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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누우리 Dec 16. 2018

마흔이 서른에게

#201811 느슨한 관계가 주는 힘


마흔 = 불혹


마흔이 되면 모든 것에 다 해탈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 마흔이 되니 더 불안할까요?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직장에 헌신했더니 헌신짝처럼 버림받을 것 같습니다. 일 외에 잘하는 것도 특별히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이만 먹고 딱히 이룬 것도 없습니다.


월간서른 2018년 11월(11/29) 모임에서는 직장을 다니면서 낯선대학, 리뷰빙자리뷰 등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남다른 마흔을 보내고 있는 록담(백영선)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믿고 있는 느슨한 관계의 힘이란 무엇일까요? 낯선대학, 리뷰빙자리뷰, 데이즈프로젝트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01 낯선 대학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무엇인가 돌파구가 간절히 필요했습니다. 야간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상황, 회사-학교-집 지리적인 위치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도저히 대학원을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대학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며 지인 7명과 함께 시작을 한 것이 바로 낯선 대학이었습니다.


7명이 7명의 지인을 초대하면서 시작한 낯선 대학은 현재 15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낯선 대학을 통해 느슨한 연결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런 이해관계없이 맺는 타인과의 느슨한 연결 속에서 우리는 낯선 여행을 떠납니다.


낯선 대학은 '낯선 사람 효과'라는 책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직과 결혼을 할 때에 친한 친구보다 오히려 한 다리 건넌 느슨한 관계에 있는 분들에게 소개받아서 이루어지는 경험이 많았을 것입니다.




낯대는 1년간 어떻게 돌아가나?

1월 스텝구성

2월 - 3월 학생 초대

3월 입학식 (자기소개 / 수업일 뽑기)

4월 MT

8월 방학 / 올출 데이

10월 대동제 (운동회 - 낯선 운동회 or 플리마켓)

12월 졸업 수료 송년회 (졸수송) : 7번의 출석, 1회 발표



낯대 자격요건

나이 제한 : 33세 이상 45세 미만 (아웃라이어 1만 시간의 법칙 직장 생활 7년이 1만 시간)

   이유는 이 정도 나이면 발표도 가능하고 인생에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나이라 생각했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2교시 (개학하는 날 연간 커리큘럼이 만들어짐)

   학비는 30만 원 (운영비, 간식비, 행정조교 있음)



낯대 구성


낯선대학은 낯동(낯선동문회)과 낯대3(낯선대학3기), 낯y(낯선대학y)가 대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총괄적인 낯선위원회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낯선 대학y


낯대를 하고 보니 ‘이 멋진 연결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어떨까?’로 시작한 게 ‘낯선 대학y’입니다. 낯선대학의 young 버전입니다. 2017년 하반기 베타(시범) 운영한 후 올해 공식 1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격주 금요일에 모여 낯대처럼 서로의 경험과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멘토멘티 시스템은 베타에서 테스팅해보니 운영이 어려워 낯대처럼 각자 발표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낯선 컨퍼런스


2017년, 2018년 2회 진행된 낯선 컨퍼런스(낯컨)는 낯대의 2박 버전입니다. 낯선 이들이 각자의 문제를 던지고 서로 돕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집은 낯대와 동일하게 지인의 지인 초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3명씩 데리고 오게 해서 각자의 문제점을 하나씩 이야기하는 2박 3일 네트워킹은 제주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제주라는 공간이 만들어 주는 특별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같이 해결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낯선 대학과 다른 연결이 생겼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해결 못하는 고민은 서울에서도 이어서 진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02 '문득' 시작한 리뷰빙자리뷰


리뷰빙자리뷰(리빙리)의 시작은 "퇴사 준비생의 도쿄" 여행이었습니다.


퇴사 준비생의 도쿄”는 트래블코드에서 퍼블리에 올린 리포트였습니다. 새로운 비스니스 인사이트를 준 리포트 형식의 문서를 3만 원을 주고 구독할 정도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트래블코드에서 주관하는 "퇴사 준비생의 도쿄" 여행을 참여하게 되었고 이 경험을 주변 지인에 얘기를 했더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카페에서 퇴사준비생의 도쿄 2박 3일 리뷰를 하게 되었고 8번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다 보니 문득 '어딘가를 다녀온 분들이 많은데?', ' 이왕이면 살롱 삘로 계속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리뷰빙자리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리뷰빙자리뷰는 다음을 지향합니다.

느슨한 연결을 도모하는 커뮤니티 (리뷰를 빙자하며 만납니다 ^^)

신청은 댓글로 자기소개, 참가 이유를 명시

참가자는 15명~20명

맥주를 먹으면서 커뮤니티를 진행

20명만 모아서 네트워킹을 하며 즐거운 연결을 위해 맥주는 필수입니다.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을 3년 동안 간 친구를 페이스북에서 발견하고, 직접 만나러 갑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리빙리가 '벨기에 투마로우랜드' 리뷰였습니다.


'덴마크 자유학교' 안식년 동안 덴마크 자유학교에 3개월 동안 다녀온 이야기를 나눠 주었고, 실리콘밸리 명상 컨퍼런스에 다녀오신 분을 직접 찾아가서 섭외를 했습니다. 물론 직접 아는 관계가 아니었으나 설명을 드렸더니 흔쾌히 수락을 해 주셨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 개인 페이스북에 공지하고 진행을 했는데 5회 차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어 시작하게 됩니다.


https://www.facebook.com/flyingimpact/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그림은 록담님의 자녀분이 그린 그림입니다. 정체가 무엇일까요? 루돌프입니다.


