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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n 11. 2024

97/100 나의 멜랑꼴리아

귀찮은 하루를 살지 않도록

너무 귀찮아서 한동안 절전모드로 살았다. 하루하루 쳐내면서 다가오는 모든 과제가 공평하게 싫었다. 나에게 왜 이래? 할 정도로 나 자신만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애초에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절하지 못하여 쌓인 과제를 보며 한숨을 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럼 그 원망은 고스란히 나 자신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힘들어한다. 달가운 만남마저도 달갑지 않고 그저 쉬고 싶은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가 모두가 있겠지. 그럴 때는 귀 닫고 눈 닫고 그래야 하는 것일까? 나는 데이터를 잔뜩 소모하고 낭비하는 비효율 적인 삶을 살아서일까? 귀찮아 죽겠다. 제아무리 달가운 제안이라고 해도 그 시간에 쉬고 말지,라는 생각이 잔뜩 자리한다. 일만 일이 아니다. 때로는 즐거운 이벤트조차도 다 똑같은 버거운 자극일 뿐이니. 나는 스쿠루지처럼 내 안에 이슈들을 다 끄고 다니기 바쁘다. 냉골에서 자도 된다. 방이 많으면 불 켜진 방이 있나 확인을 해야 한다. 그조차도 어려우면 그냥 두꺼비집을 내려버린다. 외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바빠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분주히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럴 땐 정말 불 다 끄고 기절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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