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Aug 13. 2024

113/200 나의 멜랑꼴리아

휴가의 순기능

최근 정말로 휴식이 없었다. 쪽잠을 자는 것도 감지덕지하지. 커피 한잔 타먹기도, 밥 먹기도 놓치게 되더라. 하루를 나노단위로 끊어서 사용하지 않으면 얼레벌레 일을 그르치게 되더라. 그렇다고 24시간을 다 쓰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표에 딱딱 맞게 살기 위해서 몸부림을 하고 있다. 그럴 때는 토끼처럼 맥박도 토끼토끼 뛰고 있다. 그러니 내 안에 나무늘보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제발 쉬엄쉬엄하라고 비명이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최선을 다 해서 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도 방학이 필요하더라.


그리고 드디어 내게 휴가가 왔어. 일을 하려고 랩탑 PC를 싸들고 왔지만 도무지 글 쓰는 일 고는 하고 싶지가 않아. 당연함에도 그 당연함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 온몸이 흐물흐물 해파리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나는 슬라임이 되어버리고 싶더라니까. 아니 이미 슬라임이 되어버렸을지도 몰라. 나 역시 부드럽고 평온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왜냐하면 내 미소가 걸린 것을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는다. 딱히 특별하고 유난한 휴가는 아니지만 그저 조용하고 한적하여 감사하다. 이 여유를 일상으로 가져가고 싶다. 그리고 나의 여유를 저축했다 쓰고 싶어.

매거진의 이전글 112/200 나의 멜랑꼴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