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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앨범을 낸다, 온갖 예술가 요조

ㅅ스타그램 프로젝트 no.66

1. 사람 이야기만 하는 ㅅ스타그램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가 메인, 브런치는 거들뿐)
2. 카카오 100일 프로젝트에 맞춰, 100일 동안 사람 이야길 합니다.
3. 우리는 대개 누군가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4. 그 길이 '대로' 일수도 있고, 인적 드문 '골목길' 일수도 있습니다.
5. 그러다 내가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러하길 바랍니다.
6. 이 프로젝트는 내가 길을 만들기 전, 다른 이의 길을 살펴봅니다.
7. 그들 역시 웃고, 울고, 가라앉고, 상승하길 여러 번. 당신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8. 힘내세요.    

[ㅅ스타그램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이름과 사회(일) 몇 년차인가요?

요조, 13년 차

[요조 인스타https://www.instagram.com/official_yozoh/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 일터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뮤지션으로 데뷔했습니다. 2009년에 서울예대 학보에 칼럼을 우연히 쓰게 된 이후로 글도 조금씩 쓰게 되어 지금까지 5권의 책을 썼습니다. 2015년부터는 '책방무사' 라고 하는 작은 동네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 계동에서 시작해 현재는 제주 성산읍 수산리로 이전해있습니다. 2016년부터 <책, 이게 뭐라고>라고 하는 도서 팟캐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올해 그것이 유튜브로 개편되는 바람에 유튜버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음악은 안 하냐는 질문을 수시로 듣는데, 꿋꿋하게 가끔 앨범도 냅니다. 


3. 지난 3년, 가장 잘 한 일과 그 이유는?

가장 최근에 낸 앨범이 2017년에 발매한 앨범이었습니다. 굉장히 무모하고 어려운 앨범이었는데, 왜냐하면 영화의 틀을 취한 앨범이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라는 그릇 안에 제 앨범을 넣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디지털 싱글의 형태로, 한 곡 씩 선택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시대에 옛날처럼 첫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뮤지션이 세운 기승전결을 따라 '정주행' 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듣는 효과를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떠올린 것이 영화라는 틀이었습니다. 내가 영화를 만들어버리면, 그 영화 안에 내 앨범을 넣어버리면,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정주행 하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영화를 만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영화를 과연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 때문에 소속사에서는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반기면서도 동시에 우려가 컸습니다. 적자가 분명한 프로젝트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어쨌든 시도했습니다. 시나리오도 처음 써보고, 오디션을 통해 배우도 섭외하면서 영화라는 것을 처음 연출해보았습니다. 동시에 노래들을 만들어 적재적소에 집어넣었고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하게도 그 해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데 성공했고, 그 이후 한 달에 한 번 씩 상영회를 하면서 적지만 분명한 호응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정체성 때문에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데는 실패했고, 음악은 이제 안 하냐는 질문을 여전히 받으며 지내지만 그럼에도 저에게는 그 어떤 앨범보다 훌륭하고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아, 앨범이자 영화의 제목을 말씀 안 드릴 뻔했네요.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입니다. 


4. 삶에 있어 아쉬웠던/안타까웠던(실수, 실패 등) 일이 있었을 텐데요,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제 삶에 있어 모든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거의 제 동생의 부재로부터 발생하고 또다시 귀결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07년 사고로 동생을 잃은 후에, 저는 동생의 부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왔는데요. 그중에는 한쪽 팔을 타투로 채우는 것처럼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어리석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편안하게 미소를 지으며 이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저는 이 일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했고, 사실은 자유로워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일을 극복하게 될까 봐 겁이 납니다. 



5. 슬럼프에 빠진 친구/지인을 보면,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나요?

우리가 타인의 슬럼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슬럼프에 (슬럼프 비슷한 것에) 빠지게 될 때마다 제가 해리포터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는 론도 헤르미온느도 있지만 볼드모트를 상대하는 것은 나 혼자만 할 수 있다고. 친구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는 론이나 헤르미온느가 되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갈 수 있을 때까지 같이 가주고, 그가 볼드모트를 상대하는 동안 밖에서 기다려줍니다.


6. 삶에 흔들리는 지인들에게.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등 이건 꼭 (들어)봐~ 하며. 추천하고 싶은 건? 왜요?

