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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유희와 일의 찬란, 블랭크 이시우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51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이시우,  9년 차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블랭크 코퍼레이션에서 언코티드 247/블랙 몬스터 제품 기획과 브랜드 디렉팅을 하고 있어요. 마케팅 7년, 상품기획 2년의 경험을 조합하여, 고객에게 인정받고 선택받을 수 있는 상품과 브랜드를 만들고자 달려가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상품과 브랜드들 속에서 콘텐츠/마케팅/제품/디자인의 조합(밸런스)을 찾아 헤매고 있어요.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만 7년간의 마케터 생활을 정리한 것입니다. 건축과를 나온 공돌이로 숫자에 조금 강하고 소비를 좀 더 좋아해 시작한, 마케팅 업무. 쉽게 흥미를 잃는 성격 탓에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로 소통하는 일은 재미있고 익숙했지만, 본래 기획이란 롤에 더 흥미가 있고 더 몰입하는 것을, 업무 외 다양한 프로젝트 등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블랭크와 인연이 되어, 마케팅으로 입사하여 현재는 기획자로 피벗 하여 업무하고 있습니다. 전공을 바꿔서 업으로 삼는 경우는 많지만, 하던 직무를 바꾸는 경우는 퇴사보다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요. 개인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빠르게 바뀌는 흐름 속에서 필연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업으로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던 업무를 월급쟁이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선택함에 있어 행동이 즉각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이직보다는 퇴사를 결정하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결정의 순간을 미루는 것보다 미완의 결정이라도 행동하자!라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퇴사 후 소속감이 없는 순간들에 흔들렸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 된 구직에 재 뿌려지며 멘털이 탈탈 털리기 시작하면 퇴직할 때의 객기(?)는 사라지고, 끝없는 터널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부끄럽고 이불 킥이 나오는 행동들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직 없이 5번의 입사와 4번의 퇴사를 하다 보니, 이것 또한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도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만들 수 있게 되니, 다시 찾아오는 결정의 순간도 보다 확신이 생기게 되었고, 어려운 순간도 빠르게 통과하게 되더라고요. 터널을 지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쯤 속으로 " 아 이 정도 힘들 정도면 뭔가 일이 풀릴 때가 되었는데.." 하면서 툴툴 털어버리는 순간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들을 다시 마주하기 어려워 선택조차 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노하우였을 것 같아요.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슬럼프로 더 깊숙이, 속도 내어 빠지라고 조언합니다. 슬럼프가 피할 수 없는 순간임을 받아들이고, 그 파장의 폭을 줄여 빠르게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 나름 저에겐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익숙해지되, 무뎌지지 말고, 점점 속도를 빠르게. 연애, 업무, 관계에서 꽤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 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다들 좋은 정보를 가지고 계실 것 같아 어렵지만,  "딱 1시간"이라는 조건이 있다면 "Tomorrowland After movie" 도 괜찮겠어요. 대신 스킵 없이 25분 정도 되는 영상 한두 편을 스피커를 크게 키고 보셨으면 합니다. 이 페스티벌에 4번이나 갔지만, 지금도 야근할 때나 스트레스받으면 자주 보고 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예술에 대한 지식과 상식 하나 없이도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 


[자. 보실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hvIg3PTJWxs&t=199s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1) 이동훈, 블랭크 마케터 

