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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신춘문예 투고, 팟빵 임영민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65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임영민, 10년 차예요.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문학출판사 편집장이 되겠다는 당찬 꿈을 안고 모 출판사에 사회 첫발을 디뎠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팟빵(팟캐스트 플랫폼)에서 유료 콘텐츠 사업 담당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지금 만나는 애인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한 일. 살면서 딱 한 번 고백해 봤는데, 그게 벌써 4년도 넘었네요. 저보다 똑똑하고 공감능력도 뛰어나서 배울 게 많아요. 무언가 어려운 의사결정이 있을 때마다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현명한 답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에요. 그 친구를 만나는 날만큼 성장하고 있습니다.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2018년에 신규 사업으로 오디오북에 뛰어들었어요. 웬만한 출판사에는 다 연락드리고 미팅 요청드렸는데 아예 만나 주지를 않는 거예요. 그나마 몇몇 곳에서 불러줘서 가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들 꺼내더라고요. 경쟁 서비스가 얼마를 투자할 건데 너희는 그만큼 투자 못 하지 않느냐부터 해서 심하게는 어차피 경쟁 서비스 못 이길 건데 왜 하려고 하느냐는 훈수도 들었고요. 심지어 열심히 서비스 소개 중인데 중간에 회의실 문이 발칵 열리더니 팀장급쯤 되는 분이 그쪽 담당자한테 미팅 그쯤 마무리하고 나오라고 말씀하셔서 많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어요. 


회사에다가는 언제까지 얼마큼 제휴해 낼 수 있다고 보고해 놨는데 막상 맘처럼 되지 않으니 속이 타들어가더라고요. 팀원들도 지치는 게 보였고요. 하릴없이 매일매일 연락하고 찾아도 가고 그랬습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었어요. 진심(?)이 통했는지 계속 연락하고 제안드리고 하다 보니 되긴 되더라고요. 다섯 달 정도 지나고부턴 따로 요청 안 드려도 먼저 연락 주시고 들 했어요. 당시 엄청 깐깐하던(?) 분이랑은 하도 만나다 보니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기도 합니다. 그때 왜 저한테 갑질 했냐고 농담도 주고받고 그러네요. ㅎㅎ;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제가 슬럼프에 빠져 보니 조언은 웬만해선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아무리 좋은 말을 해 줘도 귀에 들어오지를 않아요. 그냥 힘든 시기 동안 '소주 자유이용권' 주는 게 제일 나은 방법 같아요. 


"선약이 있어도 네가 연락하면 일정 빼서 무조건 술 사주러 올 테니 전화해~" 요거요.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 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바둑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원한다면 제가 차근차근 가르쳐 드리는 것으로요. 바둑이라는 게 단순 흑백 간의 싸움인데, 그 수들이 참 미묘해서 아주 재밌으면서도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제가 무려 6년 동안 리더로 모신 팟빵 김동희 대표님을 추천하고 싶어요. 팟빵 성장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서 정말 많은 상황과 맞닥뜨려 왔는데요, 그때 리더로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고 사업적 판단을 내리는지 지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배운 게 많습니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후회하지 않는 삶이요. 그것을 위해서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변명하지 말자고 종종 스스로 다짐합니다. 언제고 돌아보더라도 그때의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결과였다고 확신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실력 있는(?) 문학출판사 편집자 혹은 대표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대학 시절 내내 꿈꾸었던 일이라서요. 서점에 가면 더 이상 읽을 소설집이 없어 신간 언제 나오나 기다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의 꿈을 아직 포기한 건 아니에요. 언젠가 도전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 고유성 등)?  

