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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n 10. 2024

96/100 나의 멜랑꼴리아

오늘도 무사히

하루하루 과제를 쳐내고 있다. 힘들다는 생각은 몰아서 하느라 그 순간에는 정신없어서 오히려 편하다. 다만 안 할 때 딴생각이 밀려온다. 안 할 수 있는 온 핑계를 끌어다 쓰는 기분이다. 그 달콤함은 가짜라는 걸 이미 알아서 전진하지만 너무 강력하다. 그 달콤함에 번번이 속아 무너진 나의 공부, 다이어트, 인격 수양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전한다. 포기보다 목표를 설정하는 게 더 마음 편해졌다.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게으름과 좌절의 끝판왕이었건 내가 바나나 껍질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빠릿빠릿해졌다.


 부정적인 기운에서 탈피한 비결은 바로 불안과 결핍이다. 최근 나는 오리처럼 물갈퀴를 휘젓는다. 물 밑으로 가라앉은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이 지긋지긋하기 때문이다. 비록 숨차지만 플래시 에어가 들어와서 내 폐는 팔딱인다. 오늘도 나는 가라앉지 않기 목표를 이뤄낸 것이다. 살아낸 것이다. 오늘도 무사히. 진심으로 촛불 앞에서 내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말이야, 오늘도 짐 한 보따리 버렸다? 예전엔 군더더기인 줄도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달리 보여. 보내도 될 것 같아. 내 미련퉁이 감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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