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46) 나도 쓰고 있는 그 향수 '르 라보'

롱블랙 11월 15일, 문장채집 no. 246

롱블랙 11월 15일, 문장채집 no. 246

르 라보 : 조향사의 백스테이지를 오픈해, 향수계 트렌드를 이끌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84 


1. 르 라보는 니치향수(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의 혁신을 불러온 곳이래. 매장에 가면 조향사가 직접 향을 블렌딩하고 있어. 바리스타가 커피 내리듯. 샌들우드(백단향)향의 유행을 선도한 브랜드. 


2. 니치 향수는 2021년 역대 최고 규모를 갱신(111억 2000만달러_15조8271억). 2027년에는 161억8000만달러(22조 9400억) 규모에 이를 전망. 이 호황의 핵심에는 조 말론, 프레데렉 말, 이솝 이 세 브랜드가 있어. 그런데 이 셋의 매력을 한데 모았다고 평가 받는 게 '르 라보'. 조 말론 같은 성분 위주의 제품, 프레데릭 말의 장인 정신, 이솝의 자연주의/미니멀리즘 브렌딩을 합쳐졌다고 해. 2014년 르 라보는 에시티로더에 인수. 


3. 르 라보는 2006년 프랑스 그라스에서 출발. 스위스 출신 에디 로시와 프랑스 출신 파브리스 페노가 공동 창업. 두 사람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에서 만났고, 그곳에서 디테일을 배웠어. 어느 날 두 사람은 '아르마니에서 더 이상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생각. 일을 즐기는 날보다, 회사 욕 하는 날이 더 많았어. 두 사람은 '욕하지 않을 수 있는 미래'를 상상. 그 답은 상업주의에서 벗어난 향수를 만드는. 그게 르 라보.


르 라보의 창업자 파브리스 페노(왼쪽)와 에디 로시. 두 사람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향수 레이블에서 일하다, 대량생산 향수에 싫증을 느껴 르 라보를 만들었다. ⓒ르 라보


4. 르 라보는 초기에 충격적인 매장 경험으로 주목. "우리가 선보이고 싶었던 건 단지 고급 향수가 아니었어요. 그 뒤에 숨겨진 장인 정신. 향수 제작의 백스테이지를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매장을 조향사들의 연구실처럼 꾸몄어요. 브랜드 이름도 프랑스어로 연구실이란 뜻. 마치 조향사의 낡은 연구실에 온 느낌. 


5. 그들의 공간 미학은 일본의 와비사비 정신에서 영향. 와비사비는 화려한 치장 없이 단순할 때. 비로소 물건의 본질이 보인다!는 미의식. '물건은 오래될수록 가치가 생긴다'는 철학. "와비사비는 불완전함, 그리고 겸손함의 아름다움입니다"


6. 이 낡은 매장에서 어떤 경험? 우선 손님이 제품을 골라. 그러면 '소울(soul)이라고 불리는 직원이 조향을 시작해. 그들이 만드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여기에 개인화 전략이 더해져. 라벨을 붙일 때 구매 날짜, 장소, 손님이 넣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주는. 이른바 '퍼스널 라벨링'. 세상에 하나뿐인 향수. 이러니 팬들이 모일 만하지?


7. "향수 산업은 지금껏 펑키한 포장과 광고로 주목받으려. 하지만 지극히 섹시한 향수의 본질은 잊고. 그건 바로 조향사의 작업. 오늘날에도 조향사가 향수를 만들어요. 그들이 어떻게 향을 고르고 어떻게 비전을 향수로 만드는지 볼 수 있는 연구실은, 그 풍경 자체로 인상적입니다"


8. 르 라보의 대표 향수는 상탈33. 2010년 출시. 상탈33은 샌들우드 향의 원조라 불려. 삼나무 바이올렛 앰버 등을 사용해 향을 냈지. 나무 냄새일 거 같은데, 달달하고 부드러운 향. 인기가 엄청났어. 마치 하나의 사회 현상. 


르 라보의 캔들로 향기 마케팅을 하는 뉴욕 그래머시 파크 호텔. 그래머시 파크 호텔은 상탈26이 기초가 되는 케이드26 향을 사용한다. 해당 호텔 전용 캔들이다.ⓒ그래머시 파크 



9. 시티 익스클루시브는 조향사들이 직접 세계를 여행하며 각 도시를 테마로 만드는 향수. 도쿄 가이악10, 런던 프아브르23, 서울 시트롱28 등 현재 14개 도시의 향수가 있어. 


2011년 가이악10을 시작으로 전개되고 있는 시티 익스클루시브 시리즈. 조향사들이 직접 세계 도시를 여행하며 도시에 대한 인상을 향으로 묘사하는 과정이다. ⓒ르 라보


10. "나는 기술, 트렌드, 오늘날 세상의 모든 말도 안 되는 것들로부터 영향 받지 않으려 합니다. 그게 내가 성공한 유일한 방법이죠. 그리고 그 노하우를 고객 그리고 직원과 공유합니다. 나에게 영감은 자연과의 연결, 고요함, 고독, 책을 통해 경험하는 아름다움, 일몰에서 시작됩니다. 백화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11. 우리는 외부인에게 향수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습니다. 나는 창조가 전제정치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특히 향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게, 더더욱 이상적이지 않아요. 그 말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아 개성이 희석되고 결과적으로 대중 제품이 되기 때문이죠.


르라보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lelabofragrances/ 


매거진의 이전글 245) 돈가스 장사에서 커피 장사로, 테라로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