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어요.
입장료는 10,000원.
금요일 오후에 갔더니,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주말엔 더 했겠죠?
책행사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있는 걸 보니,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뭉클.
메이저 출판사 뿐만 아니라 작은 출판사 그리고 독립출판사까지, 곳곳에서 자기 자리를 잡고 오가는 손님과 고객과 파트너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코엑스 전시장 2곳을 이어 진행을 하는 터라, 모서리 곳곳에는 이벤트 공간을 세팅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조금 아쉬웠던 건, 쉼터가 없더라구요. 중간에 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겨, 행사장을 둘러싼 낮은 벽에 노트북을 얹어두고 업무를 봤어요. 그러다 누가 후욱 다가오더라구요. 바로, 시인 오은. 아이고!! 이런 데서 오은을 만나다뇨. 이 행운.
오은 말고도 브런치 리더인 오성진(션)도 만났어요. 이전에는 브런치도 국제도서전에 부스로 참여했었는데, 올해는 멤버들이 구경만. 이래저래 다니다 보면, 브런치 멤버들 좀 보겠다! 싶었는데~ 션만 봤어요. 여름시즌에 새로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 나처럼 이렇게 브런치 열심히 애정하고 애용하는 사람 또 누가있나. 함께 합시다! 아니 삽시다~ 브런치.
그 근처에는 여러 독립출판사들의 작은 부스가 있었는데, 그 중에 포포포(popopo)도 있었어요. 저는 이 포포포 2호에 등장했습니다. 이 매거진의 편집장이 정유미님인데, 제가 오오래전 공연기획사에서 마케팅 일을 할 때 대학생 마케터로 만났던 인연이 이제까지. 가늘고 길게 이어진 것입니다. 포포포는 그 사이 정말 멋진 매거진으로 거듭났어요. 얼마 전 이충걸님 인스타에 이 포포포가 등장을 했어요. 바로 자기도 여기에 글을 썼다는 이야기를 남겼죠. 좋아요!를 꾸욱 눌렀습니다. 그리고 유미에게는 엄지척!을 날렸습니다. 혹시나 함께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얘기해 달라고 했어요.
팔방미남미녀 요조님도 만났어요. 그는 마음산책 부스에서 사인회를 하고 있었고, 지나다가 사진만 찍고 가려다 그래도 이렇게 봤는데 싶어 사인받는 분이 바뀌는 찰라, 인사를 건넸고! 악수를 나눴어요. 요조와는 정말 이래저래 인연이 많아요. 망원역에서 우연히 만나고(그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었죠), 홍대 경의선숲길에서도 만났어요. 그때 요조는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있었죠. 또 합정역 어느 카페에서도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일도 함께 했었죠. 브런치 마케터로 일할 때 브런치 행사로 요조와 장강명 작가를 섭외했고~ 함께 이야길 나눴습니다. 더해 프립에서 북클럽을 진행할 때, 그를 호스트로 섭외했어요. 그와 함께 박완서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그 덕분에 박완서 작가님 책을 읽게 되었죠.
이슬아 작가님도 만났어요..라고 하기엔 그와 저 사이엔 놓인 강이 한강보다 넓기에. 이번 도서전에서 그가 참여한 행사의 관객으로 그를 보고, 헤엄출판사 부스에서 진행된 사인회에서 그를 봤죠. 줄이 워낙 길어, 기다릴 엄두는 안났고, 팔을 높이 들어 그를 카메라에 담은 걸로 만족을. 이슬아는 어쩜 이런가요. 요조님이 팔방이라면 그는 아마도 십방을 넘어설 정도로 전방위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사업 마인드와 콘텐츠 기획력은 발군. 많은 기획자들이 아마도 이슬아를 모델로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특히나 그 일이 문화예술분야) 하면서, 돈도...많이 버는. 이런 분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해요.
이슬아 작가님처럼 저만 알고 있는데, 너무 반가웠던 분이 또 한 분 있습니다. 바로 민음사 유튜브를 이끌고 있는 조아란 부장님. 아내도 민음사 TV의 왕팬입니다. 제가 이끌었죠. 책관련 유튜브로 처음엔 문학동네 편집자K 유튜브를 보다가, 요즘은 민음사를 더 보고 있어요(물론 편집자K도 곧잘 봅니다). 여긴 일단 재미를 밑간에 깔아 두고 시작합니다. 궁서체 이야기에도 깨발랄 소스가 스며들어 있죠. 그래서 위험합니다. 이들이 소개하는 책을 마냥 지나치기 어려워요.
책은 2권을 샀어요. 마음은 20권을 담아 가고 싶었어요. 들었다 놨다를 수차례. 여러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거 현장 분위기에 끌려 사는 거 아닌가? 싶은거였죠. 10% 할인도 사실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가방도 이미 무거웠구요. 사고 싶은 건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하는 걸로.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기 어려웠던 건 유유출판사 부스였어요. 얼마전 유유출판사 에디터님의 강의를 들었던 것도 있었고, 이들 책은 하나같이 어떤 노하우를 전하는 거 잖아요. 그러니 후크가 다른 것과 달리 좀 더 날카로워요. 더군다나 무거운 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이 가벼움이라니. 뭐 하나라도 사서 간다면, 유유 것이어야 했어요. 말들 시리즈 중에서 아직 보지 못한 관계의 말들, 여행의 말들을 쓰윽 결제. 아이고 2만원 이상 결제라고 기념품도 챙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페북에 국제도서전 이야기다 여럿 올라오더라구요. 책 관련 행사들이 더 많아지고 더 흥행하길. 그래야 저도 책을 쓰면 조금이라도..아, 이런 개인적인 욕심으로 마무리 하다니. 맥주 한 잔 하면서 머쓱함을 덜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