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로Roro Aug 25. 2024

120/200 나의 멜랑꼴리아

투덜이 방지 시스템

나는 엄청난 투덜이 었다. 좋다, 싫다  말 못 하니 뒤돌아서 커진 불만 주머니가 마치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붙어 다니더라. 그러니 삐뚤어진 마음으로 살게 되더라. 누군들 싫다는 소리를 쉽게 내뱉겠냐만은, 나는 유독 어릴 적부터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져 살았으니 고질병이렸다. 싫다는 표현 뒤에 피어오르는 죄책감은 감당하기 무거운 것이었다. 그래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불만과 투덜댐은 반점처럼 내 몸에 펴 발라져 있었지. 하지만 이제 나도 성인이야. 성인이 된 지 한참이 되었음에도 나는 이제야 어른으로서 한발 성장한 기분이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해 왔어야 할 거절의 연습을 이제야 하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은 아직 서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선택에 책임을 지고 후회를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연습을 통해, 투덜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간다면 내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지 않을까? 언제나 사슬 같은 것이 내 마음을 둘러쳐졌다면, 이제 나도 그것을 제거할 수 있고 다시는 나를 둘러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구속의 사슬은 외부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결코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확신이 없고 두려움에 찬 상태로 살아가다 보면 나 자신이 스스로를 얽매이는 형태로 가기도 하는 것이다. 투덜이가 되지 않겠다. 보다 확실하게 내 의사를 밝히고 또 당당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길 원한다. 생각보다 깊은 다짐을 통해 내 마음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이 가동되면 내 마음은 정말 무결한 자유를 향해 한 걸음 향할 수 있지 않을까? 이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19/200 나의 멜랑꼴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