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들어온 몰핀..
"둘째는 언제 낳지?" 를 첫임신주제에 먼저 생각하고 있던차였다. 하지만 진통을 하면서 다시 이 고통을 겪을 자신이 없어졌다. 무통주사를 맞기 전까지는. 온몸을 뒤틀며 소몰이꾼처럼 곡을하며 지옥불에서 불타다가 무통주사 효과를 보는 순간 온 몸이 평온해지고 배에 숭고한 고통만이 고요히 느껴졌다. 물론 척추사이에 주사액이 흘러들어가고 발끝까지 전기가 찌릿할때는 최악의 기분이었지만 내 고통은 급감했고 아가낳는 힘줌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통은 여전했고 눈물이 범벅이 되던 찰나 거짓말처럼 아가가 미끄럽게 쑥 빠져나오면서 어여쁜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정신을 잃을락말락한 경계에서 내 몸의 일부였다가 분리된 낯설고 동그란 아이의 얼굴과 처음 마주쳤을 때, 그 순간만큼은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눈을 통해 몰핀이 흘러들어오듯이 아기와 눈 마주친 그 순간은 아주 고요히 천천히 흘러닸다. 노련한 간호사는 젖이 나오진 않았지만 엄마냄새를 익히기 위해 아가에게 젖을 물려줬고 아기는 내 목소리를 듣자 눈을 떴는데 힘이 딸려 한쪽만 뜬 채 (윙크 상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계속 반복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보고싶었어요."하며 아가의 태명을 불렀다. 나와 아가는 같은 우주안에서 서로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쓰디쓴 고해에 결국 태어난 아이였지만 나는 네게 달콤한 존재가 되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