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9월 25일, 문장채집 no. 534
롱블랙 9월 25일, 문장채집 no. 534
선우정아 : 기꺼이 힘들어하고 버티어내, 마침내 장르가 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830
1. 절대음감의 그. 초2때 교과서에 있는 동요를 모방해 '소풍'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댄스부에서 춤을 췄어요.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서태지가 '울트라맨이야'로 컴백했는데, 그 굵직한 일렉 사운드라니. 그걸 계기로, 메탈 밴드 '림프비즈킷' 도 들었는데, 너무 멋! 그때 세상이 본격적으로 흔들렸죠. '이거다! 내 피를 바칠 곳은 여기다' 댄스부를 탈퇴하고 밴드부를 만들었어요.
2. 대학 시절 또 한번의 전환점. 재즈보컬 말로에게 재즈를 사사. "매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즉흥으로 노래를. 그때 3년간 부른 엄청난 양의 노래가 내 안에 쌓여 자산이. 말도 안 되는 강호들이 모여 있던 곳에서, 그 분들과 즉흥 연주하며 비빌 수 있었다는 것도 큰 공부. 재즈클럽은 음악 대학원 같은 곳"
3. 재즈를 배우면서 '변박이 없으면 음악이라 할 수 없어!' '부르기 어려워야 참 음악이야'라는 생각에 빠져있었죠. 머리에 갑자기 지식이 확 들어차면서, 부작용이. 철이 없었죠. 그러다 YG와 연이 닿았죠. 제가 가진 편견이 다 부셔졌어요. 듣기 쉬운 곡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력하는지 봤죠. 그러면서 치기 어린 생각에서 벗어난. 이 경험이 재즈로 쌓인 시간에 포개져 2집의 발판이 됐어요
4. 저를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해 온 분들에게, 그 이상 돌려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5. 저는 평소 셀프 프로듀싱 하는 사람이잖아요. 혼자만 작업해도 분명 발전하긴 합니다. 다만 더디죠. 반면 여러 사람과 협업하며 피드백을 받는 가운데, 저의 색을 넣다 보면 단기간에 성장할 수밖에 없어요.
6. 점점 더 창작가가 기획과 마케팅도 해야 하는, 그러니까 멀티가 돼야 하는 시대 같아요. 어느 시즌에 노래를 선보일까, 어떤 모습으로 풀어내야 하나, 곡을 하나씩 쪼개서 낼 것인가 한꺼번에 낼 것인가, 어떤 의도를 부각시키는 게 좋은가.. 급변하는 시대에 겪는 고민이죠.
7. 최선을 다하고, 또 최선을 다해 기꺼이 힘들어하고, 그렇게 잘 버텨서 살아남자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진짜 다 생태계거든요, 이 세계가.
선우정아 인스타(7.9만) https://www.instagram.com/sunwoojunga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