몰입력...? 흥미를 느낀 분야가 있으면 그게 무슨 일이든 목표 달성까지 죽어라 하는 편이에요. 그 과정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좋아요. 이뤄냈을 때 엄청 짜릿하잖아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 칭찬 한마디에 전교 5등 안에 들 때까지 공부해 본 적도 있고, 친구가 스타크래프트 못 한다고 놀려대길래 밤낮없이 연습해 학교짱 먹은 뒤 옆 학교 짱이랑 붙어서 3:0으로 이긴 적도 있습니다. 그 친구가 한 판 더 하자고 했는데 안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아 바둑도 그렇게 배우게 됐어요. 군대에 있을 때 간부가 바둑 가르쳐 준다면서 저를 엄청 골려먹었는데, 그 사람 이겨 보겠다고 바둑 책만 50권 넘게 읽으며 1년 동안 독학했어요. 전역 전에 겨우 한 판 이겼는데 전역날보다 더 기뻐했던 거 같아요. (전적은 1승 100패 정도) 회사에서 일하는 데도 이런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슬럼프가 조금 덜 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좋게 얘기하면 신중해졌고, 나쁘게 얘기하면 겁이 많아졌어요. 이를테면 20대 때는 '하면 된다!!!!'였다면, 지금은 '하면 되는지 안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정도?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목표한 무엇을 달성했을 때예요. 그 과정이 스스로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면 더더욱.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다양한 선택지들이 떠오르는데요, 그때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분명 소설은 쓰고 있을 거예요. 학생 때 남몰래 신춘문예에 투고도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얄짤 없이 떨어졌죠. 그때 못다 이룬 목표를 위해 두 번째 도전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경험하고 기록하고 복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소설을 쓰기 위해 하루를 잘 살아냈다고 생각해요.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다들 그럴 것 같아서 특별할 것 없는 습관인데, 매일 아침저녁으로 10분 정도 할애해서 일정표를 체크합니다. 이번 주 제가 할 일이 무엇이었고, 어제는 무슨 일을 했고,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고, 내일 무슨 일을 할 것이고. 그래서 이번 주는 어떤 결과물을 내야 하고. 특히 오늘 할 일들은 간단하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려 봐요. 3시 미팅이니까, 작업을 2시 30분에 끝내 놓고, 10분 동안 미팅 문서 다시 훑어보고 미팅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해 봐요. 이런 습관 덕인지 아직까지 회사 동료나 제휴사 담당자들로부터 일정에 대한 컴플레인은 받아보지 못했어요.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기준으로 팟빵 애플리케이션을 월평균 100만 명 내외가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유저들을 상대로 지난 6년 동안 해 온 다양한 사업 모델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패한 것도 성공한 것도 많아요. 예를 들자면, 처음 유료화 모델 도입했을 때 유저분들이 댓글창 폭발할 정도로 컴플레인을 쏟아냈는데 사용자 이탈 없이 어떻게 안정화시켰는지, 그런 것들요.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3개 이상)?

1) 언제든지 술 한잔 사달라고 전화할 수 있는 사람 

2) 얼마든지 비밀을 털어놓아도 안심할 수 있는 사람 

3) 누구든지 지인에게 편히 소개해 줄 수 있는 사람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의사로부터 죽을병에 걸렸다고 진단받은 적이 있어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의사가 5년 생존율 20%라면서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죽네마네 하고 있었어요. 그때 종교도 없는 제가 속으로 예수님 부처님 다 찾으면서 간절히 부탁을 했습니다. 제발 5년만, 딱 5년만 더 살게 해 달라고요. 그럼 후회 없이 살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러고 한 달 뒤 대형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해 보니 오진으로 나왔습니다. 그때의 기쁨과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그리고 이게 벌써 10년 전 이야기예요. 그 일을 겪은 뒤로 저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 보너스 시간을 받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안 들게끔 열심히 살고 싶어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좋아하는 문장이 있나요? 

A. "아는 이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知者不言, 言者不知)" - 노자 56장 - 가끔 과거를 복기해 보면 제 행동보다는 말에 후회가 되는 게 많더라고요. 아, 그때 왜 그 말을 했지? 혹은 왜 그렇게 말을 했지? 하는.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커뮤니티 낯선대학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록담님 추천으로 낯선 대학 4기 활동을 했어요. 덕분에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관성대로 살았다면 인사도 나눠봤을 리 없는 사람들이었죠. 매주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은 바가 적잖아요.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올해엔 낯선 대학 5기 스태프로 참여할 예정이에요. 제가 작년에 느꼈던 것 이상으로 올해 멤버분들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언젠가 만날 날이 오겠죠? 그때 깜짝 놀랄 만한 재밌는 이야기 많이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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