근데 저 이 질문 잘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드라마, 책, 영화, 음악, 뮤지컬, 연극, 미술, 사진... 이런 거는 삶을 막 흔드는 것들 아닌가요? 저는 드라마, 미드, 넷플릭스, 왓챠.. 이런 거 거의 안 보는데요, 이유는 보면 제가 더 흔들릴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흔드는' 끝판왕은 영화 <바그다드 카페>입니다. 흔들리고 싶으면 보시고, 흔들리기 싫으면 보지 마십시오.  




7.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중 다른 분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1명을 생각해 보세요. 

두 사람을 묶어서 1명이라고 쳐도 될까요? 제가 다니는 체육관의 관장님과 저의 트레이너 선생님입니다. 그 체육관은 인기가 없어서 제가 아침에 가면 늘 아무도 없는데요. 대신 온갖 식물과 꽃이 가득합니다. 관장님은 운동은 안 하고 맨날 웅크려서 식물만 들여다보고 있어요. 한 달 내 변화가 없던 무화과나무에서 잎이 돋았을 때 저와 트레이너 선생님, 관장님이 함께 함성을 질렀던 아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 트레이너 선생님은 재주도 욕심도 많아서 책도 많이 읽고 넷플릭스나 왓챠도 많이 보시고 맛집도 많이 아세요. 운동을 하면서 책이나 영화, 맛집을 알려주면 저는 그분이 시키는 대로 읽고 보고 먹으며 지냅니다. 관장님은 얼마 전 키우시는 상추 화분 하나를 키워보라며 주셨는데 그것도 아주 잘 키우고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몸의 내부를 다지면서 저는 그 무화과나무에서 무화과가 열려 우리 셋이 노나 먹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8. 당신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는(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아주 작고 똘똘 뭉친 삶


9.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왜 그일 인가요?

요리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식재료를 다듬고 만지다가 하나씩 집어먹는 것이 좋아요.


10. 당신이 가진 여러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센가요 (장점, 고유성 등)?  

웃는 힘이 센 것 같습니다. 아무리 빡쳐도 웃어야 하면 조금도 스스럼없이 활짝 웃을 수 있습니다. 



11. 20대(사회 초년생) 당신과 지금의 당신, 생각(가치관 등)의 어떤 부분이 (크게)달라졌나요?

20대 때는 밖으로 확장하고 싶어 안달 났던 것 같고, 지금은 안으로 확장하고 싶어 안달나는 것 같고.


12. 당신은 무엇에(or 언제) 보람을 느끼나요?

달리기를 시작한 지 7개월 정도 되었는데요, 기록이 점점 좋아질 때 매우 뿌듯합니다.


13. 인생 후반전(50세 전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그냥 지금의 체육관과 지금의 일과 지금의 공부를 계속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50대까지 살 수 있다면.


14. 13)번 질문에 이어, 그것을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혹은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13번을 위해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달리는 일을 지속해보고 싶어요. 언젠가 풀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15. (좋은, 작은)습관이 있다면?

1)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 별명을 조용하게 지어놓는 버릇이 있습니다. 비교적 가깝게 지내는 저의 지인들은 제 핸드폰 안에 다 별명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지금 어디니' 라고 저장되어 계시고 본인은 모르십니다.  

2) 메모장에 유언을 써두었습니다. 거기에 "다음의 친구들에게 다음의 금액을 선물해주세요. 반드시 신나는 일에 써달라고 전해주세요." 라고 써둔 부분이 있는데요. 거기에 적힌 친구들의 이름과 금액이 매번 바뀝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마다 핸드폰으로 수정 작업을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16. 누군가에게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어떤 노하우(or 인사이트 / 경험)를 전달하고 싶나요?

강의하는 것을 손톱만큼도 좋아하지 않지만, 해야 한다면 저의 노하우나 저의 인사이트보다 제가 존경하는 예술가를 공부해서 강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슨트나 가이드처럼요. 


17. 당신은 지금 어떤 키워드로 기억되고 싶나요(3개 이상)?

딱히 없습니다^^

18. (신이 지금 나에게) 1년의 시간을 '보너스'로 준다면, 무얼 가장 하고 싶나요? 왜 그걸 하고 싶나요?

동생과 지내보고 싶어요. 동생하고 옷 같이 입고 싶어요.



19. (자문자답)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 주세요. 이 질문을 듣고 싶고, 그에 대한 답은?

Q - 지금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는 무엇인가요?  

A - 원미연의 이별여행입니다. 


20. 요즘 당신이 몰입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그것이 잘 되면 어떤 결과를 기대하시나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달리기입니다. 언젠가 풀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21. (마지막) 당신의 이야길 읽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읽어주시느라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함께 해 준 요조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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