2) 마케터 업무를 함께 하였던 동료입니다. 현재는 서로 다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3)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배울 점이 많으나,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냉철하게 자신을 관찰하고 분석한 후 마치 제3자에게 내리는 판단처럼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심지어 꽤나 자주요. 그럴 때마다 머리가 쿵 하면서 잠시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이기적 이타주의입니다. 2012년도 첫 번째 퇴사를 하면서 목표로 한 것이 있습니다. 런던에 가서 2달간 올림픽을 보고, 관련된 업무를 하여,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20명에게 그들이 감동을 느낄만한 경기, 결승전 티켓과 비행기 티켓을 선물하는 것이었어요. 보통 쉽게 느끼는 감정 중에 하나인데, 자신이 좋은 경험을 할 때 주변 사람들도 느껴보면 좋겠다 하듯, 나의 행복을 남들도 경험하여 같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이 평범한 감정이 제게 주는 성취(?), 행복감이 커서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타적이라기보다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죠. 나 혼자만 행복하고 남들이 불행한 순간들을 떠올리면 그렇게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좀 더 행복하기 위해, 좀 더 다양하고 멋진 경험들을 오감을 통해 느끼고 이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어떤" 일이라기보다 "무엇"을 위해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목적 없이 방황할 것 같아요. 영영 찾지 못할 수 있지만 좀 더 방황하고 싶나 봐요. 돈이나 명예 등 목적이 생기는 순간, 몰두해서 방향을 찾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1) 지체 없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2) 행동에 대한 후회가 정신을 잠식하지 않는 것 

3) 지나간 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가치관의 농도는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만 20대에는 시작점이 "함께"보다는 "혼자"라는 관점이었고, 지금은 혼자가 아닌 함께 나아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날 서있고 뾰족했던 그때의 나보다, 조금은 둥글고 완만하지만 단단해져 가는 지금은 그때와 꽤나 다른 것 같습니다.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평온함을 깨고, 새로움을 만든 후 그것을 다시 평온하게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낍니다. 한 가지를 뚝심 있게 하지 못하는 성격을 고쳐보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쉽지 않았고, 요즘은 새로운 것들을 계속 도전하고 해결해 나가며, 때론 새로움이 없을 때 의도적으로 만들어 상황을 즐깁니다. 이때 발생되는 에너지가 삶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원천인 것 같습니다.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한 5년-10년쯤 완전히 다른 곳 다른 직업으로 살아 보는 것! 매일같이 새롭고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한번 살긴 아쉽고 2 모작처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어요. 저희 부부는 여러 가지 합이 맞는 가치관 중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같이 여행할 때 주제로 “이 도시에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으로 도시를 정하고, 여행하며 이 관점으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어요. 한 번쯤, 더 나이 들기 전에 해외 어느 도시나 남해 작은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어요! 꼭.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끊임없이 여행을 다닙니다. 도시를 이방인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지만,  진짜로 살아간다면?으로 바라보면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들이 들리고, 보이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여행과 여행 중 나누는 이야기를 통하여, 저희 부부는 코너 속의 코너처럼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약속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덜렁 되는 성격 탓에 약속을 통째로 잊어버리는 경우는 있어도, 약속시간은 관계/만남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지키려고 합니다. 공과 사 두 가지 모두 해당되고요!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업무를 관계자가 아닌 타인에게 강의하는 것은 아직 부족하고,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노하우를 이야기 드릴 순 있을 것 같아요. 쉬면 아프고, 쉬면 다운되는 성향이라, 쉬지 않고 일하고, 쉬지 않고 놀면 에너지가 생기는 라이프가 가능합니다. 이런 소모적인 패턴으로 에너지 스노우볼을 만드는 법!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1) 떳떳한 사람

2) 긍정적인 사람 

3) 믿을 수 있는 친구, 남편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아내와 함께 하는 1년 여행, 혼자 하는 1년 여행은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 시간을 위해 퇴사나 휴직을 하진 못할 것 같아요. 점점 더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고, 오늘이 어버이날이기도 해서 문득 효자 코스프레를 하게 되었네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 질문지가 너무 긴데 포기할래? 

A - 음... 포기하지 않고 해 보겠습니다.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쏟아지는 브랜드 속에서, 말만 멋진 브랜드, 잘 팔리기만 한 브랜드, 잘 만들기만 한 브랜드가 아닌 이 요소들의 밸런스를 조율하며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을 성공시킨 경험이 아닌, 밸런스를 맞춰가는 과정을 성공 방정식으로 만드는 것이 브랜드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혹시나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DM 주세요. 끈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이시우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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