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작은습관 프로젝트 시작,
100일 글쓰기

경험의 확장, 숭례문학당에서 카카오까지

2017년 봄.

숭례문학당 100일 글쓰기를 함께 한 낯대 1기 선우와 연주

페이스북에 숭례문학당 '100일 글쓰기' 광고가 보였다. 계속 보였다. 보이는 건 내가 관심을 두고 있단 얘기다. 광고가 인도하사, 며칠 동안 그들 사이트에 계속 들어갔다. 여러 글쓰기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100일 글쓰기'가 눈을 잡았고, 마음을 연신 흔들었다. 하지만 결정을 미뤘다. '100일'이란 시간이 만만하게 보이지 않았고, 15만 원 참가비가 녹록지 않았다.


마음이 흔들린 이유는 2가지였다.

첫 번째는 글을 잘 쓰고 싶었고, 100일 동안 훈련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두 번째는 스토리펀딩에 이런 프로그램을 적용해 보고 싶었다.


시작 날짜가 다가오자 "일단 해보자!"로 기울었다. 결국 결제.  

그렇게 '100일 글쓰기'에 참여했다. 그렇게 100일간 글을 썼다. 매일 쓰진 못했고, 아마도 80일 넘게 글을 쓴 거 같다. 글은 대개 일상 이야기였고, 가끔 매니저가 제안한 주제에 맞춰 글을 썼다. 다행히 많은 날을 글로 채웠다.


[100일 글쓰기는 네이버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매니저가 매일 리드글을 올리면 그 글에 답글을 달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3가지다.

첫째는 참여한 지인들 덕분이다. 우리끼리 응원하며, 서로의 글을 보고 키득키득했다. 아는 이의 이야기니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단순한 이야기도 입체적으로 보였다. 아쉬운 건 다른 참여자들과 관계는 뭔가 진전이 없었다. 내 글쓰기에 바빴고, 가끔씩 지인들 이야기 정도만 챙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감시간이다. 기자들은 마감이 글을 쓰게 한다고 하지 않았나? 100일 글쓰기도 마찬가지더라. 마감시간이 있으니, 그걸 지키게 되더라. 술 마셔 축 늘어져 집에 가는 지하철. 꾸벅꾸벅 졸면서도 12시 마감을 지키기 위해 글을 썼다. 물론 단어들은 방향 없이 헤매고 문장은 맥락 없는 맹문이었다. 하지만 엉망진창이라도 글은 썼다. 그게 중요했다.


세 번째는 운영 경험이 쌓인 매니저의 능력 덕이다. 단톡방을 통해 매일같이 반가운 인사를 하고, 다독여주고, 12시에 가까워오면 마감시간 안내를 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새로운 주제를 던져줬다. 처음엔 내 주제를 가지고 쓰지만, 어느 순간 뭘 써야 하나 고민하다 그걸 못 찾아 포기할 때도 있었다. 쓸 주제가 없으니, 쓰다 말다 쓰다 말다 아무것도 못썼던 거다. 더해 긴긴 100일을 짧게 느끼도록 도와줬다. 30일 50일 등 어떤 분기점을 지날 때마다 분위기를 북돋아줬다. 출석 현황도 공유해 주고, 빠진 날을 채우는 이벤트를 통해 분발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그렇게 까마득했던 '100일 글쓰기'가 끝났다. 글의 수준을 떠나 글을 쓰는 게 크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다시 숭례문학당 100일 글쓰기를 신청할까 하다, 15만 원 돈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함께 할 지인도 없으니 심심할 거 같았다. 그러다 회사 동료들과 100일 글쓰기를 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과연 100일 글쓰기에 참여할 분들이 있을까? 내심 25명이 모이면 대박이라 생각하고, 공지를 내 보냈다.


---

[아래는 카카오_사내 게시판에 올린 100일 글쓰기 안내글]


2017년 8월 7일(월) 11:55

#100일_글쓰기. 같이 하실래요?

안녕하세요. 스토리펀딩 로리입니다.
제목 그대로. 100일 글쓰기. 같이 해 보실래요?


1. 모집대상 : 카카오 크루
  1) 뭔가 생각 정리를 하고 싶은 분
  2) 100일 동안 작은 성취를 만들고 싶은 분
  3) 글쓰기를 조금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분
  * 글쓰기 실력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 글쓰기 코칭도 없습니다. 단지. 옆에서 같이 달리는 동료가 있습니다. 그런 글쓰기 프로젝트입니다.


2. 모집인원 : 25명
  ㄴ 25명이 넘어가면. (공정한 뽑기)추첨
  (추첨을 한다면. 추첨 결과는 본 글 댓글로 25명 이름 공유)


3. 신청방법
  ㄴ 댓글로. 소속 & 참가이유(간단히) 올려주세요^^


4. 모집기간 : 오늘부터~11일(금)


5. 글쓰기 기간 : 8월23일(수)부터 11월30일(수) _ 딱 100일


6. 참가비 : 10만원
  1) 참가비는 100일 후 돌려드립니다.
  2) 단, 1일 1,000원으로 계산해. 안 쓴 날(못쓴 날)은 제외하고 드립니다.
  3) 멤버들이 안써서(못써서) 남겨진 금액은. 약소하나마 '기부'하려고 합니다.
      (기부처는 멤버들 합의에 의해 결정)


7. 운영방식
  1) 돌아가며 1 day 매니저를 합니다. 100일 동안 총 4번.
   ㄴ 매니저는 참가자들이 그날의 일용할 글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ㄴ 글에 댓글도 달아주고(1명이상의 관심ㅎ)~
   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주제어를 제시합니다.


  2) 일단 다음 카페에서 모여, 진행합니다.
   ㄴ 카페는 비공개입니다.(멤버들만 서로의 글을 보는)
   ㄴ 매일같이 원고지 1장~5장 정도의 글을 씁니다.(밤 12시 전까지 써야 합니다)
   ㄴ 그게 다..입니다. 일기를 쓰던, 어떤 책에 대한 리뷰를 쓰던. 등등 상관없습니다.


8. 기타
   1) 시작에 앞서. 전체 모임을 합니다.(8월 22일 화. 12시. 장소는 스위치온 예정)
   ㄴ 인사. 운영 전반에 대한 공유. 매니저 스케줄 확정
   ㄴ 김밥으로 점심을
   2) 마무리 후. 전체 모임을 합니다.(12월 초)
   ㄴ 리뷰 및 후속활동? 등등
   3) 중간중간. 번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9. 참고
   1) 제가 외부에서 100일 글쓰기를 참여했고. 이제 내일이면 100일
    ㄴ 100일동안 쓸 수 있을까 했는데! 드디어. 글을 쓴 날은 총 92일~
    ㄴ 효과를 많이 봤고. 더 하고 싶은데. 방법을 고민하다, 이렇게! 크루들과 함께 해 보려 합니다.

   2) 100일간 글쓰기를 한 걸 보니. 육아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ㄴ 지금 글쓰기 모임 외 추가로 글쓰기 모임을 한다면~
    ㄴ 육아 글쓰기가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정말 힘든 육아. 글을 쓴다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3) 스토리펀딩에서 '30일/100일 글쓰기'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ㄴ 혹시나 크루들과 글을 나누기 부담스러운 분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세요
     ㄴ 곧 2탄이 오픈됩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5171


결과는 대박이었다. 무려 55명이나 신청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