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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고마워요!

집은 인천 회사는 판교. 왕복 4시간 거리.
2018년 집과 회사 '사이'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나.


길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아주 짧은 거리도 여러 방법과 루트를 통해 갈 수 있다. 긴 거리는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그 사이 골목길만 몇개인가?

골목길마다 다른 공기가 흐른다. 그곳에 누가 있고 어떤 공간이 있느냐가 각각 색다른 경험을 만든다. 그 공기를 듬뿍 마시며 진행한 집과 회사 사이 '사이드 프로젝트(드..는 묵음이닷!)'를 간단히 정리해 본다. 

장기(2~3년째 이어지는) 프로젝트가 있고 단기(하루만 짠!) 프로젝트가 있다. 큰 규모(한번에 100명이 넘는)프로젝트가 있고 작은 규모(15명 내외) 프로젝트도 있다. 어렵게 해 온 게 있고, 쉽게쉽게 해 온 것도 있다. 전체를 관통하는 화살촉 하나 있는데 '느슨한 연결'이다. 일터(카카오)도 '연결'을 얘기하고, 사이드로도 '연결'이 화두였다. 그게 왜 나에게 중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그걸 할때면 마음이 떨렸다.


내게 재미와 의미가 있으니 (#꾸역꾸역)했고, 결국 경험으로 남아 피와 살이 되어, '사이' 근육 좀 더 딴딴해졌. 한편 과하게 먹고 마신 경험은 잉여로운 살만 곳곳에 만들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멋진(능력자)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의 도움과 지지와 조언 덕분에 '꾸역꾸역'했어도 슬프지 않았다.  여러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는데, 죄다 맛있는 햄이 가득한 부대찌게의 '사리면'처럼 능력자들 사이 '꼽사리'로 끼어 들었다. 그러니 집과 회사 그 짧은 '사이' (시간)에도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거다. 운까지 따라 큰 실패없이 한 해를 보냈다.(돈만 따르지 않았다...ㅎ)


1. 1월-12월 리뷰빙자리뷰 총 19개 

- 카카오에서 2개를 했고(산티아고 순례길 리빙리, 100개 양말 프로젝트 리빙리)

- 바깥에서 17개를 했다.(아래 페북 페이지 참고)


 [리뷰빙자리뷰 페이스북 페이지]

낯선대학만큼 애정이 깊어진, 리뷰빙자리뷰.

상반기까진 느슨하게 진행하다 어느 날부터 삘을 받아 거의 매주 진행했다.

그랬더니 18번째 리뷰어까지 등장했다. 혼자 꾸역꾸역 끌어가다 스텝이 생겼다. 그들과 함께 2019년의 리빙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 녀석, 잘 클 거 같다.


2. 3월 낯선컨퍼런스(제주 플레이스 캠프)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진행한 낯컨. 2년 연속 제주 플레이스 캠프에서 진행했다. 올핸 플레이스 캠프 김대우 GM이 스텝으로 참여해 도움이 컸다. 작년엔 기획자, 올해는 메이커들의 언컨퍼런스였다. 김작가도 스텝으로 참여했고, 그 감회를 이렇게 기고글로 풀었다. 낯컨을 지대로 소개했다. 


3. 3월-12월 낯선대학 3기

3년째 진행된 낯선대학. 올해 총장은 카카오 동료인 연지님이 맡았다. 나는 스텝에서 빠져 학생으로 참여했다. 출석률은 1기 2기때와 비교해 조금 떨어졌다. 그래도 60%는 참여한 거 같다.

3년차가 되니, 낯선대학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올핸 방송을 탔는데, 능력자 작가님이 짧은 시간동안 낯대를 너무나 멋지게 소개해줬다. 이제 낯대가 뭐하는 곳이니? 질문을 받으면 이걸 공유하면 쫌 편해진다. (이 영상 나래이션은 낯대 3기에 EBS 용경빈 아나운서가 맡았다. 물론 작가에게 이 학교의 존재를 알린 이도 그다.)


4. 4월-12월 낯선대학 y 1기 

[낯대y 인스타] 보면, 그 분위기를 쪼큼 알 수 있다.

25-32세가 참여하는 낯선대학 y. 2017년 하반기 베타를 거쳐 올해가 첫번째 시즌(1년)이었다.


스텝 세팅을 돕고, 입학식과 졸업식에 참여했다. 수업 3번과 올출 데이에 참여했다. 낯대y는 격주 금요일에 진행되었고, 작은 동호회 활동이 유별나게 많았다. 책 읽는 낯선언희, 술 마시는 모임, 점자 읽는 법을 알려주는 번개 등. 체력짱, 호기심짱. 33세 이상 낯대 멤버들과 노는 힘이 달랐다.


