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아한 브랜드 마케터, 손하빈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2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1. 이름은? 손하빈


2.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소개해 주세요.

에어비앤비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라는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기획/실행했고, 브랜드가 알려진 이후로는 에어비앤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도록 하는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매년 새로운 어젠다를 마주하고 그 어젠다를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짧게)

실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일을 마치고 나면 지난 일을 기록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는 편인데, 우연한 계기로 Publy에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콘텐츠인 [브랜드 마케터들의 일]을 4명의 저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해 쓰게 되었어요. 생각지도 않게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어 신기하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했던 일을 갈무리하고 아카이빙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배울 점이 많은 세명의 마케터와 평생 갈 친구가 된 것이 가장 '잘' 한 일 같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2275735?Acode=101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은?

3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온통 일에 매달렸고, 일이 가장 재밌었다 보니 그 과정에서 만났던 연인들에게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되돌아보니 많이 소홀했던 것 같아요. 의도치 않게 상처도 많이 준 것 같고요. 연애를 많이 하는 것보다, 연애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는데요, 다시 돌아간다면, 일만큼 연애도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5. 바닥을 친(어쩌면 슬럼프) 경험을 소개해 주세요. 어떻게 극뽁했나요?

2년 전쯤 큰 슬럼프가 왔었는데,  짧았지만 우울증 비슷하게 찾아왔던 것 같아요. '회사가 곧 나'였던 시기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오면 받아들이지 못했던 시기였어요. 회사의 내부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주변 사람들의 변화가 제가 생각했고 믿었던 방향과 다른 부분이 생기면,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별일 아닌 것에도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면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 같은 것을 받았어요. 처음으로 회사에 가기 싫은 날들도 맞이했고요.


저는 매일 회사 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사람에 가까웠고, 우울한 기분이 오래가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믿고 살았는데 그땐 눈물도 많이 나고 우울함도 매일 찾아왔어요. 그래서 회사에 와서도 사람들과 부딪히는 게 싫어서 폰부스 안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이 편했을 정도로 큰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다행히 길진 않았고 몇 개월 뒤에 벗어났어요. 일에 모든 것을 쏟은 뒤 찾아온 번아웃이었다는 생각도 해요. 그때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고, 조직과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어요. 명상 요가 등도 하면서,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니까 벗어나게 된 것 같아요. 내가 가진 감정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과정에 대해 배웠던 시기라 지나고 보니 소중한 경험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잠깐 멈춰 서서 스스로를 직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언제나 고통이 찾아올 때 통하는 방법 같아요. 사실 많은 문제는 주변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에서 시작이 되거든요. 나를 알게 되면, 천천히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최선을 다하거나, 아예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1) 책 : 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

영국 철학자인 러셀이 쓴 책인데, 철학책 치고는 쉽게 읽히고, 행복한 삶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매년 한 번씩 읽고 싶을 만큼 제가 좋아하는 책이자,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많이 준 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 불행의 먹이가 되지 않고,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싶을 때 이 책을 권합니다. 권태로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알게 되어 일상의 잔잔함을 사랑하게 됩니다.  


2) 영화 : [앙:단팥 인생 이야기]

소확행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나왔다는 것은 2015년에 나온 이 영화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영화는 잔잔하지만, 매일 단팥을 만드는 할머니의 일상성과 진지함을 보여줍니다. 비록 사회적 편견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지만, 삶의 리추얼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를 아름답게 살아가는 힘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일상이 흔들리는 것 같은 상황이 찾아올 때 이 영화를 보면 위로가 됩니다.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1) 무얼 하는 분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2) 어떤 관계이고 3) 어떤 부분에서 영감/영향력을 주고 있나요?


