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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제주가면 가야지, 이타미준 뮤지엄

롱블랙 1월 23일, 문장채집 no. 313

롱블랙 1월 23일, 문장채집 no. 313

유동룡 : 이타미 준으로 불린 건축가, 그가 남긴 '시간의 의미'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555 


1. 2022년 12월, 유동룡미술관(이타미 준 뮤지엄)이 제주에 오픈.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 이를 완성한 건 그의 첫째 딸, 유이화 ITM유이화건축사무소 대표. 아버지는 유언을 남겼고 "내 이름을 딴 문화재단, 기념관, 건축상을 만들어라. 이 모든 책임은 내 딸 유이화에게 있다"


2. "제주도는 돌과 바람, 물이라는 대표 소재가 있죠. 자연을 다루는 박물관 어떠십니까?" 이 말을 듣고 김 회장(포도호텔 건축주. 재일교포 사업가)은 그 생각을 사겠다고 했어요. 콘셉이 좋다면서 2억엔(20억)을 드릴테니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그렇게 박물관 세 곳이(수풍석 박물관). 건물 틈 사이로 부는 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풍 박물관, 바닥 연못에 반사된 하늘을 볼 수 있는 수 박물관, 하트 모양의 빛이 시간에 따라 다르게 들어오는 석 박물관까지. 


3. 싸구려 술을 마셔도 보기에 예쁜 잔을 골랐어요. 정신적인 사치는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만나고 사람, 먹고 마시는 것도 가능하면 좋은 걸 택하라고. 주머니에 500원 뿐. 배가 고픈데 라면을 먹을지, 아름다운 카페에서 차를 마실지 고민, 결국 카페.


4. 유동룡미술관의 키워드는 자연스러움. 무채색으로 칠해 주변의 숲과 어우러지게. 공간이 시각적으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잖아요. 오감이 어우러질 때 완전한 공간. 아버지 서재에서 나던 먹의 향과 오래된 책의 향을 블렌딩해 새로운 향을 만들었어요. 한서형 향기작가와 함께요. 귓가엔 재일교포 양방언 작곡가의 곡이 흐릅니다. 이분과 아버지는 만난 적은 없어요. 하지만 경계인으로 산 두 분이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탁했더니, 흔쾌히. 티 라운지에서는 따뜻한 차를 대접해요. 


5. "이화야, 몸에 바람을 의도적으로 넣으렴. 그래야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여유로워질 수 있어. 그러면 너만의 감성을 키울 수 있지" 젊었을 때는 시간을 요리할 줄 몰랐어요. 이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압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반나절을 떼고 전시를 다닙니다. 


1982년에 완성된 온양미술관(현 구정아트센터)의 지붕은 거북선의 모양을 닮았다. 충청도에 많은 'ㅁ'자 형 구조를 살렸고, 지역의 흙과 돌이 소재로 활용됐다. ⓒ무라이 오사무
2001년 완성된 포도호텔은 제주도의 오름을 가까이에 둔 단층 호텔이다. 스물여섯 개의 객실이 서로 연결돼 하늘에서 보면 포도송이 모양이 되게끔 설계됐다. ⓒ준초이
2006년에 만들어진 풍 박물관의 모습. 긴 복도를 걷거나 돌 오브제에 앉아 외부의 나무판 틈새로 바람이 통과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잇는 공간이다. ⓒ사토 신이치
2009년에 완성된 방주교회.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지붕과, 물 위에 공간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인공 수조가 만들어져 있다. ⓒ사토 신이치


유동룡미술관(이타미준뮤지엄)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itamijun_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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