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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대동소이란 말은 싫다. 소이가 대동보다 중요!

롱블랙 2024년 4월26일 no. 719

롱블랙 2024년 4월26일 no. 719

사물학 3 : 사물은 세상이다, 소비를 넘어 세상을 공부하는 법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050 


1. 나에게 맞는 사물을 골라라. 이는 결국 내 삶을 구체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세상을 산다는 뜻. 사물은 내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훌륭한 도구다. 물건은 내 삶을 바꾼다.


2. 우리가 책을 통해 저자와 생각을 교류하고 공감하듯, 물건을 통해서도 대화가 가능하고요. 좋은 물건은 그야말로 좋은 책과 같아요. 


3. 대동소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게 좋은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 '소이'가 '대동'보다 중요합니다. '커피 맛이 다 똑같지'라고 한다면, 누가 좋은 커피를 만들려 하겠습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은 작은 차이에 민감합니다. 그 차이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요.


맥거핀 매거진 창업자들은 이름 없는 디자인, 즉 생활용품이 우리 삶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믿으며 맥거핀 매거진을 만들었다. ⓒ맥거핀


4. 음식을 구하고 구한 음식을 먹기까지 그 사이에 시간이 있다. 음식이 어딘가에 놓이는 시간. 닭장에서 꺼내 온 달걀, 과수원에서 따 온 사과와 배, 강에서 잡아 줄로 엮은 물고기들, 군데군데 피가 묻은 지고새 한 쌍, 정원에서 따온 호박과 콩이 담긴 바구니가 부엌 선반에 놓일 때,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인들은 이를 가르켜 '정물'이라고 불렀다.


정물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정물에는 삶과 죽음이 모두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 미술관


5. 길 위의 사물을 관찰하는 게 삶의 즐거움인 사람들, '노상관찰학회'. 시작은 '초예술 토머슨(이하 초토)'을 관찰하는 것. 한마디로 '쓸모 없지만 아름아운 것들'. '초토'는 일본의 예술가 아카세가와 겐페이가 창안. 그는 어느 날 건물 외벽에 붙은 낮은 계단을 발견. 그 계단을 올라가도 건물로 들어갈 순 없었죠. 그는 길을 걷다 비슷한 걸 더 발견. "자본주의 사회에서 존재하는 사물은 모두 쓸모가 있는데, 이것들은 왜 존재할까" 그리고 결론. '쓸모는 없지만 이미 부동산에 부착되어 없앨 수 없는, 어쩔 수 없이 아름답게 보존되는 사물'을 '초토'라 명명. 

*토머슨? 요미우리자이언츠 4번 타자 게리 토머슨에서 빌려 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야구단은 그를 계속 데리고 있었다는 데서 착안


6. 나는 우리가 물건의 가치를 더 많이 인정하고, 물건을 더 잘 관리하고, 물건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가 구매하는 물건 하나하나에 온갖 종류 자원과 노동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인식... 우리는 물건에 대해 가격표에 찍힌 숫자나 사회적으로 승인된 '소유권'의 자격을 훨씬 넘어서는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물건은 오래 가야 하고, 장인의 자부심으로 만들어져야 하며, 그에 걸맞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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