5. 낯선위원회

낯선위원회를 만들었다. 낯대 3기, 낯선동문회(1기,2기) 낯대y 각 리더와 스텝들이 모였다. 낯대가 직면한 혹은 직면하게 될 주요 이슈(장소, 상호 연결, 4기 운영 등)들을 분기에 한 번씩 모여 협의했다.


12월 27일(목)에 낯위 스텝 회의가 목금토에서 진행됐다. 올해를 리뷰했고 내년을 기약했다.  2019년에도 낯대, 낯동, 낯y가 진행될 거다.


6. 매거진B 츠타야 리뷰(5.17)

독서모임 하나를 만들어볼까? 싶어 테스팅을 해봤다.

매거진b 츠타야를 읽고 모였다.(정확히는 츠타야에 관심 있을 분들을 섭외했다)


매거진b 편집장, 트래블코드 이동진 대표, 장준우 셰프, 장영학 작가 등이 모였다.  그날 비가 억수로 왔는데, 이야기도 억수로 쏟아졌다. 츠타야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나 보다. (장소는 종각타워 스타벅)

독서모임은 한번하고, 잠시 접어뒀다. 언젠가 본격적으로 할 때가 있을거다. 느낌만 잊지 않기로~(약속해요~^^)


7. 개뿔콘(9월14일)

[경향에서 개뿔콘을 소개했다]

[개뿔콘 페북페이지]

라이프스타일 컨퍼런스(비마이비 주관)에 갔다가, 쉬는 시간에 여러 지인들을 만났다.


그날 밤. 페북에 행사 풍경을 옮겼다. 컨퍼런스에서 들은 이야기도 좋았지만(특히나 최인아 책방 최인아 대표님) 쉬는 시간에 우연히 만난 한 명 한 명 소환했다. Daumkakao에서 '열'하다 이직한 분들이 대다수였다. 그들을 엮어 컨퍼런스 연사로 세워도 재미있겠다란 얘길 마지막에 했다. 그때 떠올랐던 게 [평생직장개뿔 개인의시대] 컨퍼런스다. 문화평론하는 차우진 님이 댓글로 응답했다. "하자하자!!"


컨퍼런스가 어디 쉽나? 이 생각은 생각으로만 존재했다. 그러던 중 '국제도서전'에 갔다가 우연히 우진 님을 만났다. 어쩌다 컨퍼런스 얘길 꺼냈다. 질풍노도의 그. "하자하자!!" 그날 밤 페북에 이 얘길 올렸다. 여러 명이 댓글로 같이 하고 싶다며 손을 들었다. 그렇게 스텝들이 모였다. 그렇게 모인 이들의 협업을 통해 이토록 멋진 컨퍼런스가 만들어졌다.
(물론 나의 역량이 좀 더 넘쳤다면 더 좋았을 것을 ㅠ 함께한 스텝들의 고생이 많았다.)


8. 10월 낯선 교토

2017 (퇴사준비생의)도쿄를 다녀왔다. 그 경험으로 만든게 리빙리다. 올핸 가족 여행 말고는 여행을 못갔다. 이 와중에 도시재생이 국 주요 아젠다로 얘기되면서 '교토'이야기가 곳곳에서 넘쳐났다. 그렇게 교토가 나를 부르는게 아닌가. 그럼 반응을 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그래서 낯선 여행, 낯선 교토 프로젝트를 띄웠다.^^


코엑스를 먹여 살린다는 (풍문만 있는) '화봉'형과 손을 잡았다. 서로 멤버를 (풍문으로) 모았다. 그렇게 서로 몰랐던 이들이 교토로 모여들었다. 여럿이 모이니, 호텔보다 에어비앤비를 택했다. 그래서 100년 된 고택을 숙소로 정할 수 있었다. 각자가 원하는 일정대로 움직이고, 마음이 맞으면 같이 움직였다. 밤에는 함께 먹고 마셨다. (함께 먹으면 더 많은 메뉴를 맛 볼 수 있다.) 그날의 교토를, 그날 하루를 서로 리뷰했다.


9. 10월 폴인 컨퍼런스 _ 5년 후 일의 미래

여름 어느날, 임미진 기자님을 만났다. 여름 폭염만큼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뜨거움엔 힘이 있었다. 그때부터 그가 하는 것들이 계속 보였다. 아니 끌렸다.  그는 '폴인(지식콘텐츠 플랫폼)'을 이끄는 분이었고, 매달 흥미로운 컨퍼런스를 만들었다. 그 어려운 걸 매달 (고퀄로) 만드니, 폴인 외계인설까지 등장했다.ㅎ

운좋게 외계인이 만드는 10월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OEC 장영화 대표님의 추천이 있었다고 들었다.(고맙습니다..^^)


행사에 앞서 인터뷰를 했고 그것이 이렇게 기사로 나왔다. 가문의 영광을 (민망하지만) 페북에 공유했다. 역대 최대 좋아요!가 나왔다. 500개가 넘었다. 이 기사는 일파만파 퍼졌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들이 의외로 많았다. 몇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고, ebs '시선' 다큐팀이 리빙리를 취재해 방송에 띄웠다. 