김은지

1) 2) 에어비앤비 전 동료이자 친한 친구이며, 지금은 헤이요트라는 요트 여행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3) 은지는 제가 아는 얼리어댑터 중 한 명입니다. 편견 없이 새로운 것을 먼저 시도해보고, 그 경험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큰 영감을 주는 사람입니다. 특히 자기 자신을 알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저에게도 큰 영향을 줘서 저도 은지를 만난 뒤로는 저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시선이나 태도가 생긴 것 같아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발전하는 태도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 친구입니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저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일단 제가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 프로페셔널한 부분에서 성공할 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우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좋은 에너지와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우월하게 사는 인생이나 물질적인 풍요만 가득한 삶 보다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져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패션 디자인 쪽 일을 할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옷을 정말 좋아했고,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인데, 겁이 나기도 하고, 갈길이 먼 일 같아서 그 전공을 결정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30살이 되던 해에 미친척하고 새롭게 해 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결국 너무 늦은 것 같아 못했어요. 만약에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도 해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 고유성 등)?  

공감과 연결 능력인 거 같아요. 저는 타인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직감적으로 잘 느끼는 편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누군가와 대화할 때나 일을 할 때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을 연결해야 하는지 잘 끌어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협업하는 일을 좋아하고, 협업을 했을 때 스스로도 많이 성장하는 것 같아요.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20대에는 타인이 어떻게 나를 생각하고 판단할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원하는 일보다 남들이 인정해줄 만한 일을 찾았던 것 같은데, 30대가 되면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내가 원하는 일'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타인의 시선이나, 타인의 평가에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지고 나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가장 큰 변화는 '자유로움'인 것 같아요. 사회적 편견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때 진짜 자유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기획한 아이디어를 실행한 뒤의 결과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생각했던 것 대로 혹은 더 잘 펼쳐질 때 제일 재밌고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하겠지?'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들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뿌듯하고 재밌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재밌기 때문에 지금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제 사업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좀 더 자신을 찾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고, 사이드 잡으로 가족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을 것 같아요. 50세가 넘어서는 조직보다는 스스로 조직한 커뮤니티 속에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혹은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지금 마음 케어 관련한 서비스를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고, 어머니가 하시는 일도 조금씩 도와드리고 있어요. 이 두 가지 일이 언젠가 연결될 거라는 믿음도 있고요.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해서인지 바로 뛰어든다는 것은 힘들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재밌는지 계속 고민하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없다면, 어떤 습관을 가지고 싶나요?)

차를 마시는 습관. 집에 오자마자 '따뜻한' 차를 먹는 습관을 들이면서 마음이 좀 정화되고 하루를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매일은 못해도 꾸준히 하려는 것이 감사 일기를 쓰는 것. 매일 3가지 감사한 일을 쓰고 나면 조금 마음이 차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지금까지 무슨 일을 제일 잘했나 생각해보니, '생각의 판'을 짜는 역할을 해왔던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해야 하면, 그 일을 왜 하는지와 어떻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과 과정들을 모두 연결하고 그리는 역할을 하고, 실행까지 해본 것 같아요. 큰 회사를 다녔을 때는 전체 판을 짜는 역할을 스스로 하지 못했고, 짜여진 구조 안에서 한 역할을 담당했는데,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 일했던 시간들이 그 경험을 쌓게 해 준 것 같아요. 무엇을 하고 싶다가 아닌 왜 하고 싶은지에서 시작된 생각의 틀 짜기와 실행 과정을,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3개 이상)?

1) 기획자 2) 마케터 3) 우아함 4) 커넥터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1년 동안 늘 하던 것에서 단절되어 쉬어보고 싶어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일을 했고, 10년 넘게 일하면서 쉬어본 적이 별로 없는데, 1년 동안 머리를 비우고, 가슴을 채우는 시간을 가진다면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가와 명상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꾸준히 하기가 참 힘들어요. 쉰다면 매일 수련도 하고, 둔해진 신체의 감각들을 깨우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재충전을 하고 나면 직장인으로서의 삶의 패턴이 아니라 진짜 원하는 삶의 패턴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내일 죽는다면 무엇을 할까요?

저는 가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를 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하는데요, 한정된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하고 싶은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알 수 있고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따듯한 밥을 같이 먹을 것 같아요. 저에게는 저와 관계 맺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것도 남기고 가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과 마주하고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은 마지막 하루였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렇지 않은 사람과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매일 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손하빈 님, 정말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단어수집가, 시인 오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