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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가 아니다, 탕진이다.

탕진하고 있다.

애써 쓰고 있다.

99만년만에 성과급이라는 웃돈을 받아

이걸 고이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고 싶지않아

어떻게든 쓰고 있다.

살까 말까 번뇌속에 번번히 포기했던 것들을 생각하고,

이거 있음 좋겠지만 어렵겠지 했던 것들을 다시 생각했다.


그렇게

캐논 미러리스 M50을 샀다.

DSLR이 있지만 기동성과 휴대성이 약하다.

폰카는 늘 아쉬움이 있었다. 카메라를 마음에 품었던 이유는 내가 관여하거나 참가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이쁘게 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컸다..라고 해야 위안이 될까.


두번째로 지른 건 뱅앤올웁슨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지금은 긴 줄이 있는 이어폰을 쓰는데

매번 줄 푸는데 시간이 쓰였다. 만원 지하철에선 유독 심했다. 주머니에 쑤셔 넣고 다니니 자주 이어캡을 분실해 쓰기 곤란했던 적이 많았다. 장거리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갈 때 긴 선이 얼굴을 간지럽혀 깨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이왕이면 이쁜 걸 사고 싶었는데 상품들을 보다 이걸로 확. 질렀다. 그들의 스피커는 집구석에 못 들여도 그들의 이어폰은 귓구석에 들여놓게 된거다.


신발도 샀다. 요즘 나이키 왜케 이쁜가. 아디다슨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두어달 전에도 직구를 통해 나이킬 샀는데 그것도 참 이뻐서 샀다. 그런데 그게 겨울용 신발이라 봄과 어울리지 않았다.

이건 보자마자 눈에 확 꽂혔다. 역시 직구였다. 그런데 다음날 판매자 문제로 주문취소가 된거다. 또 주문했고 또 취소가 됐다. 다른 사이트에 찾아 들어가 재도전, 성공했다. 승리의 여신, 나이키를 품기위해 독기를 품었던거다..라고 헛소릴 해 본다.


몇가지 살 것들을 더 훑어본다.

물건만 사는 건 아니다. 책도 산다. 그리고 매거진 하나를 정기구독 하려고 한다. 작년에 한겨레21을 10년 가까이 구독하다 끊었다. 그들의 지향과 가치는 열번 지지하지만, 읽는 재미가 없어졌다. 어떤 걸 읽어야 붕 뜬 ㅁㅏ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요즘 넷플리스 정기결재, 유툽 정기결재로 매달 2만원이 꾸준히 나간다. 이것 말고 텍스트 기반 매거진 하나를 찾고 있다.


가장 큰 탕진은 상하이 비즈니스 여행을 가는거다.

상하이. 언젯적 도시인가. 혼자 가는게 아닌 가이드가 있고 컨셉이 있는 여행이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2박3일과 유사하다. 그걸 다녀오며 리뷰빙자리뷰를 만들게 되었으니, 이번 상해도 멋진 자극이 될 거 같다.


미러리스 카메라 챙겨 가야지.

뱅앤올웁슨 이어폰 챙겨 가야지.

신발은 안타깝게도 여행 후 도착.


거침없는 탕진탕진탕진.

보너스는 쥐뿔인데 빠져드는 이 재미에 현타 개뿔.


아 그러고보니 카카오란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이제 2일 남았네. 탕진의 끝이 보인다. 불태우고 그 재로 다시 뭔가를 해 볼꺼다. 이 낙관,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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