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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더티 섹시, 이화봉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17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 이화봉

화봉옹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wowbong/


2.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구체적으로)소개해 주세요.

회색빛 도시에서 무지개색 축제 만드는 일 (삼성동에서 축제 기획)

삼성동이라는 도시공간에서 자꾸 다른 이야기로 트위스트(Twist)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트위스트 전문가.


[올해 이걸 준비하다가 그만, 코로나 ㅠ] 

 https://www.youtube.com/channel/UCWzGxzgYvRKANa8G8ZNxEVw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낯선 콘퍼런스와 낯선대학에 참여한 일. "세상은 드----넓다"란 문장을 책으로 말고, 직접 마주하고 이해하게 되어버린 경험.


[낯선컨퍼런스4 스케치] http://bit.ly/낯컨4_스케치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거의 매 순간이며, 그때마다 당황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그렇게 살고 있죠.

그럴 때마다 여행, 음악, 술등으로 정리해보려 하지만 여전히 잘 되진 않아요.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바닥이란 것에 대한 정의가 없어서(?) 혹은, 진짜로 가본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어서  바닥까지 가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인간이 가장 어렵다는 문장을 글이 아닌 경험으로 이해해 버렸을 때인 것 같아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간이 제일 무섭다는 것 알아버리고 있어요. 글쎄요. 아직 극복하지 못했어요. 허나, 인간계를 살아야 해서 다른 좋은 관계로 덮어내고 싶어요.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사춘기 때 듣던 종류의 음악을 아주 좋은 오디오로 들어봐요.  그냥 플라스틱 내지는 쇠로 만든 박스(오디오)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구입하면서 진짜 남자의 Flex란 무엇인지 배워보아요.  그 시절의 음악을 새로운 오디오 시스템으로 다시 들으며 "난 아직 어리다"라고 위안을 하거나, 눈감고 그 시절 그냥 줄곧 곱씹거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우린 결국 그 시절의 힘으로 그다음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조금 덜 흔들리지 않을까. 지금 힘을 내면 10년 뒤엔 또 추억해내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지 않을까요? 


P.S) 그런 한편, 비싼 오디오로 좋은 소리를 듣는다는 생각에 "흠..나도 이제 어른이 되었군"이란 자위를 동시에 할 수 있음.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무얼 하는 분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이름 포함), 어떤 관계이고, 어떤 부분에서 영감/영향력을 주고 있나요?

1)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

2) 그냥 오래된 지인 

3) 인생에 그렇게 많은 의미를 두지 않고 오롯이 자기중심으로 만족할 거리를 찾아가며 꾸준히 꾸역꾸역 사는 모습을 보며, 욕심과 욕망으로, 혹은 사회 공헌이라는 미명으로 자신을, 그리고 모두를 옥죄는 것들에서 벗어나야 우리 모두가 살 수 있다는 영감을 준다고나 할까.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

인생에서 딱 한 번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딱 바로 그 사람에게 아주 결정적이며 인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굳이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있는데, 저와 다른 인생을 몰래, 혹은 대놓고 유심히 보고 있어요.

언젠가 호감이 가는 다른 사람들과 지금과는 다른 일을 하게 될 거니까요.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은 크게는 없는데.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 

무엇보다 다원성이라는 가치가 제일 중요하다는 신념(?)정도이고 

진짜 무엇보다 힘이 센 부분은 아무리 찾으려 해도 어디에선가 잃어버린 것 같아요.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사람은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무모하고, 호기심 많고, 무엇이든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실행하는 방법이 전에는 멋지게 날 것 같았으면,  지금은 꽤 묵혀서 구려진 된장 같다는 것? 


가치관은 아주 조금 바뀌었어요. 20대에는 급격하고 과격한 혁신이라는 게 분명 있다고 생각했었고, 30대에는 그 고민을 실현해보려고 했었어요. 헌데, 지금은 혁신마저도 따스한 이해와 꾸준함에서 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따스히 꾸준해지거나, 아니면 대체로 혁신을 원치 않거나 하는 인생을 살게 되고 있어요. 젠장.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어떤 것이든 기존의 확실하고 고정된 프레임에 아주 약간의 선선한 바람을 "훅!"하고 불어넣은 그 순간.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예전에 생각했던 건, 나무가 많이 보이는 공간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것이었는데 요새는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가 하나만 부지런하게 오랫동안 하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알아채버린 것 같아요. 


내가 잘하는 무엇이든 다른 누군가에게 잘 전달하는 것을 하나의 일로 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40대, 50대 인간 좋은 사람들이 공유할만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괜찮은 중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꽤 괜찮은 중년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괜찮은 중년들에게 아직 그렇게 늦진 않았지만, 그렇게 젊지도 않았다는 거 받아들이면서 지금을 살아보자고 다독일 줄 알면 좋겠어요. 우리의 진짜 Golden Age에 대한 일을 하고 싶어요.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지금은 없어요.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거든요. 근데 준비한다면, 주변에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몇몇 더 만나고 싶어요. 소개 부탁드립니다요.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생각해보면 좋은 습관은 별로 없는 것 같고, 작지만 타격감 있는 습관이라면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자꾸, 수시로 들락거리며, 힙한 미니멀리스트가 되지 못할 것 같은 좌절감에 허덕거려요. 미니멀리스트가 되지 못할 거면 미니멀한 디자인을 쇼핑하자 쪽으로 바뀌어가는 제 모습에 칭찬과 힐난을 모두 퍼부어대고 있습니다.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노하우나 인사이트는 별로 없는 것 같고, 단순 경험이라면 생각보다 많아요.  많은 의도적 경험을 통해서, 후회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할 수 있겠네요. 후회는 원래부터 심장에 새겨져 있는 문구인 것 같아서 도려낼 순 없겠지만, 조금 지워내 볼 순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해버린 경험으로 인해 다른 후회가 생기는 것들에 대해서 또 다른 후회를 할 수밖에 없는 경험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미국에서 전문 노가다되기, 베트남에서 한숨 쉬며 사업하기, 홍콩에서 란콰이퐁 안 가고 공부하기, 인생 큰 결정 함부로 하기 등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1) 사람에 대한 지대하고도 무한한 관심을 가진 이 

2)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꾸준히 노력한 사람 

3) 더티 섹시 

4) 괜찮은 중년 아저씨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아르헨티나에 가서 반도네온을 배우고, 그 어쭙잖은 삶을 꼬박꼬박 기록하고 싶어요. 내가 아닌 채로 묻혀 살면서 다른 이름으로도 불려보고 싶어요. "레나토" 이런 이름으로.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 당신에게 아주 다크한 비밀이 있다면,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비밀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어쩌면 당신 주변까지 모두 무너뜨릴 것만 같은 비밀이 있다면?

A -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대로 우리 정말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 있을까요? 라고 되묻고 싶어요.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이화봉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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