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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할머니가 꿈이다, 재주상회 고선영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8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 고선영 (X세대이자 불쌍한 낀 세대)



2.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쬐그만 콘텐츠 회사의 CEO (씨, 이게 오너야! 의 줄임말) 

우연히 제주에 정착해 이 섬에 집착하게 되고, 할 줄 아는 게 매거진 만드는 일 밖에 없어 회사를 만들었다. 운이 좋아 망하지 않았고, 법인화하고 대표이사 가 되었다.


회사에선 주로 잔소리를 시전 하는 뒷방 늙은이 역할. 가장 자주 쓰는 말은 (아무도 내게 신경 쓰지 않는 동료들을 향해) "나 지금 누구랑 얘기하니----"와 "흐음, 별론데.....". 나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하기보단 별론 데요, 말하며 다른 대안을  말하는 동료를 더 신뢰한다. 


https://www.iiinjeju.com/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2018년 초, 최정순을 꼬드겨 편집장 맡게 한 일. 

선택은 옳았고 iiin매거진의 독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최정순님 인터뷰] https://news.v.daum.net/v/20200104131201251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그걸 어떻게 하셨나요?

아쉬워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결국 나의 선택, 나의 책임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몰래 전전긍긍하는 것은, 싫은 상황이나 사람을 앞에 두고 참지 못해 티 내는 일. 진짜 고치고 싶은데 잘 안된다. 

(싫은 사람이 많은 건 아니고, 도덕적이지 않거나 입으로만 일하는 사람들을 되게 싫어한다. 누가 내게, 싫은 사람과 웃으며 대화하는 방법 좀 알려줘요!)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있을 만큼 있다 나오면 돼요. 생각보다 세상이 그리 빨리 변하진 않는다오.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최근 몇 년간 읽은 대부분의 책은  도시재생이나 마을 만들기 같은 자연일에 관한 책들이라...쩝.

영화라면, <리틀 포레스트>가 좋겠다. 2시간 동안 마음이 편해졌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는 소박한 삶을 동경하게 됐다고나 할까. 


또 추천하고 싶은 건 걷는 행위! 되도록 숲이나 바다, 자연 속을. 걸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 허자. 대부분 답은 스스로 알고 있으니, 걸으며 생각하고 답을 정리해보면 어떠까.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307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무얼 하는 분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어떤 관계이고, 어떤 부분에서 영감/영향력을 주고 있나요?

1) 회사의 공동 운영자인 김형호 씨 

2) 동업자이자 남편이자 거의 모든 삶의 것들을 돌봐주는 유모 

3) 언제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상황을 냉정히 정리해주는 사람. 김형호 씨 말만 잘 들으면 속상할 일이 없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살고 싶은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재미난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거의 살고 싶은 삶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든다. 꽤 많은 시간을 지나치게 전투적으로 치열하게 살았으니, 남은 생(읭?)은 조금 편히 살고 싶다. 진심이다.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한량. 더 늙기 전에 한량으로 살아보고 싶다.

직업란에 "한량" 이렇게 쓸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플렉스 해버린 인생 아니겠나.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기자를 오래 해서 그런지 넘의 말 줍줍이를 잘한다. 이야기 소재를 주워다 멋있고 의미 있게 발전시키는 일을 잘한다. 그래서 귀가 엄청 크다. 사람 관찰을 좋아해 빠른 시간 안에 다른 사람의 장점을 샤샤샥 발견하는 걸 즐겨한다. (반대로, 사람에 실망하는 일도 되게 빠르다. ㅠㅠ)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 달라졌나요?

20대: 좋은 게 좋다 > 둥글게 둥글게 살자 

30대: 좋은 게 좋은 게 다가 아니다> 나만 잘한다고 다 좋아지지 않는다

40대: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동료(후배)의 성장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곧 50이다. (젠장) 얼른 회사를 잘 만들어 후배에게 물려주고 한량이 돼 있어야 할 텐데...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혹은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최선을 다해 회사를 운영 중이다.

나의 장래희망은 웃기는 할머니가 되는 것인데, 원래 간 밑에 유우머 주머니가 달린 채 태어났다. 대학 때 대학개그제에 나갈 뻔도 했다. 나는 원래 진짜 웃겼다. 그런데 창업한 뒤 최근 2-3년 동안 하도 마음고생을 많이 해 유우머 주머니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간 건강을 되찾아 다시 나의 유우머 주머니를 열어야 한다.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없다면, 어떤 습관을 가지고 싶나요?)

아침에 출근하면 해야 할 일을 번호를 매겨 적어둔다. 그리고 하나씩 지우는 재미를 안다. 보통 그날 해야 할 일이 18개쯤 되는데, 물론 거의 한 번도 싹 지운 적은 없다. 그럼 다음날로 넘어간다. 그렇게 몇 년째 못 지우는 일도 있긴 하다. 


(들이고 싶은 습관)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기 (젠장)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우리 각자의 로컬, 로컬 다움이 왜 중요한지. 왜 모든 로컬에 로컬만의 매거진이 필요한지 이야기하고 싶다.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1) 고선영 2) 제주사람 3) 30 대아냐? 4) 몽상가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주부생활

어제가 결혼한 지 12년 된 날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주부였던 날이 거의 없었던 듯. 보통의 주부생활을 하고 싶음. 저녁 반찬거리를 고민하고 계절의 옷장을 정리하고 애들 학교 준비물을 챙기는 등.....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 다음 재주상회의 계획은 뭐예요?

A - 그 질문할 줄 알았어요. 근데 저도 몰라요. 우린 늘 그렇게 해왔거든요. 또 어디선가 쌔가 빠져라 삽질하고 있겠죠 뭘!


여기서부턴 추가 질문

20. 제주로 언제, 왜 내려갔는지?

2011년 봄. 오랫동안 매거진 여행 담당기자였는데 출장을 그만 다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오랜 마감 생활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고, 가장 심각한 건 어딜 가도, 누굴 만나도, 뭘 먹어도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매너리즘 같은 거였던 것 같다. 직업을 바꾸고 싶었고 그러려면 서울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도시 여행의 로망'이라는 책을 썼고, 그 와중에 제주에 쓰윽 잠입하게 됐다. (사실, 제주로 오면서 나도 이렇게 오래 이 섬에 머물게 될지 몰랐다.)


21. 제주에 살고 싶은 도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주는 정말 신기한 섬이다. 일 때문에 잠깐 육지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제주가 발아래 보이면 왠지 안심이 되며 마음 한 구석 응어리진 것들이 사르르 풀린다. 왜인지 잘은 모른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이 섬과 맞지 않아 상처 받고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제주에서 살고 싶다면 제주스럽게 살면 된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시간과 계절과 날씨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원래의 이 섬사람들과 이웃이 될 수 있을 사람들과 서로를 익힐 수 있는 시간을 내어주며 그렇게  살 수 있다면 누구나 이 섬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ㅡㅡ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고선영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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