10. 11월 SWDW

서울 워크 디자인 위크행사에 참여했다. 앞선 폴인 컨퍼런스와 간발의 차로 진행된 행사다.

퍼셉션 최소현 대표가 좌장으로 '100세 시대 커리어 전략' 세션을 이끌었다. 제현주 대표, 김대우 GM과 세션 발표자로 함께했다. 무엇보다 이 멋진 분들과 한 무대에 섰다는 것이 여전히 가슴 설레고 기쁜 일. 가문은 모르겠고, 개인의 영광이었다.


11. 11월 월간 서른

[보안소녀 이은경님이 깔끔하게 정리한 그날 이야기]

[월간서른 발표에 앞서 진행한 인터뷰]

월간서른 얘긴 자주 들었다. 강혁진 대표님과는 스얼 클럽에서 인사를 나눴다. 알고보니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져스'를 만든 장본인 아닌가. 어후 능력자! 월간서른은 박요철 작가님 페북을 통해 자주 접했다.

능력자가 만드는 월간서른 11월 행사에 참여했다. 대략 100명이 모였다. 긴장이 간장 되어 짠 땀이 흘렀다. 앞선 컨퍼런스는 내가 엎질러도 (능력있는) 이들의 커버가 가능해 부담이 덜 했는데, 이 행사는 나혼자 2시간을 끌고 가야했다. 겁없는 서른에게 겁많은 마흔이 뭘 얘기한다는게 얼마나 큰 아이러니인가. 다행히 곳곳에 지인들이 있어 그들에게 눈을 맞추며 2시간을 달렸다. 끝나고 참여한 몇 분들과 와인을 마셨다. 그날 밤, 달만큼 달았다. 강대표님에게 현찰로 받은 돈은 술과 인천가는 택시비로 탕진했다. ㅎㅎ


11. 1월-4월 100일 프로젝트 8개

12. 6월-10월 100일 프로젝트 12개

13. 11월 30일 프로젝트 27개

2017년에 시작한 100일 프로젝트. 그걸 올해도 이어갔다. 어쩌다 판이 점점 커졌다. 카카오에서 30여개, 외부에서 10여개를 진행했다.

2년동안 여러 프로젝트들이 이어지니, 집어등처럼 멀리까지 빛났다. 빛을 고 조금 어두컴컴했던 삶에 무언갈 만들게 되는데 자세한 얘긴 내년 초 즘~ 할 수 있을거 같다. 힌트는 덕업일치.


이외 독서모임 2개(렉토, 독세논업)에 참여했고(로 쓰지만 불량 멤버였다. 출석률이 높지 못했다 ㅠ), 문토 '셰프의 테이블(장준우)'에 두어달 드나들었다.

17편의 영화를 봤고(거의가 블록버스터다),  1편의 연극(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봤다. (올핸 뮤지컬과 콘서트는 못 봤다.) 서울숲 재즈 페스티벌과 펜타포트 락페를 갔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하며 분명 많은 것을 얻 또 성장을 했지만 잃은 것, 아쉬운 것도 있다. 건강은 이전보다 후퇴한 걸 느낀다. 착륙하는 뚱뚱한 애드벌룬같이 하강하는 체력을 실감한다.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못 가진 게 참 아쉬웠다.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크는데 그들 기억 속에 좀 더 자릴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오늘 둘째를 안고 두 눈을 맞춘 후 싱글생글 웃으며 장난을 쳤다. 너무 좋았다. 아이들과 깔깔대는 경험을 좀 더 하고 싶다.

 

올해는 유독 은근과 끈기가 모자랐다. 들떠있었고 가벼웠다.

즉흥이 많았고 심사숙고해 말과 행동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함께 하는 분들이 힘들어했을 부분들이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일, 집안일, 사회생활, 사이드프로젝트 등 여러개를 하다 보니 하나하 깊이가 모자랐다. 그리고 전체를 관통하는 맥락이 부족했다. 브랜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분주하게 지낸 2018년. 이제 곧 끝난다. 이틀 남았다.

일요일과 월요일. 절묘한 균형이다. 2019년은 삶과 일의 균형. 일상의 균형. 일과 일들의 균형. 관계의 균형. 몸의 균형(건강)이 잡힐 수 있도록.


골목길에서 만난 모두에게 감사하고,
그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골목길을 헤맨다.

2018년 안녕, 2019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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