 뜻이다. 즉, 토큰 이코노미(Tocken Economy)와 맥락이 같다.
토큰 이코노미는 기술로 신뢰 시스템을 만들어 사람들 사이에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공동으로 서비스나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공유경제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태동하고 있다. 최근 국내 승차 공유 서비스 풀러스가 대표의 지분 10%를 드라이버들에게 양도하겠다는 언론보도를 낸 적이 있다. 이처럼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주주화가 기업의 성장에 의미가 있다는 가치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거래소(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 등) 상장 이전 단계의 비상장 기업이 사용자들의 주주화를 실현할 수 있는 합법적인 유일한 방법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이미 브루독 등의 해외 사례로 기업의 성장과 주주화가 유의미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브루독 사례는 이전 편을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사실 가상화폐를 공개적으로 매매하는 ICO의 근간이 크라우드펀딩이다. 그래서 토큰 이코노미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도 맞물려 있다.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하도록 하겠다.)
반복적으로 하는 얘기지만, 고객은 바보가 아니다. 고객은 자신이 기업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런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방법을 마련할 것이다. 기업과 고객의 수익의 간극이 넓어질수록, 기업은 더욱더 오랫동안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때,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에게 좋은 방법 중의 하나로 거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