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갑인지 알아보는 방법

그냥 일상의 관계에서도 갑과 을이 있더군요.

by 가리영

상대에게 까칠하게나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소 표정이 안 좋아보이거나 우울해보일때는 있다. 누군가에게 기분이 나빠서 내 감정은

지금 이거야하며 노골적으로 티를 내는것이 아니다. 티가 나는 건 우울이나 기운이 없을 때이다.


내 내면에 미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걱정이나 우환 그리고 근심 걱정이 가득 찬 것 뿐이다.

밤새 뇌전증으로 발작하는 아이를 지켜보며 병간호하다가 아침이 되어 공적이 자리에 가야할 때라든지

물질적으로 궁핍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해결방법이 없다라든지

누명을 씌우게 되서 억울함이 가득하든지

오해가 생겨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다든지


단지 내가 널 편협한 판단으로 별로야라고 생각하며 까칠하게 대하지 않는다.


내 개인적인 우환이 아닌 타인에 대한 불편함이 나올 때에는 적어도 10번정도는 비슷한 불쾌한 경우를 당하고 아 정말 아니구나라는 것을 결정한 뒤에라고 해야할까? 나도 사람이기에...


누군가와 불편한 관계를 맺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라든지

가진 재물의 정도라든지

미모의 기준으로 상대를 더 높게 올리고

나를 내린다거나

아니면 내가 더 우위에 있어하며

상대를 하대하지 않는다.


강약약강의 사회적 갑과 을을 놓고

비겁하고 비열하게 행동하고 처신하는 것을

가장 비굴하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가진 사회적 지위는

그 사람의 노력과 성취이기에 박수를 보낸다.

재물은 그저 불편하지 않고

좀 더 나보다 더 편하게 살겠구나 싶어한다.

미모는 타고난 것이기에 아름다움을 보긴 하지만 타고난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좀 더 내가 잘 살기 위해서

내 처우가 좋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갑이 되려하지도

일부러 을이 되어

상대에게 저자세를 보이지도 않는다.


내가 을이라면 을에 입장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갑이 보내는 요구사항이 공공의 유익함을 위한다면 기꺼이 헌신과 충성을 다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지위에 의한 요구라면 스멀스멀 안에서 옳지 않아라는

민원적인 의지가 끓어오른다.



나는 왜 타인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 웃어주었는데

내 마음은 싸대기를 맞은 듯

찰싹거림에 쓰라린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될 때가 있다.


단순한 편안함에 다가간

나의 털털함과 허울없음이

상대에게 편안하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무례함을 표현할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배우 진태현은 사람을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하수 인척 한다고 했다.

나는 일부러는 아니지만

나를 어려워하지 않기를 바라며

그저 관계의 평등과 평온을 위해서

편안함으로 다가갔다.

그게 하수가 되어버린 모습이었을까?


더 웃어주고 더 섬겨준 친절함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가벼움으로

느껴졌다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그 실망은 나에게 약이 되었다.

상대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으니 말이다.


때로는 좋지 않은 감정이

좋은 관계를 위한 기준이 되어준다.

사람 저 사람 어느 상황에서나

모두와 두루두루 잘 지내길 바라는 나는

몇번의 실망과 상처를 거치며

40대 중년이 되었고

관계에 있어서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대의 친절함을 가볍게 여기는 자

상대의 배려를 무례하게 대응하는 자

상대의 세심한 관심을 비하하는 자

이익이 없으면 뱉어내듯이 함부로 대하는 자

목소리가 작다는 것이 결국은 마음의 참아내는 그릇이 크다는 것을 들여다 보지 못하는 자



그들은 온전한 관계를 맺기 어려운

무례함을 갖춘 인성이

부족한 갑이라는 것을 말해본다.


가끔 그런 사람들만 모인 세상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과연 그 안에서 을이 된 자는

바람직한 인성을 갖게 될까?

라는 상상을 해본다.


어쩌면 그렇게만 모여서 사는

외딴 섬 마을이 있기를 바라면서

내 마음을 위로받는지 모르겠다.


나쁜 갑은 쉽게 착해지지 않는다는 결론만 내리며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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