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장인 열전] 4.MPMG MUSIC 최성민 팀장

2025년 소싱인페어 특별행사 소싱인스토리 현장 리뷰

굿즈장인들이 품었던 좀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025년 소싱인페어 특별행사로 진행된 소싱인스토리 이야기 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10명의 굿즈 장인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그 중 6명의 이야기를 플라잉웨일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4명의 이야긴 여러가지 이유로 공개가 어렵게 되었어요. 양해부탁드립니다)


[ 굿즈 장인들의 좀 특별한 이야기 _ 연재 소개]
1. 소싱인페어는 35년 된 코엑스 주최주관 행사입니다. 국제판촉물전시회가 전신입니다.
2. 2022년부터 플라잉웨일은 코엑스와 협업해 굿즈컨퍼런스(소싱인스토리)를 기획/진행해 왔습니다.
3. 올해는 전하영 아트라이터님이 플라잉웨일 파트너로 참여해, 이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4. 순서는
1) 노플라스틱선데이 _ 이건희 대표
2) 서울디자인재단 (해치 굿즈) _ 서혜영 팀장
3) 독도문방구 _ 김민정 대표
4) MPMG MUSIC (쏜애플 굿즈) _ 최성민 팀장
5) 한화이글스 _ 김정민 과장
6) 바반투 (불교굿즈) _ 김서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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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의 불구경: 밴드 쏜애플과 IP 확장의 여정>, MPMG MUSIC 최성민 팀장


바야흐로 굿즈 전성시대, 그중에서도 유독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굿즈엔 어떤 스토리들이 숨어 있을까요? 단순히 아이템을 넘어 하나의 서사와 세계관을 만드는 굿즈 장인들은 또 어떤 인사이트를 품고 있을까요? 어느덧 4회째인 국내 유일 굿즈 컨퍼런스 <소싱인스토리>


네 번째 현장리뷰는 MPMG MUSIC 최성민 팀장님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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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 쏜애플 소속사 MPMG MUSIC의 최성민 팀장. 쏜애플의 음반 기획 및 제작, 공연 기획 및 MD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쏜애플의 콘서트, 쏜애플의 브랜드


대중음악계에 싸이의 ‘흠뻑쇼’가 있다면, 밴드계에는 쏜애플의 ‘불구경’이 있습니다. 관객들이 밴드를 둘러싼 무대 배치가 불구경하는 모습을 닮았다는 이 콘서트, 이제는 밴드 쏜애플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되었어요.


2016년 런칭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진행되었고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죠. 여기에 관련 굿즈는 물론 CGV 상영부터 타임스퀘어 팝업스토어까지. 어떻게 해서 불구경은 공연장을 넘어 IP로 확장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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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 첫 번째 불구경은 밴드의 연습실을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시작되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지워진 공간에서 멤버들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까지 눈에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처음부터 불구경을 브랜드화 할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좀 더 가까이서 호흡하고 교감할 수 있는 콘서트는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 더 가까웠죠. 객석이 무대를 사방에서 둘러싼 특유의 배치, 화려한 조명이나 무대미술 없이 그저 멤버들끼리 연습하는 모습을 날것 그대로 엿보는 듯한 방식은 여기서 시작되었어요. 크지 않은 공간에서 밴드와 팬, 음악만이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연출이었죠.


“쏜애플의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게 불구경의 강점이에요. 팬들에게는 단순히 단독 콘서트를 넘어 꼭 참석해야만 하는 이벤트였죠. 그걸 비슷한 시기에 매년 반복하다보니 팬들 사이에선 연례행사랄까, 일종의 명절처럼 자리매김했어요.”


이렇게 불구경의 포맷이 자리잡아가는 과정에서 몇 차례 위기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공연 며칠 전 보컬 멤버가 성대폴립으로 노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이 강화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때도 공연은 취소되지 않았대요.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행사였으니까요. 대신 전액환불을 진행한 후 가창 없이 연주만으로 무대를 꾸몄고, 스탠딩 대신 좌석 공연으로 전환해 거리두기를 지켰죠.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불구경이라는 브랜드가 신뢰를 얻은 순간들이었어요.


서사를 넘어 진심을 담은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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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3. 쏜애플이 쌓아온 서사를 바탕으로 불구경의 분위기를 시각화한 역대 불구경 포스터들.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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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4. 포스터 속 아트워크를 활용해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앞뒤 장면처럼 이어지는 2016년 버전과 2024년 버전을 모티브로 두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을 세컷 만화로 풀어낸 것.


불구경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는 무대 연출뿐 아니라 시각 언어의 역할도 컸습니다. 이는 굿즈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죠. 핵심 키워드인 ‘불’에서 착안한 성냥, 나무 조각을 태워 향을 즐기는 팔로산토, 멋스러운 지포라이터처럼요. 포스터나 스티커 세트, 의류 등 다른 종류의 굿즈들도 있지만 불구경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겼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거웠대요. 굿즈 관련 리셀러들도 이 즈음 생겨났을 만큼요.


무엇보다 여기에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서사가 들어있습니다. 10주년 기념 굿즈였던 지포라이터에는 오래오래 소장하며 지난 10년의 기억과 감정을 간직해달라는 의미를 담았고, 또다른 티셔츠에는 기존의 포스터 아트워크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담아냈대요. 이처럼 팬심을 자극하는 디테일의 비결은 회사 내부에도 존재하는 ‘찐팬’들. 학생 시절 첫 불구경의 관객이었던 팀원이 있을 만큼 실제로 쏜애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덕분에 단순히 예쁜 걸 넘어 오랜 서사가 녹아있는 굿즈들을 만들 수 있었다네요.