그리고 10회부터 여행 리뷰뿐만 아니라 미슐랭에서 5년 동안 일한 친구의 경험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초청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진행된 리뷰빙자리뷰]

1. 퇴준생 도쿄 리뷰 / 록담 백영선님
2. 벨기에 뮤직페스티벌 투마로우랜드 / 블랭크 이시우님
3. 덴마크 자유학교 / 온은주 대표님
4. 실리콘밸리 마음챙김 영상컨퍼런스 위즈돔2.0 / 마음보기 유정은 대표님
5. Eat Stockholm(지속가능한 먹거리 포럼) / 강혜원 대표님
6. 세계 최대 영상 컨퍼런스 비드콘 / CJ ENM 안정기님
7.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브 컨퍼런스 칸라이언즈 / 윤명진님
8. 공간 경험 기획 / 퍼셉션 최소현 대표님
9. 세계 최대 HR컨퍼런스 시카고 / 카카오 박원철님
10. 미슐랭 스타 고객서비스 / 목금토 이선용 대표님
11. 제주맥주 연남 프로젝트 / 제주맥주 권진주 실장님
12. 퇴사준비생의 런던 / 트래블코드 이동진 대표님
13. 파워블로거, 우리시대 인플루언서 / 앨리스님
14. 미디어와 콘텐츠의 밀당 스페셜/ SK경제연구소 조영신 박사님
15.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Sial Paris / 장준우 쉐프
16. 플레이스 캠프 제주,성수(기획,투자,운영) / 플레이스 김대우 총괄매니저
17. 하루키에서 굿즈까지. 300권이상 책(표지)디자인 / 김영사 정지현 디자이너



03 데이즈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백분의일’ 태그 : 록담님과 함께 일하고 있는 직장 동료분이 했던 ‘매일 양말을 익명으로 손편지와 함께 선물하는 100일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백분의일/양말프로젝트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는 곳]



록담님은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100일 글쓰기 광고를 보게 됩니다. 바로 그곳이 숭례문학당이었고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포탈에서 카페를 만들고 댓글로 글을 올립니다. 100일 동안 82일을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재미있어서 회사(카카오) 내에서도 운영을 합니다.


10만 원을 내고 100일 동안 글을 다 작성하면 환급을 해주는 프로세스입니다. 미션을 완수하지 못해 환급해주지 못하고 모인 돈은 기부를 하는 형태로 사내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설문 조사를 했더니 글쓰기 외에도 다양한 100일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해서 추가로 9개 프로젝트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록담님이 전부 다 운영하는 것은 아니었고, 잘할 수 있는 매니저를 섭외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을 지정하면 부담스러울 경우 1일 매니저 제도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100일 프로젝트 시즌 3에서는 350만 원까지 기부를 하게 됩니다.



나는 매일 0000 한다.


매일 이불을 개어보셨나요?


이것을 매일 하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미군 부대에서 실제 했던 프로젝트였는데요. 군인들이 힘든 훈련을 하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본인의 관물대를 보며 느끼는 좋은 감정이 좋은 영향을 주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매일 이불을 개는 30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작지만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을 같이 하면 오래 할 수 있습니다.


William McRaven 해군대장의 졸업 연설中 :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일도 침대를 정돈을 하는 '사소한 일'부터 시작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장 힘센 일을 해 보세요.

 

 



[Q&A]


1. 시간관리 어떻게 하나요?

지하철로 이동하는 왕복 4시간 동안 많은 일을 합니다. 이 시간에 주로 책도 읽고 모임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2. 너무 넓은 느슨한 관계에서는 헛헛함도 느껴지는데요, 아마 그래서 페북을 떠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뜻하지 않게 어느 순간 다가오는 관계가 있습니다.

느슨한 관계에서 확 다가오기도 합니다.

 

3. 커뮤니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아내를 설득하고 활동을 하시나요?

많이 싸웠습니다. 현재 3.2제로 3일만 늦게 들어가겠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사실 너무 힘듭니다 :)) 현재 당면한 문제와 고민을 얘기하면서 설득해 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영업중심의 회사에서 서포트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매출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 내 팀의 입지도 좋지 않은데요. 자신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크게 인정받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될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시간을 써 본 사람만이 그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구체적인 것을 찾아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5. 항상 사람을 통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친구를 만드는 노하우가 있나요?

'좋아요' 꼭 눌러주고, 책을 통해서 만나고 있습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에 '내 주변 5명의 평균이 나의 모습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시간 안에 들어오는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팔로잉을 해서 보고, 제 평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결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받습니다. 그 관계가 오래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세요. 많이 만나시면 좋겠습니다.



▷ 월간서른 2018년 11월 모임과 함께 한 책입니다.



월간서른은 '회사원' 이외에 다양한 삶의 모습을 영위하고 있는 30대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WorkBetterCompany 대표, 레고시리어스플레이 공인 퍼실리테이터, 마케팅 어벤저스 PD 겸 공동진행자인 강혁진님이 만든 모임이며, 2018년 1월부터 매월 1회 모이고 있습니다.



글쓰는 IT보안전문가, 하누우리입니다. ‘보안인 행복한 책읽기 모임’, ‘월간서른’ 브런치 매거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공감하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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