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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실리테이터들이 모인 회사에서 일하는 방식은?

쿠퍼실리테이션에서 워크샵이나 교육을 종종 받습니다.

그곳에는 모든 퍼실리테이터에게 전하는 하나의 약속(이것도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죠)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 입니다. 퍼실리테이터들은 다양한 워크샵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때 무엇보다 이 약속을 기억합니다. 


외부의 퍼실리테이터를 초대해 문제해결을 하려는 이유는 갈등이 있고 그걸 해결하고 싶기 때문이입니다. 갈등이 있다는 것은 자기(한쪽) 의견만 맞고 상대 의견(다른쪽)은 그르다!는 인식이 자리잡혀 있습니다. 그러니 갈등의 골이 좁혀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의견대립 구도가 양자건 다자건 모든 의견은 동등함을 이야기 하고, 우선 서로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공감과 인정의 말은 힘이 셉니다. 그간 서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이 커진거죠).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근거와 맥락을 살피고, 서로가 보지 못한 것들을 조금씩 알 수 있도록 돕습니다(중요한 건 그들이 알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 해답노트가 아닌 과정을 설계해 그들이 답을 찾도록 서포팅 하는 것이죠). 


물론 오래된 앙금은 한번의 워크샵 만으로 결코 달디단 맛으로 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워크샵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적은 힘을 이용해 그간 꼬이고 꼬여 풀지 못한 실타래를 조금씩 풀기 시작합니다. 퍼실리테이터의 가치가 살짝 빛나는 순간이죠. 


출처 - 쿠퍼실리테이션 페이스북


뭐. 퍼실리테이터들의 일하는 방식을 이야기 하려고 이 글을 시작한 건 아닌데 서두가 길어졌네요. 얼마전 쿠퍼실리테이션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했어요. 그때 쉬는 시간에 공간을 둘러보는데, 작은 액자가 보이는거예요. 뭐지 싶어 가까이에서 보니, 일하는 방식에 대한 약속이더라구요. 아마도 언젠가 쿠 직원들이 자체 워크샵을 통해 만든거겠죠?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그게 있는지 모르시더라구요. 그러니 오래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간 그곳에 오랜 시간 버티며 존재감을 슬며시 드러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직원 누군가가 그걸 보면서, 여전히 그것이 유효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치우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1. 때로는 알면서 속아주기

2. 매일 칼퇴하기

3.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기


퍼실리테이터가 아닌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충분히 공감이 되는, 3가지 약속이었습니다. 그 액자 안쪽에 더 많은 약속들이 있는데, 이 3개가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채택이 된 거 같았습니다. 참 인간적인 약속들이죠. 뭔가 더 멋져보였습니다. 부디 이 약속이 잘...지켜졌고,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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