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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좋은 공간이 생기면 꼭 가보라

롱블랙 2024년 4월25일 no. 718

김용주 : 100번째 전시와 101번째 전시, 그 차이를 디자인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049 


1. 성당이나 교회 예배실의 문은 크고 무거워요. 그 문을 열려면 내 의지가 있어야 하고, 힘을 써야 하죠. 그 과정 자체가 영적인 공간으로 들어가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줘요. 일부러 들어가는 동선을 길게 만들기도 해요. 걸어가는 동안 생각이 차분히 정리될 수 있도록요.


2. 100번째 이중섭의 전시와 101번째 이중섭의 전시는 달라야 해요. 그 다름을 보여주고 새 맥락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전시 기획자의 존재 이유예요.


3. 전시가 정해지면,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갑니다. 그의 삶의 흔적을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서죠. "출품작 리스트를 첨부된 섬네일로 보는 것과 느낌이 달라요. 엑셀 칸에 빼곡히 차 있는 그 작은 작품은 어떤 감정도 주지 않아요. 그냥 가로 3 세로 2 아크릴물감으로 그렸구나 싶죠. 그런데 실물을 보면, 저는 작고 하찮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아우라가 엄청나기도 해요.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 공간 아이디어 스케치. 김용주 기획관은 전시의 메시지를 공간으로 번역하고, 공간을 다시 설득력 있는 말로 번역한다. ⓒ김용주


4. 좋은 공간이 생기면 늘 가봐요. 빛 처리는 어떻게 했는지, 재료는 무엇을 썼는지,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어떤 공간에서 오래 머무르려 하는지 보러요.


5. 관람객이 전시 공간에 머물며,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과 계기를 만드는 것. 그가 더 치열하게 전시 공간을 고민하는 이유. "전시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묻는거죠. 만약 지금 단색화 전시를 연다면, 그건 단순히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예요.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오랜 시간을 공들이는 수작업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고 이야길 꺼내는 거죠"



김용주님 인스타(비공개 1056https://www.instagram.com/cocoyj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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