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나는 당신을 좋아해> 말하기 2일 차

by 가리영


보통의 사람 213명에게 스레드를 통해

설문투표를 해보니

[갑자기 왜 그래?]47% 가 많았고

그다음은 [나도 좋아해]40%였다.


1일 차 남편에게 <나는 당신을 좋아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이랬다.


남편은 자꾸 나를 침대로 밀치며

일루 와서 같이 누워있자고.... ;;;


좋다는 말이 뭔가에 대한 허락이라고

생각하는 남편의 앞서간 착각





눕긴 뭘 누워 ~~


213명 중에 단 한 명만 일루 와서 같이 누워볼래에 투표를 했던데 역시 생각도 상위 5%인

남편인가 싶다.


자꾸 누워있자는 남편 때문에 부부사이를

원래대로 무미건조하게 지내야 할까 싶어 졌다. 30일 동안 이걸 진짜로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시작하자마자 생긴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에게 시도 때도 없이

엄마는 이혼해! 당신이랑 살기 싫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 말을 못 해도 20년 넘게 듣고 자랐고 내가 결혼한 이후에도 부모님이 65세가 된 시점까지 엄마는 아빠에게 이혼을 협박이면서도 진심인 듯 저주스러운 원망의 소리처럼 지르면서 사신다.


결혼을 원망하는 그 소리가 지긋지긋했다.


한 번은 진짜로 두 분이 이혼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소원이라는 데 뭐 어렵다고 진짜로 혼자 살으시라고 말해드리고 싶었다. 평생 가족을 위해서 고생하며 사신 아빠가 안쓰럽기도 하고 어떻게 노력해도 그 누구도 맞추기 힘든 까탈스럽고 예민한 성격의 아내를 맞추려고 애쓰는 아빠가 불쌍해 보였다.

그 모습이 자식으로 보기에 괴로웠다. 절대로 나는 그런 가정의 모습으로 살지 않아야지 다짐했었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나에게도 그런 마음이 스며들어있었다. (한 번씩 남편을 원망하고 결혼을 후회하는 마음)


성장하면서 알게 모르게 보고 배워버린 거였다.

남편이 싫으면 이혼이라는 단어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내가 혼자 사는 게 편하려나 싶은 충동이 생겼다. 너 때문이야!라는 원망과 내 안에 까탈과 예민이 엄마처럼 자라나려고 했다.


닮고 싶지 않은 걸 자꾸 닮아가는 모습, 버리고 싶고 따라 하고 싶지 않은데 이상하게 가정에서 배운 건 그렇게 물려받고 싶지 않은 유산이 되어있었다. (내 말투에서나 행동에서 그리고

다 드러내지 않은 마음이 가진 생각 깊은 곳에서까지..)


그 뿌리를 잘라내버리고 싶었다.


아니 뽑을 수 있다면 무성해지지 않도록 쑥 뽑아버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 대한 사소한 원망이나 불평이 없어야

내 하루가 감사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겠구나 싶었다. 행복한 가정과 다정한 부부가 되기 위해 시작한 <나는 당신을 좋아해> 말하기는 그렇게 남편의 엉뚱한 착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미움의 유전자가 조금씩 작아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 2일 2일 차 : 아침에는 남편이 출근하고 하루 종일 만나기 어려울 거 같아 먼저 일어나 남편이 누워있는 옆으로 가 누웠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는 당신을 좋아해!]


그러자 남편이 비몽사몽에 일어나 말한다.


나는 좋아하는 거 말고


[ 당신을 사랑해~ ]


그러더니 뒤에서 꼭 안아준다.


근데 좋아해랑 사랑해랑 차이가 뭘까?라고 묻자


남편은

사랑해 가 더 깊이가 있고 진한마음이야

라고 말한다.


올해 나는 40살 남편은 46살이다.

20대 젊은이들도 아니고 무슨 닭살 돋는 행동들과 말이냐 싶겠지만 나는 당신을 좋아해라는 말 한마디가 20대 때의 마음처럼 부부사이를 설레게 했다. 나이만 먹었지 여전히 마음은 팔팔하다.

단지 마음과 달리 몸이 골골할 뿐이다.


그렇게 2일 차 당신을 좋아해라는 말 한마디로 오늘도 조금 더 뭉클하고 따뜻하게 시작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챌린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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