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힘센 서른 앞에 선 마흔

월간서른 11월 행사 리뷰

어쩌다 강혁진 월간서른 리더 초대로 그들의 11월 모임에 갔다.

힘센 서른들 모임에 허약한 마흔이 가서 힘센 이야길 했다.

그들은 마음까지 힘이 있어 내 얘길 참을성있게 잘 들어줬다.


그 현장에 있었던 분이 그날 얘길 이렇게 꼼꼼히 챙겼다.

https://brunch.co.kr/@hanuuri/50


아래는 오오오랜 친구 #곽혜영이 그날 와서 페북에 아래와 같이 리뷰를 남겼다.


<<기운센 천하장사 마징가Z, 아니 영선씨!>>
- 느슨한 관계에서 삶의 보석을 캐낸 남자

깨깨오톡에서 일하고 록담이란 이름으로 소셜 활동을 하고 있는 내 친구 영선이. 이십여 년 전 PC통신 동호회 찬우물에서 만나 세상에 대한 뜨겁던 열정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 그를 다시 만났다. 어쩌다 마흔이 되어 어쩔 줄 모르겠는 서른들에게, 그 막막함과 답답함의 날들을 어떻게 뚫고 갔는지를 들려주는 자리 #월간서른 (2018.11.29.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에서.  

공대생이 음악동아리를 한 덕에 예술경영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고, 그렇게 축제판 문화판을 돌다 여러번 이직을 하며 삼십대를 보냈다는 그는 그 관계속에서 힘을 받고 그 관계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길을 뚫어냈단다. 언제나 힘이 넘쳐 보이는 그도 마흔의 시작은 "막막 캄캄 초조"였었는데, 그때 자신의 서른을 돌아보았고 그때 돌파했던 방법을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맞춰 아예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는 정말 대단한 사람.


사람을 찾아 사람에게서 힘을 얻으려 했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힘을 내려고 만든 #낯선대학. 느슨한 관계맺기의 힘을 믿고 낯선 사람들과의 지속적 연대가능성을 기어코 일궈낸 사람이 바로 내 앞에 있는 내친구 록담이더라. 멋진 녀석!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확장해 간 사람. 느슨한 공동체가 갖는 힘을 믿고 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낸 사람. 그의 삶이 나는 참 대단해 보였다.


'관계'를 이해하고 '관계'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 멋진 시도다. 그런데 문득, 도대체 그의 이 에너지는 어디서 온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때 들은 두 번째 이야기가 #리뷰빙자리뷰.


「퇴사준비생의 도쿄」 이 책이 너무 좋아서 비싼돈 들여 이후 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그게 또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대신 자신이 갔다온 경험을 리뷰를 하는데, 이 반응이 또 너무 좋아서 계속하게 되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컨텐츠를 빙자해 너를 보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보자' 싶었다는 그. 와...! 나로서는 넘어설 수 없는 영선이만의 힘이구나 싶었다.


끊임없이 경험의 확장을 시도하는 그의 이러한 도전의 원천은 분명 그가 가진 에너지다. 이 부분만큼은 쉽게 따라가기 힘들겠다 싶었다. 사람마다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영영이란 게 있으니 누구나 가능한 일은 아닌 게지. 그러나...!! 거기까지였으면, 이 강의는 그냥 그저 그런 한 권의 위인전과 다름 없었을 것이다. 그의 에너지는 따라할 수 없는 그 고유의 영역일 테니까. 그러나 그가 추구한 방법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배우고 따라할 지점이 많다.


미세한 연결을 통해 상생하는 터전을 만들려는 시도. 멈추지 않고 주저 앉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용기의 지속. 멀리 있는 것들 어려워 보이는 것들을 대단하다 하고 넘겨버리는 게 아니라 "이러이러할 수 있잖아요~ 건너건너 아는 분 다들 많잖아요~"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서려는 언어의 주술.


그가 가진 미덕은 그것이었다. "컨텐츠를, 인맥을 많이 갖고 있으니 가능하지~" 하고 넘겨버릴 일이 아니란 소리다. 얼핏 들으면 "에이~ 저 사람이 많은 걸 가졌네!" 할 수 있지만, 사실 그는 많은 걸 가진 게 아니라, 많은 걸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노력했기에 많은 것이 생겼고, 그것들을 함께 나누었기에 배로 늘었다. '상생'이 무엇인지 그는 삶으로 증명한 멋진 마흔이었던 것이다. 서른들에게 조언할 자격이 충분한 정말 멋진 삶을 살아낸!


그의 에너지는 또 한 번 증식한다. 숭례문학당의 백일글쓰기를 해 본 경험을 살려 이걸 주변에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에서 시작하고 호응이 좋자 개인소셜을 이용해 자신의 페친들에게도 삶의 소소한 낙을 선사한 #100일프로젝트. 이름하여 "백일간 OO하기". 진득하니 무언가를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이걸 무보수로 계속계속 진행하는 사람이 그다. 못한 날수만큼의 기부금은 덤.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에 윤기를 불어넣으며 기부까지 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아무도 지는 사람이 없는 윈윈게임이 되었다. 정말 즐거운, 함께하기에 지속될 수 있는 "생활.놀이."


"저는 하는 거 없어요. 그냥 매니저로서 관리만 해 줘요. 지원자가 많아지면 매니저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지요. 그리고 고민해요. 매니저들의 역할을 최소화하면서 그들도 즐길 수 있게 아이디어를 내는 게 제 일이예요 일일매니저같은 시도를 제안하죠."


정말 많은 일들을 하면서도 그걸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 진정 삶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바로 내 친구라니, 자랑스러운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자신의 즐김이 타인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것을 곧바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 작지만 행복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국면을 함께하자고 권유할 수 있는 사람. 마음 속에 천 개의 멍석을 가지고 다니며 곳곳에 멍석을 깔아주고 함께 즐거워하는 그의 웃음은 넉넉하다. 그의 곁의 많은 이들이 그로 인해 행복해지고, 그걸 다시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는 그는 진짜 대인배이다.


자신의 삶을 키워가면서, 타인이 일어설 수 있게 손 내밀어 주고 가끔은 자신의 등을 빌려주기까지 하는 그와 같은 사람들이 자꾸 늘어갈수록 우리 사회는 보다 재밌어지고 윤택해지겠다. 거대담론 못지 않게 중요한 일상의 소중한 힘을 잘 아는 그가 참 좋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가 그와 술 한 잔 마시며 시시덕거리고 싶어졌다. 스무 살 그때처럼 그냥 아무 이유없이 만나 시간을 보내다 아무렇지 않게 또 봐 하며 헤어지고 싶다. 그땐 녀석에게 엄지 손가락 두 개를 척~ 하고 내어줘야지! 잘 컸네~ 내 친구! 사랑해 영선씨!!^^



매거진의 이전글 아놔 한예슬 프로젝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