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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를 도우려 한다, 그러 나나 잘하자

남의 행동을 함부로 단정짓지 말자

너그럽게 상냥하게 세상과 면하자.

세상은 나를 어떻게든 도우려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그러니 나나 잘하자.


1. "알고보니 어제 날짜로 예매했네요. 어쩌죠?"

이타미준 박물관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그곳에 이르렀을 때, 내 앞에 한 분이 입구에서 저 얘길 스텝에게 했다. 난감한 스텝, 매니저를 호출했고. 매니저는 그 분에게 환불은 할 수 없고 대신 티켓을 지금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입장했다.

난 그 상황을 옆에서 보며, "어쩜 몰랐을 수 있지?" "어떻게든 입장하려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등 인류애가 1도 없는 생각을 했었다.


박물관 관람 후, 그 다음 예약 장소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예약 시간을 확인하려 네이버 예약에 들어가니, 예약 내역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무슨 일이지?" "분명 오늘 오후 일정으로 예약을 했는데!" 하며, 혹시나 해서 지난 예약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원래 이날짜 2시 예약을 했다가, 시간을 옮겨야 해서 그 예약은 취소를 했고 다시 예약하는 과정에서 시간만 옮기고 날짜를 예약하는 날짜로 체크를 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한 예약은 이미 종료가 된 일정이었다. 딱 앞서 박물관에서 내 앞에서 벌어졌던 일이 나에게도 벌어진 것이다.


비록 마음의 소리로 했지만, 난 그분에게 크게 실수를 한 것이다.

내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야 그 상황을 이해하게 되다니. 얼마나 바보같나. 남의 상황을 함부로 단정짓지 말자.




2. "아니 어떻게 여기에서 택시를 잡아 타는 거지?"

서울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고 제주 공항으로 갔다. 출발하는 장소에서 하차를 했고, 짐칸에 있던 짐들을 빼서 인도로 옮기던 타이밍에 어떤 여자분이 뒷좌석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 "아니 왜 도착장소에 있는 택시승강장이 아닌 여기에서 타지?" "거기에서 타려면 많이 기다려야 하니,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타는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속으로 그 분을 '질서도 안 지키는 몰염치한 사람'으로 생각한 것이다.


일은 바로 이어 벌어졌다. 그 여자분이 나를 불렀다. "저기여, 여기 핸드폰요"

헉!!!! 택시 좌석에 핸드폰을 두고 내린 것이다.

지금 폰과 2년이 넘었는데, 이랬던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 그런 일이 있었던거다.

"아, 정말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하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전했다.


출발을 앞두고 재앙을 경험할 뻔 했다. 비행기 티켓도 모바일 티켓으로 발권 받아 핸드폰에 있었다. 그것 뿐이랴. 지금 모든 일과 일상이 이 핸드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그 분이 그 택시에 탑승해 그걸 봤으니 망정이지. 그리고 나에게 바로 얘길 했으니 망정이지. 그 택시가 그냥 가버렸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헬을 경험했을거다. 속으로 욕한 이에게, 이런 큰 은혜를 받은 것이다. 정말 감사하고, 미안한 일이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경험한 이 두가지 일로 함부로 누군가를, 쉽게 누군가의 행동을 단정짓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여러 모습으로 나를 돕는다. 좀 더 너그럽게, 좀 더 상냥하게 세상과 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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