“3천원짜리 포스터에서 7만 7천원 라이터까지, 지난 10년 동안 IP를 굿즈에 녹여내기 시작하면서 품목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어요. 비교적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굿즈들이 판매되는 건 단순히 예쁜 물건이어서가 아니라 쏜애플의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불구경, 공연장을 넘어서다


애정과 신뢰를 바탕삼아 쏜애플을 강력한 티켓파워를 가진 팀으로 만들어준 불구경.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이 콘서트는 이제 공연장을 넘어섭니다. 공연을 놓쳤거나 다시 보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콘서트 필름으로 되살아나 전국의 CGV에서 상영되었죠. 서울의 한 켠에서만 만날 수 있던 풍경이 더 넓은 곳, 더 많은 팬들에게로 퍼져 나가는 순간이었어요. 쏜애플의 콘서트 IP가 부가 수익을 창출한 첫 번째 사례라 내부적으로도 의미가 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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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5.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불구경 1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 지난 10년의 기록을 돌아볼 수 있는 사진전, 무대 위 아티스트의 경험을 엿볼 수 있는 체험존과 청음존 등으로 구성되었다.


올해는 10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도 열렸습니다. 단순히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쏜애플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 지금까지의 활동 사진을 모아 사진전으로 펼쳐내고, 실제 불구경 무대와 공연 의상을 그대로 가져와 체험존화하고, 쏜애플의 인이어 모니터를 설치해 직접 청음해볼 수 있게 했대요. 덕분에 팬들은 객석을 넘어 무대 위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죠.


"팝업스토어 준비 과정에서 정말 많은 양의 사진과 영상들을 정리했어요.

10년이라는 시간을 실제로 만져보는 듯한 경험이었고, 그 과정에서 기록의 힘을 느꼈습니다. 기록해두지 않으면 추억으로만 남지만, 기록해두면 어떤 형태로든 확장할 수 있으니까요.

굿즈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신경쓰려고 합니다. 공연은 순간이지만 굿즈는 그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장치잖아요.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그 경험이 팬들의 일상에서 꺼지지 않는 불처럼, 이어진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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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애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던 세션 이후,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음악을 다루는 밴드가 이토록 굿즈 제작에 열심인 이유에 대한 것이었어요.


“굿즈는 팬들이 밴드와 만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음악을 청취하는 걸 넘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티셔츠나 액세서리 등을 직접 착용하면서 그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거죠.

쏜애플의 경우엔 굿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해요. 최근 10주년 굿즈 제작 당시엔 보컬 멤버가 직접 팔찌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가장 많이 사랑받았던 굿즈가 무엇이었는지도 들어볼 수 있었어요.


“가을철에 진행되던 불구경이 2022년부터는 겨울철로 바뀌었는데요. 대기 과정에서 추위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팬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목도리를 굿즈로 제작했는데, 이제는 매년 제작되는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되었어요.

슬로건 역시 팬분들이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품절되지 않게 상시 재고 관리를 하고 있어요.”


콘서트 이후 버려지는 현수막을 리사이클링해 만든 가방이 1분만에 품절되었던 에피소드, ‘멸종’이라는 콘서트 제목에 맞춰 ‘세상이 멸망한 후 멤버들의 뼈만 남았다’는 설정에서 탄생한 엑스레이 핀버튼 이야기도 함께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쏜애플 공연의 모든 서사는 현재 유튜브 다큐멘터리로도 공개되어 있다니, 더 생생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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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미니 인터뷰


Q. 아이돌 팬덤과 마찬가지로 밴드 쏜애플의 팬덤 역시 소속사의 IP를 바탕으로 2차 창작을 주도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팬들 스스로 경험을 확장한다는 게 흥미로운데, IP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밴드씬 팬덤에는 ‘나눔 문화’라는 게 존재합니다. 스티커 등 지류 기반의 굿즈는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 갖고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직접 제작하는 거예요.

저희는 그걸 일종의 놀이 문화로 바라보고 있는데, 2차 창작물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IP를 그대로 사용한다거나 그걸 활용해서 모금을 하는 등의 상황은 지양하려 해요.

동시에 팬들도 만들 수 있는 아이템들은 공식 굿즈로 제작하지 않으려 합니다. 흔한 판촉물 대신 포스터부터 고가 팔찌까지 제대로 만들어 정당한 금액으로 판매하려 해요.


Q. 무언가를 브랜드한다는 건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쏜애플과 불구경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정의되고 기억되기를 바라시나요?


불구경이 시작된 건 2016년이었고, 저는 2017년에 불구경을 처음으로 관람한 뒤 2018년 MPMG에 입사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포맷으로 콘서트를 진행하는 국내 아티스트를 본 적이 없어 신선했는데요.

그동안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모든 걸 불태운 만큼 앞으로 불구경을 더 진행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신 분들의 마음 속에선 그 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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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전하영님

1)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jjeonneo/

2) 웹사이트 https://jeonhayeong.creatorlink.net/

하나의 색으로 채운 100명의 세계보다 열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10명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 2017년부터 아트와 디자인의 관점에서 취재·인터뷰·칼럼 등 콘텐츠를 제작해왔으며, 글로벌 아트 플랫폼과 미술투자 플랫폼을 거쳐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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