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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타자를 지키려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롱블랙 2023년 12월 30일 no. 618

롱블랙 2023년 12월 30일 no. 618

아침의 피아노 :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오늘을 찬미하며 써 내려간 메모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932 


1. 아침의 피아노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간결하고 아름다운 '아포리즘*'을 엮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포리즘 -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


2. 비타노바. 라틴어로 '새로운삶'이란 뜻.


3. "그는 자기만의 삶, 단독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면서 모두의 삶과 만나야 한다. 그것이 단테가 구상했던 신생(비타노바)이었다"


4.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죽음의 그림자가 눈앞에 온 순간에도 그를 지탱해준 건 사랑. '내게는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 세상에는 사랑이 너무 많다'고 사랑을 다시 다짐했어요. 환하게 웃는 아내 얼굴을 보면서, 지인에게 다정한 문자를 받고서,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면서.


5.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그건 타자를 위한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병중의 기록들도 마찬가지다. 이 기록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 나만을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약해진다. 타자를 지키려고 할 때 나는 나날이 확실해진다.


암 선고를 받고, 임종 전까지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김진영 철학자. ⓒ이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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